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겨울 액티비티가 지루하다면 주목할 것. 아이들의 세상인 줄 알았던 빙판 위를 누비는 어른들이 늘고 있다. 신나게 즐기기만 해도 근력이 증가하는 마법의 운동, 아이스 스케이팅의 모든 것.
피겨 스케이팅과 스피드 스케이팅
아이스 스케이팅은 날Blade이 달린 스케이트를 신고 빙판 위를 미끄러지며 다양한 동작을 하거나 움직이는 스포츠를 일컫는다. 아이스 스케이팅에는 수많은 종류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동계 올림픽 종목으로도 잘 알려진 피겨 스케이팅과 스피드 스케이팅이다. 피겨 스케이팅은 예술적인 요소와 기술적인 요소를 결합한 스포츠로 음악에 맞춰 아름다운 움직임과 동작을 수행하는 것을 중점으로 한다.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빙판 위에서 아이스 스케이트를 타는 놀이에서 유래했으며 이후 스케이트의 날이 빙판에 그리는 궤적을 연구하고, 발레나 사교댄스와 결합하면서 피겨 스케이팅이 탄생했다. ‘피겨’라는 명칭 역시 빙판 위에서 도형을 그리듯 움직이는 것에서 비롯됐다. 1742년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피겨 스케이팅 클럽을 설립했으며, 1908년 런던 올림픽에서 최초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스피드 스케이팅은 최대한 빠른 속도로 얼음을 횡단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스포츠다. 장거리와 단거리, 두 가지 형태로 나뉘는데 정확한 명칭은 롱트랙 스피드 스케이팅과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이다. 놀이 개념이었던 빙상 위 스케이트가 속도를 겨루는 경기가 된 것은 비교적 최근으로 네덜란드에서 처음 시작됐다. 19세기 후반부터 본격적인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으며 1924년 프랑스 올림픽 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아이스 스케이팅의 기본, 아이스 스케이트
옥스퍼드 대학의 페데리코 포르멘티와 밀라노 대학의 알베르토 미네티가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최초의 아이스 스케이트는 약 5천 년 전으로, 핀란드에서 말이나 황소, 사슴 등 동물의 다리뼈로 만들었다. 가죽끈을 사용해 발과 연결해 사용했으며, 몸을 앞으로 움직이기 위해 지금의 스키처럼 날카로운 금속 스파이크가 달린 폴이 필요했다. 당시 놀이 개념이라기보다는 혹독한 겨울 날씨 속 호수에서 사냥을 할 때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사용했다. 핀란드에는 18만 개가 넘는 호수가 있기 때문에 마을과 마을을 오갈 때 호수를 건너야 했던 것도 한몫했다. 오늘날의 금속이 달린 스케이트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서기 200년으로, 얇은 구리 조각을 접어 가죽 신발 밑면에 부착해 사용했다.
한편 현대의 스케이트는 스케이팅 목적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아이스 링크나 얼어붙은 물 위에서 즐기는 레크리에이션 용이 있으며, 피겨 스케이팅, 아이스하키, 스피드 스케이팅 등 수많은 동계 스포츠에서 신발로 사용된다. 먼저 피겨 스케이팅에 사용되는 피겨 스케이트는 날이 짧고 두꺼우며 톱니 모양으로 깎여 있다. 급한 방향 전환과 스핀 등의 곡예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날의 마찰계수가 커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스테인리스나 알루미늄과 강철 주자로 만든 토픽을 블레이드 전면에 가지고 있다. 토픽은 러츠 점프와 토 루프와 같은 피겨 스케이팅의 특정 점프나 백 스핀을 위한 장치다. 갑피도 특별하다. 피겨 스케이트는 일반적으로 여러 겹의 가죽으로 만들며, 발목을 지지하기 위해 매우 단단하게 제작한다. 또한 블레이드는 곡선으로 되어 있어 균형과 무게 분배에 있어 미세한 조정이 가능하다.
반면 빠른 속도가 생명인 스피드 스케이트는 얼음과의 마찰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날이 길고 날카롭다. 쇼트트랙 스피트 스케이트의 경우 반시계 방향으로 진행되고 곡선 주로가 대부분이다 보니 날의 중심이 왼쪽으로 쏠려 있다.
아이스하키 스케이트는 이름처럼 아이스하키 게임 시 사용되지만 레크리에이션용 아이스 스케이팅에 사용되기도 한다. 부츠, 끈, 블레이드, 블레이드 홀더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반적으로 성형 플라스틱, 가죽, 탄도 나일론 또는 열 성형 복합 재료로 제작된다. 특이한 것은 아이스하키에서 골키퍼의 스케이트는 또 다르다는 점이다. 골텐더들이 사용하는 스케이트는 일반 하키 스케이트보다 발목이 낮고, 무게 중심을 낮추기 위해 부츠가 얼음에 더 가깝게 놓여 있다. 부츠 자체는 ‘카울링’이라 불리는 단단한 플라스틱으로 포장되어 있어 발가락, 발목, 힐을 보호해 준다. 또한 블레이드가 더 길고 곡선이 적기 때문에 좌우로 더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스피드 스케이트로도 알려진 레이싱 스케이트는 긴 날을 가지고 있다. 스피드 스케이팅의 종목에 따라서도 구분되는데, 쇼트 트랙 레이싱 스케이트는 부츠가 얼음에 닿지 않고 깊은 모서리를 회전할 수 있도록 블레이드 전체 높이가 더 길다. 회전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레이싱 스케이트의 반경은 쇼트 트랙의 경우 8m, 롱 트랙의 경우 22m까지이다.
일반인이 흔히 접할 수 있는 레크리에이션 스케이트는 피겨 스케이트와 비슷한 모양이지만 날이 톱니 모양으로 깎여있지 않다. 기교나 묘기보다 가벼운 주행이 목적이라면 아이스하키 스케이트도 적합하다. 발목이 높아 균형을 잡기 수월하며 주행에 필요 없는 토픽이 생략되어 있기 때문이다. 보통 스케이트를 소유하고 있지 않은 이들을 위한 대여용으로 사용된다.
한국의 아이스 스케이팅
아이스 스케이팅은 한국 동계 스포츠의 인기 종목 중 하나다. 그중에서도 트랙을 돌며 기록을 다투는 스피드 스케이팅과 예술성과 기술성을 따져 연기를 겨루는 피겨 스케이팅이 대표적이다. 특히 스피드 스케이팅 중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은 대대로 한국이 세계 최강국으로 꼽힐 만큼 한국의 동계올림픽 효자 종목으로 사랑받고 있다. 쇼트트랙이 동계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따냈으며, 세계선수권에서도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스피드 스케이팅은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1000m에서 김윤만 선수가 대한민국 최초의 동계 올림픽 메달을 거머쥔 것을 시작으로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는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 선수가 모두 금메달을 차지하며 스피드 스케이팅 강국으로 떠올랐다.
피겨 스케이팅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듯 김연아 선수의 등장과 함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 19세기 후반 스케이트가 처음 도입된 이후 늘 변방에 머물렀던 한국은 김연아 선수의 등장으로 전환점을 맞이했다. 한국 선수 최초로 ISU 공인 국제 대회 우승, 2006 주니어 세계선수권 우승, 2007 세계선수권 쇼트 프로그램 세계신기록 등 전무후무한 기록을 시작으로 피겨 여자 싱글 사상 최초 그랜드 슬래머 달성까지 이뤄냈다. 피겨 스케이팅은 김연아 선수가 선수 생활을 마감할 때까지 전 국민에게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였으며, 이후 매년 세계선수권과 그랑프리 시리즈에 국내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을 만큼 위상이 올라갔다.
아이스 스케이팅과 다이어트
아이스 스케이팅은 힘들고 지루한 다이어트에 지친 이들을 위한 좋은 해결 방안이기도 하다. 동심으로 돌아간 듯 아이처럼 즐겁게 빙판 위를 가로지르는 것만으로도 다이어트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우선, 유산소 운동으로 칼로리 소모가 많다. 1시간 아이스 스케이트를 타면 약 500kcal를 소모할 수 있으며 이는 조깅 1시간, 걷기 2시간에 해당하는 칼로리 소모량이다. 근력 운동에도 효과적이다. 빙판 위를 미끄러지는 동안 다리, 허벅지, 복근 등의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해당 부위의 근육이 강화된다. 근육량이 증가하면 기초 대사량이 높아져 칼로리 소모량도 증가한다. 게다가 다이어트 적이라 불리는 스트레스까지 해소해 줘 다이어트 성공률을 높여준다.
아이스 스케이팅으로 다이어트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기억해 둬야 할 점이 몇 가지 있다. 먼저, 올바른 자세로 타야 한다. 허리를 곧게 편 상태로 어깨가 말리지 않도록 하고, 턱을 당긴 자세를 유지한다. 또한 팔을 쭉 뻗고 상체를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여느 다이어트가 그렇듯, 꾸준함이 가장 중요하다. 단, 처음부터 무리하면 급격한 피로로 꾸준히 유지하기 어려우니 처음에는 30분 정도로 제한하다가 점차 시간을 늘려주자.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려면 하루에 1시간 이상 타는 것을 추천한다. 다이어트 효과를 더 높이고 싶다면 다른 운동과 병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스 스케이팅은 유산소 운동이기 때문에 앞뒤로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을 함께하면 부상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즐거운 다이어트를 위해 시작한 운동이 자칫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빙판 위에서 날카로운 날이 달린 신발을 신고 하는 스포츠인 만큼 특히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아이스 스케이팅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라면 넘어지거나 부상을 당할 것을 대비해 안전 장비를 꼼꼼히 착용하자. 또한 생각보다 격렬한 운동이기 때문에 욕심부리지 않고 체력에 맞게 즐기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스 링크는 기온이 낮기 때문에 보온에 신경 쓰는 것도 빼놓지 말아야 한다. 몸의 움직임이 자유롭도록 가볍고 편안한 옷을 레이어링하고, 귀마개와 장갑을 착용해 체온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