
“하룻밤만 함께 해주면 2억을 주겠다.”
1987년, 믿기 힘든 제안을 받은 여가수가 있었습니다. 당시 돈으로 2억이면 지금 수십억에 달하는 금액. 하지만 그녀는 단칼에 거절했습니다. “그깟 돈보다 내 이름이 더 소중하다”며 유혹을 뿌리친 이 사람, 바로 ‘민요 여왕’ 김세레나입니다.

1964년, 18살 나이에 데뷔한 김세레나는 ‘갑돌이와 갑순이’로 전국을 사로잡으며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국보가수’라는 칭호를 받은 인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영광 뒤엔 그림자도 있었습니다. 육영수 여사의 질투로 인해 이후락 당시 정보부장에게 방송 출연을 금지당했던 것이죠. 국가 권력에 휘둘린 가수 인생, 그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가정사 역시 순탄치 않았습니다. 12살 연상의 첫 남편은 도박과 허세로 가정을 파탄냈고, 두 번째 결혼 역시 파국으로 치달았습니다. 남편은 이혼을 거부하며 돈을 요구했고, 김세레나는 오히려 위자료를 주고 이혼해야 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외모에 대한 압박은 또 다른 시련이었습니다. 주름이 스트레스였던 그녀는 비전문 불법 시술을 받았다가 얼굴이 붓고 망가지는 부작용을 겪었고, 결국 정식 병원에서 내용물을 제거하는 수술을 감행해야 했죠. 다행히 80% 가까이 회복됐지만, 그 심적 고통은 말로 다 할 수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녀는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한국전쟁 피난 시절부터 이어진 가난, 권력의 압박, 결혼 실패, 외모 트라우마, 금전적 유혹까지… 어떤 순간에도 노래만은 놓지 않았습니다. 고려대 의대 진학을 꿈꿨던 똑똑한 소녀는 결국 무대를 지킨 국민 가수가 되었고, 지금도 수많은 이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김세레나의 삶은 단순한 연예인의 스토리가 아닙니다. 그것은 한 시대를 견딘 여성의 생생한 증언이자, 대한민국 음악사의 한 페이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