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셔틀콕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세계 1위)이 또 한 번 세계 배드민턴계를 전율케 했다. 안세영은 6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 유틸리타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전영오픈(슈퍼 1000)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의 강자 푸트리 쿠수마 와르다니(세계 6위)를 세트 스코어 2-0(21-11 21-14)으로 완파하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로써 안세영은 한국 배드민턴 단식 사상 최초의 전영오픈 2연패 대기록까지 단 두 걸음만을 남겨두게 됐다.
"10연속 득점의 공포" 와르다니를 얼어붙게 한 여제의 기어

1세트 초반은 탐색전이었다. 와르다니가 끈질기게 따라붙으며 6-6으로 팽팽한 균형이 이어졌다. 하지만 안세영이 본격적으로 기어를 올리자 코트의 공기가 바뀌었다. 안세영은 하프 스매시와 절묘한 헤어핀을 섞어가며 상대를 흔들었고, 순식간에 10연속 득점이라는 괴력을 발휘하며 16-6으로 달아났다.

당황한 와르다니는 쉬운 찬스에서도 범실을 연발하며 무너졌다. 안세영은 19-11 상황에서 상대의 맹공을 신들린 듯한 수비로 막아내며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고, 가볍게 1세트를 챙기며 기선을 제압했다.
6-6의 팽팽함이 무너지는 데 걸린 시간은 찰나였고, 그 중심엔 안세영의 무결점 전술이 있었다.
"가은 언니 대신 갚아준 빚" 9전 전승의 압도적 위엄
이번 승리는 안세영 개인의 기록 연장을 넘어 동료의 아픔을 씻어준 의미 있는 결과였다. 와르다니는 16강에서 한국의 김가은을 꺾고 올라온 장본인이었다. 안세영은 "가은 언니의 몫까지 하겠다"는 다짐을 실력으로 증명하며 와르다니와의 상대 전적을 9전 전승으로 늘렸다.

2세트에서도 안세영의 흐름은 계속됐다. 와르다니가 심판 챌린지까지 사용하며 흐름을 끊으려 애썼지만, 몸이 풀린 안세영의 공격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안세영은 21-14로 2세트까지 마무리하며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셧아웃' 승리를 완성했다.
35연승 질주, 이제는 '숙적' 천위페이와 운명의 4강전

안세영은 이번 승리로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온 공식전 연승 기록을 '35'로 늘렸다. 7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경이로운 독주 체제를 구축한 그녀 앞에 이제 가장 높은 벽이 나타났다. 바로 '숙적' 천위페이(중국·세계 3위)다.
천위페이는 앞서 열린 8강전에서 태국의 초추웡을 2-0으로 누르고 4강에 선착했다. 안세영과 천위페이의 통산 상대 전적은 14승 14패로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안세영에게 2승을 거둔 유일한 선수였던 천위페이와의 대결은 사실상 이번 대회 '미리 보는 결승전'이자 전 세계 팬들이 열광하는 배드민턴의 '엘 클라시코'다.

35연승의 기세와 14승 14패의 팽팽한 균형, 버밍엄은 이제 두 천재의 전쟁터가 된다.
"한국 단식 최초 2연패" 전설 방수현의 길을 걷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에서 전영오픈 2연패라는 대업에 도전 중이다. 1996년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우승했던 그녀가 2연속 정상에 선다면, 한국 배드민턴 단식 역사는 새로 쓰이게 된다. 2022년 준우승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4강에 오르는 꾸준함은 안세영이 왜 세계 1위인지를 말해주는 증거다.

현재 안세영의 컨디션은 최상이다. 와르다니를 상대로 보여준 폭발적인 공격력과 빈틈없는 수비는 천위페이에게도 강력한 경고장이 될 것이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두 선수의 체력 안배 상태를 단정하기 어렵지만, 기세만큼은 우리 안세영 선수가 우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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