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기억의 초상…‘더 파더’
15-19일 씨어터연바람서 선봬
반복·중첩 속 미스터리 구조로
알츠하이머 시점서 서사 펼쳐내

기억을 잃어가는 과정 속에서 흔들리는 자아와 현실 감각을 따라가며,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푸른연극마을은 오는 15일부터 19일까지 씨어터연바람(동구 구성로204번길 1-1)에서 연극 ‘더 파더’를 선보인다.
1993년 창단 이후 창작극과 소극장 운동을 이어온 푸른연극마을은 창단 30주년을 맞은 2023년 이 작품을 처음 무대에 올린 이후, 매년 우수공연 레퍼토리로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더 파더’는 프랑스 소설가이자 극작가 플로레앙 젤레르가 2012년 발표한 희곡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치매에 관한 가장 잔혹하면서도 솔직한 연구’, ‘21세기 최고의 연극’ 등 평가를 받으며 몰리에르 작품상, 영국 올리비에상, 미국 토니상 등을 수상했다.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 ‘더 파더’는 안소니 홉킨스 주연으로 제작돼 2021년 제93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과 각색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작품은 알츠하이머를 겪는 노년의 앙드레가 점차 고립돼 가는 과정을 미스터리한 구조로 풀어낸다.
“믿었던 것들이 부정당하고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할 때의 당혹스러움,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달라지고 있어”라는 설정과 같이, 이야기는 미로처럼 전개되며 관객이 스스로 사건을 추리하도록 구성된다.
특히 알츠하이머를 겪는 당사자의 시선에서 서사가 전개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반복되는 대사와 상황, 등장인물의 변주는 앙드레의 혼란을 극대화하고 관객 역시 인물과 같은 불안과 혼란을 체험하도록 만든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무엇이 현실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상태가 무대 위에서 구현된다.
이번 공연은 연극·미술·음악이 결합된 컨템포러리 협업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무대 위에는 회화적 설치미술이 더해져 감각적 몰입을 유도한다. 지역 출신 김상연 화가의 회화 이미지는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풀어내며, 버클리 음대 출신 박근혁 작곡가는 심리적 상실과 현실의 혼재를 음악으로 표현한다.
앙드레 역은 40년 경력의 배우 오성완이 맡았다. 다양한 화술과 감정 표현으로 알츠하이머를 겪는 인물을 그려내면서 작품 전반을 이끄는 중심 축 역할을 한다. 이당금 연출은 배우의 감정선과 무대 언어를 결합해 절정을 향해 치닫는 서사를 구성한다.
출연진은 주연인 오성완을 비롯해 이당금, 이명덕, 조아라, 민찬욱, 박선주 배우가 참여한다.
연출을 맡은 이당금 푸른연극마을 대표는 “숨소리와 눈빛만으로도 관객의 마음에 닿는 연극이 되길 바란다”며 “소극장 무대에서 관객과 가까이 호흡하며 작품의 감정을 전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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