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인적 쇄신해야”…용산 때린 한동훈에 尹대통령은 어떻게 할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부산 금정구 도시철도 1호선 노포역을 출발해 온천장역까지 약 4시간 동안 도보로 이동하며 윤일현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를 앞두고 김건희 여사 논란과 관련한 발언 수위를 높이더니, 용산 인적 쇄신까지 요구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적 쇄신은 대통령의 인사권과 관련한 문제로, 여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거론하기 민감한 사안이다. 그만큼 한 대표가 김 여사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며, 한 대표 요구에 윤 대통령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한 대표는 지난 12일 오전 부산 금정구청장 재보궐선거 지원 유세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실 인적 쇄신은 정부와 여당이 민심에 따라서 쇄신하고 변화하고 개혁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어 “명태균·김대남 씨 같은 분들이 설칠 수 있고, 이런 분들에게 약점 잡힌 정치가 구태 정치”라며 “저와 국민의힘은 앞으로 그런 정치를 안 할 거다. 그게 바로 정치개혁이고 국민이 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 정치 브로커가 설치는 일이 없게 하겠다. 구태 정치인을 상징하는 정치 브로커들이 국민의힘의 보수 정치에 더 발붙이지 못하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필리핀·싱가포르 국빈방문 및 한·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려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대표는 10·16 재보선을 앞두고 김 여사 관련 논란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관련 발언 수위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예컨대, 한 대표는 지난 10일 김 여사의 공개 활동 자제와 관련한 질문에 “당초 대선 과정에서 이미 국민께 약속한 부분 아닌가. 그걸 지키시면 된다”고 했다. 전날인 9일 ‘친한계에서 김 여사 공개활동 자제 요구 목소리가 나온다’는 질문에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한 것 보다 더 수위를 높였다.

한 대표는 또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연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을 향해 “국민이 납득할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와중에 인적 쇄신까지 거론한 것은 대통령실에 포진해 있는 김 여사 측근 인사들을 정리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 같은 한 대표의 행보에 윤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만약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에서 별다른 성과가 없다면 한 대표의 이같은 언행은 오히려 윤-한 갈등만 급격히 키우는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친윤계에서는 한 대표의 압박에 불쾌감을 표출하는 분위기다. 권성동 의원은 지난 10일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한 대표가) 국민적 여론을 전달하고, 또 본인의 의견이 있으면 비공개적으로 개진하는 것”이라며 “그런 부분은 비공개로 (요구)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했다.

박동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