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ABL생명에 쏠린 우리금융…롯데손보 본입찰 철수
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동시에 인수합병(M&A)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며 그간 이목이 쏠렸던 롯데손해보험 인수계획을 철회한 모양새다.
유력 인수후보로 꼽히던 우리금융이 본입찰에서 빠지자 롯데손보 주주의 실망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며 주가도 하락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이날 진행된 롯데손보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매각 대상은 롯데손보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 77%다. 매각주관사는 JP모건이다.
다른 국내 금융그룹에 비해 은행 의존도가 높았던 우리금융은 지난 4월 실시된 예비입찰에 참여하고 실사를 벌이는 등 지속적으로 롯데손보에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인수가격에 대한 이견, 다른 보험사 인수 추진계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롯데손보 인수전에서 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우리금융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오버페이하지 않겠다고 공식화한 점으로 미뤄볼 때 롯데손보 인수 가격에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롯데손보는 새로운 회계제도에서 보험사의 핵심 수익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의 급성장을 이뤄냈다. 더불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전속 보험설계사 채널을 강화하는 등 내실 다지기에 주력해 가치를 끌어올리며 매각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이를 반영하듯 주가가 꾸준히 상승하며 4000원 선을 돌파해 52주 최고가를 경신하고,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금융이 인수전에서 발을 빼자 주가가 21% 이상 급락하며 3000원 선이 무너지는 악재를 맞았다.
이와 관련해 롯데손보 관계자는 "매각 관련 사항은 주주사 소관으로 당사의 공식적인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JKL파트너스는 2019년 3734억원을 투자해 롯데그룹으로부터 롯데손보 주식 7182만주를 확보했다. 이후 유상증자에 참여해 1억6725만주(지분율 77%)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이달 25일 동양생명과 ABL생명 지분을 중국 다자보험그룹 등에서 매입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매각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2조~3조원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다.
박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