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지 단독주택 리모델링

SPECIAL FEATURE PART 03

도심 속 노후 주택의 새로운 해답
부산 남산동 주택 리모델링

최근 주택시장에서 ‘신축’ 대신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도심지 단독주택은 기존의 입지적 장점은 유지하면서 더 효율적인 공간 재구성으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안할 수 있어 주목받는다. 부산시 금정구 남산동에 위치한 이곳 단독주택 역시 마찬가지였다. 건축주는 철거 후 신축, 인테리어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다가 리모델링이라는 최적의 해답을 찾았다.

진행 이형우 기자 | 글 자료 청담종합건설

HOUSE Info.

위치
부산 금정구 남산동
지역/지구 제2종 일반주거지역
용도 단독주택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198.80㎡(60.13평)
건축면적 90.45㎡(27.36평)
연면적 135.74㎡(41.06평)
1층 85.95㎡(25.99평)
2층 49.79㎡(15.06평)
건폐율 45.50%
용적률 68.28%
설계기간 2020년 11월 ~ 2021년 1월
시공기간 2021년 1월 ~ 6월

설계 및 시공 ㈜청담종합건설 051-728-6449 chungdam2020@daum.net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롱브릭타일, 스타코
외벽 - 롱브릭타일, 스타코
데크 - 합성목재
내부마감
천장 - 실크 도배
내벽 - 실크, 텐버보드 벽지
바닥 - 강마루
단열재
지붕 - T180 비드법 보온판 제2종1호
내단열 - T30 비드법 보온판 제2종1호
외단열 - T50 비드법 보온판 제2종1호
계단실
내부 - 집성목
외부 - 석재
난간 철재+도장
창호 영림창호

리모델링은 신축보다 비용 부담이 적으면서도 단순 인테리어공사 이상의 공간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비용과 효과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 싶었던 건축주에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집은 신축 못지않은 완성도로 재탄생했고, 건축주는 “합리적인 비용으로 나만의 공간을 완성했다”며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외부, 도심 속에 어울리는 모던함을 입다
이 주택의 외벽과 지붕은 기존의 붉은 벽돌과 낡은 기와 대신, 세련된 느낌의 롱브릭타일로 새롭게 마감했다. 모던한 파사드가 인상적이며, 단독주택임에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한껏 살려냈다.
외벽 담장은 기존 구조를 보수한 뒤 쿨그레이 톤으로 다시 도장했다. 여기에 방부목을 덧대어 높이를 보완함으로써 외관의 미적 요소뿐 아니라 사생활 보호까지 얻어냈다.
또 야간에도 눈에 띄는 주택을 만들기 위해 경관 조명을 설치했다. 조명 하나로도 주택의 분위기는 달라진다. 이 집 역시 주택가 사이에서 단연 돋보이는 집으로 거듭났다.

내부, 기능과 감성을 모두 담다
현관에 들어서면 아치 형태의 로이유리 중문이 방문자를 맞이한다. 벽면에는 키높이 신발장과 은은한 간접조명이 설치돼 공간에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더한다. 좁은 공간은 화이트 톤 베이스로 넓어 보이게 했고, 우드 마감과 아치형 중문 디자인이 어우러져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1층 거실은 기존에 세 가구로 나뉘어 있던 공간을 내벽 철거와 천장·기둥 보강을 통해 하나의 넓은 공간으로 통합했다. 기존에 없었던 1~2층 내부 계단도 새롭게 만들었다. 천장은 우물형 구조로 디자인해 시각적으로 공간을 확장했고, 매입형 조명과 엔틱한 팬던트 조명으로 멋스러움을 더했다. 거실에서 바로 마당으로 나갈 수 있는 이중 미서기 창호는 단열 성능까지 고려한 디테일이다.
주방은 분리형 메인 주방과 거실 한편에 위치한 간단한 조리 공간으로 나눴다. 덕분에 동선이 효율적이고, 음식 냄새 유입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안방 벽면은 템버보드와 벽지를 활용한 투톤 마감으로 호텔 같은 감성을 줬다. 아치형으로 마감한 드레스룸 입구와 시스템 행거가 실용성을 더한다.
1층 계단은 집성목과 오일스테인으로 마감해 내추럴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철제 난간으로 안전성을 확보했다. 특히, 중층 높은 천장에 설치한 샹들리에가 공간 전체에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더해준다.

가족을 위한 맞춤형 공간으로 재탄생
2층 거실 역시 우물형 천장으로 시각적 확장 효과를 살리고, 실링팬 설치로 쾌적함을 더했다. 실링팬 설치 시에는 무게와 진동을 고려해 천장을 추가 보강했으며, 집안 공기 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했다.
2층 다용도실은 건축주가 원하던 다목적 공간으로 설계했다. 홈짐, 서재, 영화관, 홈카페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하도록 창을 두 곳 내어 자연 환기까지 고려했다.
욕실은 특별히 고민한 공간 중 하나였다. 반건식으로 설계해 세면대와 양변기 공간, 욕조 공간을 시각적으로 분리했고, 각각 다른 패턴의 타일을 사용해 디자인적인 재미도 살렸다. 욕조가 들어가는 공간은 천장이 낮은 협소한 구조였지만, 바닥을 내려 천고를 확보했고, 직접 제작한 조적 욕조로 샤워와 반신욕 모두 가능하도록 했다.

이번 리모델링 사례는 도심 속 단독주택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는 동시에 비용 대비 효과를 극대화한 좋은 예시로 남는다. 신축보다 비용 부담을 덜면서도 맞춤형 공간으로 재탄생한 이번 사례처럼, 대수선 리모델링은 앞으로 도심지 주택 개량의 중요한 해답이 될 것이다.


일상이 여행이 되는 집
사천 주택 ‘여행자의 집’

인생에는 전환점이 몇 가지 있다. 사람마다 그 변화의 정도나 시기가 제각각이겠지만 특히 삶의 목표와 방향, 환경이 크게 변화하는 시점이 그러할 것이다.

이유림 대표(아뜰리에 이치) | 사진 김재윤 작가

HOUSE Info.

위치
경남 사천시
대지면적 451㎡(136.5평)
건축면적 84㎡(24평)
연면적 84㎡(24평)

설계 및 시공 아뜰리에 이치
02-351-4950 atelier-itch@naver.com
인스타그램 @atelier.itch_official

MATERIAL
외부마감
스페셜도장
내부마감
천장 - 스페셜도장
벽 - 우드필름, 스페셜도장, 도장, 타일
바닥 - 강마루, 타일
창호 시스템창호

우리를 찾아온 건축주는 곧 대학을 졸업하는 딸과 함께 사는 50대의 부부였다. 자녀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독립적인 제 역할을 하게 되는 시기일 것이다. 자녀가 품을 떠나면 부모는 아이를 향하던 모든 집중이 사라진, 오롯이 스스로를 위한 삶을 생각하게 되는 전환점을 맞이한다. 부부는 바로 그 시기를 지나던 중이었다.

여행하는 인간, Homo Viator
20세기 프랑스 철학자 가브리엘 오노레 마르셀 (Gabriel Honore Marcel)은 인류를 ‘Homo Viator’, 즉 ‘여행하는 인간’으로 정의했다. 인간은 삶의 의미를 찾아 길을 떠나는 여행자이자 스스로 가치 있는 삶을 찾아 나서는 존재라는 것이다.
현실을 살아가며 자신의 삶의 의미를 돌아보는 시간은 많지 않다. 여행을 떠나며, 소위 힐링의 시간을 갖는 것은 그런 시간을 공간적, 환경적 변화를 통해 찾고자 함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집은 여행을 떠나는 출발점이자 다시 돌아오는 회귀의 공간이다. 삶이 흐르는 순간을 있는 그대로 담아 여유와 안정감을 제공받는 부부의 근원적인 ‘돌아갈 곳’이 되길 바랐다.

현재에 머무르게 하는 감각
우리는 이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시간의 변화와 흐름에 집중하고자 했다. 여행지에서는 일상에서 잠들어 있던 감각들이 깨어나 평소에는 인지하지 못한 ‘지금’, ‘현재’에 집중하곤 한다. 마당을 훑고 지나가는 빛과 그로 인해 움직이는 그림자의 변화, 거실을 가득 채우는 이른 아침의 빛이 저녁이 되면 노을로 거실을 물들이는, 그렇게 시간과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공간을 훑고 지나가는 시간 흐름을 좀 더 인지하고 자연 변화를 느끼는 것이 이 집이 제공하는 치유라고 생각했다.

시간을 담는 두 개의 정원
본채와 별채는 남향을 향해 서로 비스듬히 마주하며 감나무가 있는 작은 정원을 끼고 있다. 본채의 북쪽으로는 낡은 외양간이 담장을 따라 둘러싸며 남향에 위치한 정원에는 아침 햇살이 담겼고 본채 북쪽의 정원에는 오후부터 저녁까지의 노을이 들었다. 정원에 대한 건축주의 요구사항은 크게 두 가지였다. ‘낡은 외양간과 담장을 모두 털어낼 것’, ‘대지 내에 2대의 주차공간을 둘 것’.
먼저 대지와 도로가 길게 맞닿는 부분에 주차공간을 배치해 정원 면적을 최대한 확보했다. 주차공간과 함께 정원으로 들어가는 진출입구를 배치하고 큰 정원을 다시 두 공간으로 나누는
벽과 기둥을 세워 진입로를 만들었다. 넓은 정원을 한 번에 보여주지 않고 진입로를 통해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분리했다. 진입로 벽을 따라 지붕을 지지하는 기둥을 열주 형태로 세워 기둥 그림자가 시간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벽에 맺히도록 했다. 집에 걸어 들어가는 첫인상은 이 기둥의 움직임과 갈대의 움직임이 함께하는 형태로 시간과 계절에 따라 다르게 보일 인상이다.

여행지를 닮은 공간, 본채
부부가 생활하는 본채는 남향의 작은 정원에 드는 오전 빛과 북향의 정원에 드는 오후 노을을 시시각각 골고루 담는다. 원래는 마당과 연결된 창이 아니었고 어느 부분은 출입구로 막혀 있기도 했으며 창을 통해 정원으로 다다를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들 부부의 여행은 주로 현지에 동화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현지에서 운동을 배우고 현지 문화를 체험하는 수업을 듣기도 하며 동네의 어느 카페에서 온종일 책을 읽기도 하는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여행을 한다.
우리는 정원과 실내가 좀 더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해 부부의 삶이 이와 다르지 않되 빛과 외부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를 바랐다. 여러 개의 공간으로 분리하던 벽을 모두 허물고 가족들이 자연스럽게 향유할 거실과 주방이 정원과 한데 어우러지길 바랐다.
빛이 가장 잘 들면서 마당과는 직접 연결되지 않는 곳에는 욕실을 배치했다. 창 너머로 대나무를 식재해 빛과 시선을 걸렀다. 샤워공간은 별도로 구분하고 넓게 열린 창 앞에 욕조 하나만을 배치해 공간의 여유와 사치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적갈색의 타일은 빛과 어우러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하면서도 대나무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기도 한다.

혼자만을 위한 공간, 별채
뒷마당에 자리한 별채는 부부의 딸이 독립적으로 머무르는 공간으로 계획했다. 주차장의 메인 출입구를 지나 본채와 주차공간 사이의 작은 오솔길을 따라 걸으면 이곳에 다다른다. 단 한 명이 사용하기에 침실, 옷장, 책상과 욕실은 배치하되 이외의 주방과 같은 공용공간은 본채에서 가족과 함께할 수 있도록 했다. 책상에서 보내는 시간이 가장 긴 이용자를 위해 마당이 보이는 가로로 긴 창을 설치하고 그 앞에 창에 맞춘 긴 책상을 배치해 작업을 하기도 취미생활을 하기도 하는 공간으로 구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