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하자 직원들에게 1억원씩 쏜 ‘그녀’, 결국 회장 맡는다

중국 대표 IT기업 화웨이 멍완저우 부회장 겸 최고채무책임자(CFO)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대륙의 통 큰 그녀, 순환회장 맡는다”

미국의 견제를 받고 있는 중국 대표 IT 기업 화웨이 설립자 런정페이 회장의 딸 멍완저우(孟晩舟·50)부회장이 오는 4월 1일 처음으로 순환회장직을 맡는다.

17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화웨이 부회장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가 다음달 1일부터 순환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화웨이는 3명이 돌아가면서 회장 직무를 수행하는 독특한 회장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녀는 승진하자마자 직원들에게 거액을 선물해 화제가 됐었다. 직원 13만명에게 1인당 평균 우리 돈으로 약 1억원에 가까운 성과급을 지급한 데 이어 올해 또 1억원을 줬다. 화웨이는 100% 종업원지주 회사다. 런정페이 설립자의 지분율은 0.84%에 불과하며 직원들이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화웨이 직원들에 둘러싸인 ‘멍완저우’ [사진, 중국 포털 바이두]

그녀는 중국에서 미국 탄압을 이겨낸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지난 2018년 12월 미국 정부의 요청을 받은 캐나다 현지 검찰에 의해 밴쿠버국제공항에서 체포돼 억류됐다가 1029일 만인 지난해 중국으로 돌아왔다.

미·중 갈등의 상징적 인물인 멍완저우가 기술 패권경쟁의 최전선에 있는 화웨이의 회장직에 올랐다는 사실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선 멍완저우의 회장 승진을 두고 사실상 가족승계가 확실시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창업자 런정페이는 가족승계는 없다고 공언해왔지만 미·중 무역갈등을 계기로 여론이 멍완저우에게 유리하게 돌아서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23)’에 참가한 화웨이.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약 920억달러(약 121조 16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시장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미국이 제재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화웨이 통신장비의 정보 유출 문제에 대해서도 화웨이는 “이러한 소문에는 실질적인 증거나 실체가 없다”며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미·중 갈등으로 국제 무대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화웨이는 최근 세계 최대 이동통신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23)’ 참가를 계기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삼성전자보다도 5배 큰 전시회 부스를 마련, 전세계 통신시장에서 화웨이의 위세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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