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불법 귀화’ 딱 걸렸네

황민국 기자 2025. 10. 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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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부모 출생 증명서 위조
FIFA가 부정행위 확인
동남아 귀화 바람 급제동
말레이시아 선수들이 지난 6월 1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시안컵 3차예선 F조 2라운드 베트남과 홈경기를 앞두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베트남을 4-0으로 대파했지만, 7명의 선수가 서류 조작으로 귀화한 사실이 드러나 징계를 받았다. AP연합



동남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거셌던 귀화 바람에 제동을 걸 만한 사태가 일어났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말레이시아가 유럽과 중남미 출신 축구 선수 7명을 귀화시키는 과정에서 서류를 조작한 구체적 정황이 담긴 19쪽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말레이시아는 스페인(가브리엘 펠리페 아로차·파쿤도 토마스 가르헤스·욘 이라자발 이라우르귀), 네덜란드(헥토르 세라노), 브라질(주앙 피게이레두), 아르헨티나(호드리고 올가도·이마놀 마추카) 등에서 태어난 7명의 선수를 귀화시키기 위해 이들의 조부모가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난 것으로 출생 증명서를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FIFA는 해외에서 태어난 선수는 귀화하려는 국가에서 5년 이상 거주해 귀화 자격을 획득하는 게 아니면 친부모 혹은 조부모가 태어난 경우에만 귀화 선수로 A매치를 뛸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과거 중동의 일부 국가들이 돈을 미끼로 선수들의 귀화를 시도했던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규칙이다.

FIFA는 이번 출생 증명서 위조 사태가 행정 착오가 아닌 명백한 부정 행위라는 판단 아래 FIFA 징계 규정 제22조 위반으로 7명의 선수에게 1년 간 축구와 관련된 모든 활동 정지 처분과 함께 2000 스위스 프랑(약 355만원)의 벌금을 매겼다. 말레이시아 축구협회는 벌금 35만 스위스 프랑(약 6억 2078만원)의 징계를 받게 됐다.

말레이시아의 귀화 조작 사태는 지난 6월 10일 아시안컵 3차 예선 F조 2라운드에서 말레이시아가 베트남을 4-0으로 대파하며 촉발됐다. 말레이시아는 피게이레두와 올가도가 데뷔골을 터뜨리며 승리한 기세로 9월 A매치에서도 싱가포르와 팔레스타인을 각각 2-1과 1-0으로 눌렀다.

베트남은 한 수 아래로 여겼던 말레이시아에 완패한 뒤 FIFA에 귀화 선수들의 자격에 이의를 제기했고, 실제 조사에서 출생 증명서의 위조가 확인됐다.

FIFA 보고서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해당 선수들의 조부모가 말레이시아의 페낭, 말라카, 조지타운 등에서 태어났다고 출생 증명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조부모들 모두 선수들과 동일한 국가 태생으로 확인됐다.

말레이시아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FIFA에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사실 관계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FIFA는 이미 해당 선수들의 조부모 출생 증명서 원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FIFA의 징계가 확정될 경우 이 7명의 선수들이 뛴 3경기 모두 말레이시아의 몰수패로 확정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말레이시아의 출생 신고서 위조로 동남아시아에서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였던 귀화 바람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베트남도 지난 1월 브라질 출신 귀화 선수 응우옌 쑤언 손의 활약으로 미쓰비시컵 우승 효과를 봤다. 베트남은 6월 국적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 귀화에 더욱 힘을 기울일 계획이었지만 FIFA의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무리한 귀화는 어려워진 상황이다. 네덜란드계 혼혈 선수 20명 이상을 귀화시킨 인도네시아 역시 엄격해질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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