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미래 이끌 신인 3인방① 공수 센스 뛰어난 만능 문정현

이재범 입력 2023. 11. 30.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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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1998년부터 시작된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를 하나씩 떠올려본다. 2001년(송영진, 전형수, 김승현), 2007년(김태술, 이동준, 양희종), 2008년(하승진, 김민수, 윤호영), 2011년(오세근, 김선형, 최진수), 2013년(김종규, 김민구, 두경민), 2016년(이종현, 최준용, 강상재), 2021년(이원석, 하윤기, 이정현)까지 빅3가 존재했던 드래프트가 많다. 가장 최근인 2021년을 제외하면 소속팀을 정규리그 우승이나 챔피언으로 이끈 기둥 역할을 해낸 선수들이 무조건 포함되어 있다. 그것도 대부분 데뷔 1~2시즌만에 말이다. 2023년 드래프트 역시 문정현(KT)과 박무빈(현대모비스), 유기상(LG)이 빅3로 불렸다. 이들은 드래프트 시기가 바뀐 이후 가장 긴, 개막까지 한 달이란 시간을 가졌다.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KBL 역사에 한 획을 그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들이 드래프트 이후 어떻게 2023-2024시즌 개막을 준비했는지 들여다보자.
※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11월호에 게재되었으며, 인터뷰는 지난 10월 중순 KBL 컵대회가 끝난 이후 이뤄졌습니다.

2023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는 지난 9월 21일 열렸다. 문정현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국가대표에 포함되어 드래프트에만 참석한 뒤 다시 진천선수촌으로 돌아갔다. 다른 신인 선수들은 KBL에서 진행한 신인선수 오리엔테이션 이후 소속팀에 합류한 것과 달리 문정현은 아시안게임까지 마친 뒤 수원 KT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송영진 KT 감독은 군산에서 열린 KBL 컵대회부터 문정현을 곧바로 출전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국가대표를 실은 입국 비행기가 연착까지 되어 첫 경기에서는 휴식을 줬다.

문정현은 10월 12일 원주 DB와 맞대결부터 코트를 밟았다. 이 경기에서는 28분 34초 출전해 7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3점슛 5개를 모두 놓친 게 흠이었다. 부산 KCC와 준결승에서는 32분 5초를 뛰며 3점슛 2개 포함 12점 4리바운드를 기록해 더 나은 활약을 펼쳤다. 손발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경기를 뛴 걸 감안하면 준수하다. 문정현은 “팀에서 워낙 좋게 생각하셔서 보여줘야 하고,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며 “형들이 잘 챙겨줘서 생각보다 잘 마무리를 했다”고 자신의 첫 KBL 공식대회를 돌아봤다.

송영진 감독은 “전체적으로 평을 한다면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인 건 확실하다”며 “아시다시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단점은 슛인데 그건 본인이 연습을 통해서 극복을 해야 한다. 공수 센스는 기존 누구보다 뛰어나다고 느낄 수 있었다”고 KBL 컵대회에서의 문정현을 평가했다.

문정현이 첫 경기에서는 3점슛을 모두 놓쳤지만, 두 번째 경기에서는 2개를 성공했다고 하자 송영진 감독은 “문정현에게 말해준 게 남들이 볼 때 불안해하면 안 된다고 했다. 남들이 볼 때 안정되었다고 느껴야 진짜 안정된 거다”며 “2개를 넣었지만, 또 2개는 에어볼이 나왔다. 3점슛 감이 잡히지 않은 부분이다. 연습할 때는 안 들어가는 편도 아니다. 밸런스나 타이밍이 안 좋다. 그래서 그런 게 나오는데 연습을 통해 점점 좋아질 거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문정현 역시 “아침, 오후, 야간 훈련 때 김영환 코치님과 엄청 슛 연습을 많이 한다. 스텝백이나 밖으로 나오는 패스를 받아 슛 연습을 하며 성공률을 높인다”며 “다른 주문도 많지만, 그건 어릴 때부터 잘 배워서 큰 문제가 없다. 고려대에서 잘 배웠다”고 자신의 3점슛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문정현은 소속팀과 손발을 맞추는 시간이 적은 대신 KBL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아시안게임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몸으로 부딪히는 경험을 쌓았다. 문정현은 “대표팀에서 느낀 건 대학과 프로의 농구가 완전히 다르다는 거다”며 “대학에서는 무조건 노마크 레이업도 편하게 올라가고, 센터가 있어도 편하게 떴다. 프로에서는 외국선수가 있는지 없는지, 외곽슛을 던질 때도 수비를 미리 파악해야 한다는 걸 대표팀에서 배웠다. 큰 경험이자 그게 도움이 되었다”고 대표팀에서 얻은 걸 들려줬다.

대표팀에서 소속팀이 고려대에서 KT로 바뀌는 색다른 경험을 한 문정현은 “진천에 있느라 드래프트 당일 참석했다. 그 때 실감이 났다. 양복을 입고 (서울로) 올라갔는데 떨렸다. 허훈 형이 KT 문정현이라고 부르며 잘 하니까 열심히 하라고 했다. 앞에서 장난을 치는데 뒤에서 챙겨줘서 고마웠다”며 “문성곤 형도 냉정하게 말해줘서 좋았다. 대학에서는 볼을 만지고 1~4번(포인트가드부터 파워포워드)을 다 보는데, KT에서 그 장점을 발휘해야 하지만, 그럴 때와 아닐 때 구분해야 한다고 했다. 우승을 많이 한 형의 말이라서 동의한다. 그 말을 따르면 우승에 가까워질 거라서 잘 따를 거다”고 했다.

KT에는 고려대 2년 선배인 하윤기와 입학 동기인 이두원이 있어 문정현이 팀에 적응하는데 수월할 듯 하다. 이두원은 “(문정현과 KT에서 함께 있는 게) 이상했다. 지금도 어색하다. 대표팀을 다녀온 뒤 늦게 왔는데 고려대 있을 때 느낌이 난다. 같은 신입생이었는데 어색한 느낌이 나면서 여기가 고려대인가, KT인가 헷갈렸다”며 웃었다. 하윤기는 “(문정현이 KT에 와서) 정말 기뻤다. 대학 4학년 때 (문정현이) 2학년이었는데 다시 만나서 반갑다”며 “대표팀에서 같이 하다가 드래프트를 통해 다시 같은 팀이 되어 웃기기도 했다. 반갑고 재미있었다”고 했다. 문정현은 “고려대 (출신) 형들이나 이두원도 있어서 고려대의 느낌도 나는 건 맞다”면서도 “냉정하게 보면 프로다. 냉정해야 한다. 어쩌면 사회다. 대학에서는 실수를 해도 봐주지만 사회에서는 실수하면 안 된다”고 했다.

누구보다 문정현을 잘 아는 이두원은 “문정현은 다재다능하고, 미스매치를 잘 활용하는 선수다. 센터가 자신을 막으면 (외곽으로) 잘 끌고 나오고, 자신보다 작은 선수가 막으면 포스트업을 한다. (프로에서는) 외국선수도, 센터가 있기에 이걸 잘 활용하면 더 잘 할 거다. 외곽슛 연습도 훈련 1시간 전에 나와서 많이 한다. 외곽슛도 잘 넣을 거라서 기대를 해주면 좋을 듯 하다”며 “나도 마찬가지이고, 작년에 했던 말인데 KT 형들이 잘 챙겨주고, 운동할 때만 집중하면 된다. 정현이가 지금처럼 운동할 때 열심히 한다면 크게 문제가 없을 거다”고 문정현의 장점을 설명했다.

하윤기는 “자기 포지션에서 힘이 좋아서 포스트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다부진 체격으로 리바운드 가담도 좋고, 1대1 수비도 장점이다. 다재다능하고, 드리블과 리딩도 잘 한다. 대학에서는 정현이가 제일 잘 했으니까 정현이 위주로 공격도 풀어나갔지만, 대표팀에 와서는 형들이 잘 한다. 정현이도 대학에서 자기가 했던 플레이를 안 하려고 했다. 수비해주고 궂은일을 해주고, 기회가 나면 코너에서 슛을 던지는 플레이를 했다”며 고려대와 대표팀에서 문정현의 역할을 들려준 뒤 “대표팀에서 하던 것처럼 수비가 제일 중요하다고 여겨서 수비하고, 공격도 자신있게 하고, 슛도 쏘고, 대학처럼 투맨게임도 많이 했으면 좋겠다. BQ도 좋은 정현이가 하고 싶은 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송영진 감독은 문정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묻자 “허훈이 (제대 후) 돌아오기 전까지 공격에서 기대를 걸어야 한다. 밸런스를 잡아주거나 리딩도 필요하다. 이 부분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선수층이 두터워 빅 라인업도 가동할 건데 그 부분에서도 큰 역할을 해줄 수 있다. 허훈이 들어오면 수비에 중점을 두면서 잘 받아먹을 수 있는 부분이 나올 거다”며 “우리는 정현이가 어느 포지션이든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줄 거라는 걸 봐서 선택했다. 많이 헷갈릴 수 있지만, 어느 포지션에 들어갔을 때도 메워줄 수 있다. 신인으론 무게가 실리지만 해줄 수 있다. 우리가 정현이를 선택한 것도 토종 빅맨들(하윤기, 이두원)의 활용과 외국선수를 3번(스몰포워드)으로 기용하는 거다. 그 부분이 수월하게 돌아갈 거다”고 답했다.

“빅 라인업이나 2번(슈팅가드) 수비, 틀에 맞춰진 수비, 4번으로 들어갔을 때 수비, 또 빠른 속공에서 뿌려주는 패스, 그런 걸 잘 소화하면 예쁨을 받을 거다”고 데뷔 시즌 자신이 해줘야 할 역할을 늘어놓은 문정현은 “개인 성적보다 팀이 우승한다면 많은 팬들께서 보실 거고, 그럼 나의 가치가 높아질 거다”고 데뷔 시즌인 2023-2024시즌을 마친 뒤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

#사진_ 점프볼 DB(박상혁,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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