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자존심 버린 파격 결단, 한미반도체와 손잡고 HBM4 시장 판도 뒤집나

그동안 삼성전자는 핵심 장비를 자회사로부터 조달하는 수직계열화 원칙을 철저히 고수하며 폐쇄적인 공급망을 유지했다. 하지만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 시장 선점을 위해 글로벌 점유율 1위 기술력을 보유한 한미반도체와 전격 협력하는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다. 이러한 전략 선회는 단순히 장비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차원을 넘어 기술적 한계를 돌파하고 시장 주도권을 탈환하겠다는 실리 중심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결정은 이재용 회장이 강조한 본원적 기술 경쟁력 회복이라는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이 고집해온 자사 장비 위주의 공정에서 벗어나 이미 검증된 외부 장비를 과감히 도입함으로써 생산 효율과 수율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결국 기술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라면 수십 년간 이어온 관행까지 타파할 수 있다는 삼성의 유연한 변화를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삼성의 이러한 결단은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고육지책인 동시에 HBM4 시장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배수의 진을 친 것으로 평가받는다.
기술 초격차의 핵심인 1c D램과 HBM4 본딩 경쟁력
HBM4 공정은 적층 단수가 늘어남에 따라 전공정과 후공정의 경계가 무너지는 고난도 기술 융합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단계에 진입했다. 삼성전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HBM4에 10나노급 6세대인 1c D램 기술을 전격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전공정 미세화가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가장 선단 공정인 1c 기술은 성능을 높이면서도 전력 소비를 줄이는 핵심 요소로 인공지능 반도체의 진보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공정의 핵심인 칩 적층 단계에서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71.2퍼센트를 기록하며 독보적 위상을 점한 한미반도체의 TC 본더 장비가 투입된다. TC 본더는 D램 칩을 고온과 고압으로 정밀하게 접합하는 장비로 삼성의 HBM4 수율 개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특히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인 대역폭 확대를 위해서는 칩 사이의 간격을 정밀하게 조절하고 신호 전달 효율을 높이는 본딩 기술력이 수율의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 된다.
최근 엔비디아가 실시한 시스템인패키지 테스트에서 삼성의 샘플은 구동 속도와 전력 효율 측면에서 메모리 업체 중 최고점을 기록하며 기술적 자신감을 입증했다. 검증된 장비 기술력이 뒷받침된 삼성의 이번 반격은 그간 시장을 주도해온 경쟁사들에게 실질적인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독점의 균열과 메모리 1위 탈환을 위한 최후의 반격
현재 글로벌 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은 에스케이하이닉스가 57퍼센트의 점유율로 독주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22퍼센트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미국 마이크론이 21퍼센트의 점유율로 삼성의 뒤를 바짝 추격하면서 삼성전자의 시장 내 위치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었다. 삼성은 이러한 격차를 단숨에 좁히기 위해 다음 달부터 HBM4 본격 양산에 돌입하여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인 루빈 공급망에 가장 먼저 진입할 가능성을 열었다.
이는 경쟁사에 빼앗긴 메모리 최강자 타이틀을 되찾기 위한 전면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삼성은 고객사 일정에 맞춰 1c 기반 HBM4 개발을 완료하고 주요 고객사에 샘플 출하를 마치는 등 속도전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업계 최초로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가장 먼저 통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시장의 평가는 빠르게 호전되는 추세다.
삼성전자의 이례적인 양산 속도와 공급망 진입 시점은 반도체 패러다임의 시프트를 예고하고 있다.
공급망 체질 개선이 가져올 반도체 업계의 구조적 재편
삼성전자와 한미반도체의 동맹은 국내 반도체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구조적인 변화와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의 후공정 역량 강화는 피에스케이홀딩스와 제우스 등 국내 주요 장비 업체들에게도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미반도체가 이미 글로벌 경쟁사들에 장비를 공급하며 기술력을 검증받았다는 점은 이번 동맹의 신뢰도를 높인 배경이 되었다.
삼성전자의 밸류체인 내에서 제우스는 첨단 패키징에 필수적인 세정 장비를 공급하며 캐리어 웨이퍼 제거 후의 잔여물 제거 공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피에스케이홀딩스 역시 데스컴과 리플로우 장비를 통해 적층 공정의 정밀도를 높이고 수율 향상에 기여함으로써 이익 성장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실리 중심의 공급망 변화는 이제 단순한 장비 도입을 넘어 업계 전체의 수율 개선 경쟁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성이 외부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수용함에 따라 국내 소재와 부품 및 장비 기업들은 글로벌 표준에 부합하는 기술력을 확보할 토대를 마련했다. 이러한 협력의 확장은 특정 기업의 이익 공유를 넘어 한국 반도체 산업 전체의 기초 체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AI 반도체 패권 전쟁의 분수령과 향후 시장 전망
오는 2026년부터 본격화될 HBM4 대량 판매 시대는 인공지능 산업 전반의 지형도를 바꿀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가 이례적으로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하며 벌이는 치열한 신경전은 사업 전략 노출을 방지하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이다. 두 거대 기업의 기술 경쟁은 결국 데이터 처리 대역폭의 혁신을 이끌어내며 인공지능 컴퓨팅 성능을 한 단계 진화시킬 핵심 동력이 된다.
HBM4는 기존 세대보다 입출력 단자 수를 2,048개로 두 배 늘려 데이터 전송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며 기술적 도약을 이룰 예정이다. 또한 업계는 타이트한 개발 일정과 제조 비용을 고려하여 HBM4의 두께 스펙을 기존 720마이크로미터에서 775마이크로미터로 완화하는 방향을 택했다. 이로 인해 난도가 높은 하이브리드 본딩 대신 기존의 검증된 공법인 TC-NCF나 MR-MUF 방식이 2027년까지 주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이번 한미반도체와의 협력을 통해 수율과 성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시장 판도를 뒤집는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업계는 삼성이 쏜 이번 신호탄이 2026년 이후 전개될 글로벌 인공지능 반도체 패권 전쟁의 승자를 가를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본원적 기술력에 집중하며 자존심까지 내려놓은 삼성의 승부수가 메모리 시장의 왕좌를 탈환하는 원동력이 될지 전 세계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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