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기업들에게 현지 공장 건설을 강요하며 관세 폭탄으로 압박하는 가운데, 같은 북미 대륙의 캐나다가 전혀 다른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61조원 규모의 잠수함 사업에서 캐나다 정부는 "한국에서 만들어 오세요"라고 제안했습니다.
독일 경쟁사가 현지 생산 카드를 내밀었지만, 캐나다는 오히려 한국의 효율적인 조선소 활용을 요청했다는 것이죠.
미국의 강압적 요구와 정반대로 가는 캐나다의 선택, 그 이면에는 어떤 계산이 숨어 있을까요?
미국의 압박, 한국 기업들 울며 겨자 먹기
현재 한국 기업들이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바이든 정부 때부터 시작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은 한국 기업들에게 천문학적인 자본을 들여 미국 현지 생산 라인을 구축하도록 강제해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이런 요구는 더욱 노골적으로 변했습니다.
"미국 내에서 만들지 않으면 막대한 관세를 내야 한다"는 것이죠.

여기에 미 상무부는 45일 이내에 3,500억 달러, 약 490조원의 현금 상납을 요구하며 한국 정부의 협상을 더욱 난관에 빠트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압박은 생산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투자 리스크를 극대화합니다.
기업 입장에서 이미 갖춰진 한국의 효율적인 공장을 두고, 초기 비용이 높고 숙련된 인력 확보도 어려운 미국 공장을 짓는 것은 비용과 납기 모두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동서를 막론하고 아시아 국가들이 가장 인프라가 비싼 미국에 제조 시설을 짓는 것에 대한 비판을 해왔습니다.
실제로 가장 영업 이익률이 높다는 반도체 사업조차 TSMC가 5분기 연속 2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보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게다가 미국은 열악한 인프라로 인해 단순히 비싼 것뿐만 아니라 노동력을 활용하는 문제도 세계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데,
여기에 미 상무부는 노동자들을 위한 어린이집을 마련하고 모든 비용을 부담하라고 하는 등 복지 비용도 엄청나다는 겁니다.
"기술 내놓고 떠나라" 트럼프의 속내
결정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공장을 짓고, 기술 이전을 하고, 떠나라"는 것입니다.
핀란드와의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쇄빙선을 짓는 데 핀란드 기술이 필요하지만 미국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더니,
"하지만 핀란드가 기술 이전을 하면 우리는 나중에 핀란드보다 더 잘 만들 것이다"라고 말하는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미국 내 공장을 많이 건설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이 그저 기술을 내놓고 사라지라고 하는 말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는 과거에 중국이 한국 첨단 기업에 공공연하게 활용하던 방법으로, 결국 한국 첨단 기업의 기술과 시설은 중국에 흡수되었죠.
하지만 중국은 그 속내를 숨기고 10여 년을 지난 다음 실행한 반면, 미국은 대놓고 그걸 말하며 곧 쫓아낼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조지아주에서는 공장도 완공 안 된 곳에서 공장 세팅 중에 한국 근로자들을 체포해 내쫓는 일까지 벌어졌는데, 앞으로 어떤 일이 있을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캐나다의 파격 제안, "한국에서 만들어 오세요"
이런 배경 속에서 캐나다의 행보는 더욱 돋보입니다.
600억 캐나다 달러, 약 61조원 규모의 잠수함 사업 입찰에서 한국의 한화오션과 독일의 TKMS가 최종 후보로 맞붙은 상황에서 캐나다의 한국에 대한 역제안은 놀랍습니다.

독일 측은 적극적으로 "첫 함정은 독일에서 짓지만, 이후 시리즈는 캐나다 내에서 완제품을 생산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바로 미국과 호주 같은 국가들이 선호하는 현지 생산 카드를 내밀었습니다.
이는 캐나다 내 일자리 창출이라는 정치적 혜택을 강조하려는 의도였죠. 호주 역시 K9 자주포나 레드백을 수출하고 싶다면 공장을 호주에 지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한국 측은 이 카드를 의도적으로 배제했는데, 오히려 이는 캐나다의 요청이었다는 점이 더 놀랍습니다.
캐나다가 독일의 캐나다 현지 건조 제안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 이유는 현실을 직시한 현명한 선택이었습니다.
시간과 비용, 캐나다가 선택한 실리
캐나다 정부와 해군 관계자들은 "캐나다 내 건조는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매우 비효율적이다"라고 하면서 "캐나다 공장 건설은 잠수함 인도 일정을 크게 늦추고 비용을 크게 늘릴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캐나다 일간지 힐타임스 보도에서도 캐나다 주재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이 점을 분명히 언급했습니다.

현재 캐나다 해군이 운용 중인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은 2030년대 중반부터 차례로 퇴역할 예정입니다.
해군 능력의 공백을 막으려면 신형 잠수함을 최대한 빨리 확보해야 하는 시간적 긴박감이 최우선 목표인 것입니다.
캐나다의 방산 선임 연구원은 현지 인터뷰에서 "잠수함 캐나다 국내 생산 논의는 공급 업체들이 제안을 더 매력 있게 만들려는 노력의 하나"라며 "캐나다 국방부가 실제로 원하는 것은 가능한 한 빨리 잠수함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명확히 말했습니다.
또한 "캐나다 내에서 여러 척을 건조할 경우 비용이 늘고 프로젝트 인도가 늦어진다"면서 "이는 결국 프로젝트가 끝난 뒤 고객도 없는 생산 라인을 만들고 있는 모양새"라는 현실적인 문제도 짚었습니다.
공장이 있어 봤자 누가 캐나다에서 건조하려고 하겠느냐는 당연한 의문이 뒤따라오고 있다는 것이죠.
한국의 철통 같은 약속, 2032년 첫 인도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한화오션은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대안을 제시하면서 캐나다 정부의 요구에 적합한 방안을 내놨습니다.
이미 실전 배치하여 운영 중인 장보고 3급 잠수함을 활발한 한국 자체 조선소에서 전량 건조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한화 글로벌 디펜스 사장은 이에 대해 "한화오션은 자체 조선소에서 최대 5척의 잠수함을 동시에 지을 수 있는 능력과 설비를 갖췄다"며,
"배송 일정에 다른 어떤 선택도 따라올 수 없다"면서 캐나다가 요구하는 납품 일자를 준수하겠다고 철통 같은 약속을 했습니다.
한국은 2026년 계약 체결 시 2032년 첫 함정을 인도하고, 2035년까지 4척을, 그리고 2043년까지 총 12척을 모두 납품할 수 있다며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습니다.
이렇게 일정을 앞당김으로써 캐나다는 낡은 빅토리아급을 조기 퇴역시키고 약 10억 캐나다 달러, 약 1조원의 유지 보수 비용조차 절약할 수 있는 장점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맞춤형 전략, 폴란드와 캐나다의 차이
일각에서는 캐나다 정부가 미국 정부와 달리 일자리를 캐나다 사람들에게 돌려주지 못한다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캐나다와 미국 모두 북미 지역의 열악한 인프라와 비싼 인건비를 고려하면 조선업은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또한 수년간 현지 인원을 채용할 수는 있겠으나 조선업에서 천문학적인 적자가 발생하게 되며 함정 확보가 늦어집니다.

미국과 캐나다 역시 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패권 문제로 중국을 대항하는 빠른 함정과 잠수함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당장 함정과 잠수함을 건조하기 시작해도 모자란 판에 자국의 조선소 건설을 고집한다면 그 비효율로 중국을 이기기는 불가능합니다.
중국은 현재 조선소 단 한 곳에서만 15척의 함정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정도로 무서운 속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캐나다 정부와 해군은 한국과 독일 중 누구를 택할지 아직 결정나지 않았지만,
의사 결정 과정 중에 보여준 "한국 내 조선소 시설에서 건조가 당연하다"는 그 모습이 제대로 된 것이며 누구 하나 반박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한화오션 측도 무조건 한국 내 생산을 고집하는 것은 아닙니다. 폴란드의 경우 폴란드 내 생산이 가능하다고 봤습니다.
한화오션은 폴란드 사업에서는 1억 달러 투자와 기술 이전을 약속하며 현지화 전략을 펼쳤는데, 그게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빠른 전력 확보와 비용 절감이 최우선인 캐나다에게는 한국 직접 생산 후 현지 정비 지원이라는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방안을 제시하면서 캐나다 정부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처럼 한국 기업들은 맞춤형 전략으로 파트너에게 효율적인 카드를 제시하고 상생하는 윈윈 전략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죠.
반면 트럼프 정부는 계속해서 미국 내에서 제조업을 하라고 밀어붙이는 상황으로, 오히려 미국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마스트 프로젝트를 제시하면서 미국 조선소 카드를 제시하긴 했으나 이는 미 조선업 부활을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미 존스법이 수정되기 어렵기에 미국 내 조선소를 인수해 정비를 하고 돕겠다는 뜻이지, 근본적 생산 활성화는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 해군 연설 가운데 "미 조선업이 부활한다"라고 했으나 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미션입니다.
미국조차 한국에서 함정을 생산하는 것으로 존스법을 당장 바꿔야 중국과의 격차를 메울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하는 것이죠.
미국의 강압적인 현지 생산 요구와 달리 캐나다는 가장 합리적인 생산 방식을 택함으로써 한국의 높은 생산 효율성과 납기 준수 능력을 인정한 것이며,
이는 사실상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며 자연스러운 선택입니다.
한국 조선 산업은 이러한 상생의 국제협력 모델을 통해 미국식 압박 속에서도 국제적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한국 조선의 기술력과 캐나다의 현명한 실리주의가 만나 탄생할 61조원짜리 이 사업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