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 품은 VIG, 에어프레미아도 노린다…추가 수혈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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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가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거래가 성사되면 VIG는 중·단거리 노선 중심의 이스타항공에 이어 미주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에어프레미아까지 확보하게 된다.

다만 두 항공사를 하나로 통합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가 운용하는 기종이 다르고 두 회사 모두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한 만큼, 인수 이후 추가 자금 부담도 변수로 꼽힌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VIG는 최근 에어프레미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AP홀딩스와 타이어뱅크가 보유한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지분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 두 회사의 지분율은 지난해 말 기준 각각 48.26%와 22.02%로 합산하면 70.28%다. AP홀딩스는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 일가의 개인회사다.

시장에서는 인수 가격으로 3000억원 안팎이 거론된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AP홀딩스와 타이어뱅크는 2023년 에어프레미아 최대주주가 된 지 3년 만에 경영권을 넘기게 된다.

VIG는 9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약 3주간 실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1000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협상과 병행해 에어프레미아의 재무 정상화를 돕는 방식으로 거래 기반을 다지고 있는 셈이다. 단순히 우선협상대상자 수준을 넘어 사실상 인수자 지위에 올라선 것으로 풀이된다.

에어프레미아는 2017년 설립된 중장거리 항공사다. 인천발 국제선만 운항하며 미국 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뉴욕·워싱턴D.C.·호놀룰루 등 5개 노선과 △일본 도쿄 △태국 방콕 △홍콩 등을 포함해 총 8개 노선을 운영한다. 5일 베트남 호찌민 노선 운항을 재개하고 12월 일본 삿포로에 취항하면 노선은 10개로 늘어난다. 보유 기단은 보잉 787-9 중대형기 9대다.

VIG가 2023년 400억원에 인수한 이스타항공은 보잉 737 계열 소형기 24대로 국내선 4개와 국제선 35개 등 39개 노선을 운영한다. 국제선은 △인천·김포발 20개 △부산발 10개 △청주발 4개 △대구발 1개로 일본·중화권·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를 잇는다. 연말까지 인천~중국 샤먼, 부산~항저우 노선 등을 추가해 전체 노선을 41개로 늘릴 계획이다.

인수 후에도 두 항공사는 각자의 법인과 브랜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소형기와 중대형기는 조종사 자격과 정비 체계가 달라 기단과 인력을 통합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VIG가 통합 항공사 출범에 추가 비용을 들이기보다는 각 사의 영업 기반을 유지한 채 협력을 넓히는 편이 투자금 회수에 유리할 것으로 풀이된다. 노선 연계로 기업가치를 높인 뒤 두 항공사를 함께 매각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반대로 통합이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저비용항공사 입장에서는 통합이 유리할 수 있다"며 "기존 항공기를 매각하고 기종을 단일화하면 정비 등에서 규모의 경제가 생겨 원가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에어프레미아를 중심으로 이스타항공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이 거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떤 방식을 택하든 관건은 두 회사의 재무 체력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936억원으로 전년보다 20.8% 늘었지만 영업손실 319억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순손실은 755억원이다. 결손금이 2144억원으로 불어나면서 자본총계가 -471억원을 기록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이에 에어프레미아는 3월 9대1 무상감자를 결의한 데 이어 9월에는 11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스타항공도 여유가 많지는 않다. 지난해 매출은 6301억원으로 36.6% 늘었지만 영업손실 207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순이익 472억원을 낸 것은 법인세수익 1117억원이 반영된 덕분이다. 앞으로 벌 이익으로 세금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이연법인세자산을 대거 인식한 결과다. 지난해 말 이연법인세자산 1214억원은 자본총계 434억원의 2.8배에 이른다.

VIG는 인수 후 이스타항공에 자금을 계속 투입하며 재무구조를 지탱해 왔다. 400억원에 인수한 뒤 투입한 자금은 2100억원이다. 지난해에는 VIG 측 투자목적회사인 스카이제이호투자목적회사가 세 차례에 걸쳐 우선주 694억원어치를 인수했다. 이 우선주는 경영권 매각 계약을 맺기 전에는 보통주로 전환할 수 없으며 발행 5년 뒤에는 우선배당률이 연 5.5%에서 20%로 오른다.

이스타항공 정상화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자본잠식에 빠진 에어프레미아까지 인수하는 만큼 VIG의 추가 출자 여력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항공업황이 좋지 않아 VIG가 당장 두 회사를 통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인수 이후 추가 출자로 자금을 확보한 뒤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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