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느는데…경북, 면허증 반납률 고작 5.5%

경북 도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들의 교통사고가 매년 늘고 있지만 운전면허증 반납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고령사회 진입과 맞물려 운동·반응 신경이 떨어지는 고령 운전자는 꾸준히 늘고 있어 사고 위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일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차량을 역주행하다 인도로 돌진해 13명의 사상자를 낸 남성이 68세 고령 운전자로 밝혀졌다. 경북에서는 지난해 8월 경북 포항 죽도시장 공영주차타워에서 전기트럭이 추락해 13명이 다쳤다. 운전자는 60대 이상 고령 운전자로 확인됐다.

3일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2021년 26만889 명, 2022년 28만4924명, 2023년 30만2115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또 도내 65세 이상 운전 면허증 반납자는 2021년 3514명, 2022년 4682명, 2023년 5405명으로 늘고 있지만 지난해 반납률은 5.5%였다.

22개 시군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는 2021년 2458건, 2022년 2560건, 2023년 2754건이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65세 이상 운전자로 인한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비율은 2012년 13.3%에서 2021년 24.3%로 11.0% 증가했다. 같은 기간 11.7%에서 17.1%로 높아진 고령 인구 비율 증가 폭(5.4%)의 2배가 넘은 것이다. 지난해 고령 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 비율은 29.2%까지 높아졌다.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차량을 역주행하다 인도로 돌진해 13명의 사상자를 낸 남성이 68세 고령 운전자로 밝혀졌다.

고령 운전자가 늘고 사고 역시 이와 비례해 지속해서 늘자 경북도의회는 지난해 3월 '경북도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예방 조례'를 만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고령 운전자 운전면허 자진 반납 사업을 벌이고 있다. 도내 22개 시군은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면허증을 반납하면 시군 조례에 따라서 10만 원에서 30만 원까지 차등으로 지역화폐나 현금·교통카드를 지급한다.

지난 6월 면허를 반납한 예천군의 정모 (80) 씨는 "면허 반납은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것을 포기하는 건데 10만 원은 너무 적다"라며 "농촌은 대부분이 고령사회로 농사일을 하다 보니 면허 반납은 생업을 그만두는 것과 같아 사실상 어렵다"라고 말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면허 반납이 의무는 아니다 보니 지자체에서 강제할 수는 없다"라며 "홍보를 강화하는 등 반납률을 높이는 방안을 찾겠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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