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경제전망 '낙관'에 국민의힘조차 "지표 한번 더 봐라"

박정연 기자 2024. 10. 10.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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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세수결손 책임 무겁게 느껴…내수 서비스생산·설비투자는 플러스 전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정부의 세수 결손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고, 정부가 현실과 동떨어져 경제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수 결손에 대해서는 송구하게 생각하고 책임감을 무겁게 느낀다"면서도 올해 30조 원 가량의 세수결손에 대응할 방안을 국회에 보고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재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1년 내내 경제 상황이 좋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희망사항만 이야기하면 도대체 경제분석을 왜 하나. 왜곡된 경제인식을 계속 갖고 있다"며 "대통령이나 총리가 얘기하는 상황 인식이 민생과 다른데, 이런 상황 인식을 유지한다면 엉터리 정책이 나올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지난 8월 29일 국정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확실히 살아나고 있고, 앞으로 더 크게 도약할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지난달 11일 한덕수 국무총리도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건전한 재정, 국제 수지의 흑자, 인플레이션 안정, 고용의 창출 이런 정책을 해온 덕에 이제는 걱정하지 않는다”라며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밝힌 바 있다.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우리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대통령과 총리, 부총리의 견해가 일치하고 있는데 실제로 국민이 체감하는 민생경제의 현재 상황이 그렇지 않다"며 "순수출은 증가했지만 소비와 투자는 바닥을 지금 헤매고 있다고 한국은행 통계가 보여준다 . 실제로 소비 증가율이 5분기 연속 1% 미만을 기록하고 있고 투자도 4분기 연속 마이너스"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태년 의원도 한국은행이 부정적으로 전망한 경제심리지수 등을 인용하며 "코로나 직후에도 낙관적인 심리를 보였던 기업들이 2022년 10월에 경제심리지수가 100 이하로 떨어지고 난 뒤에 지금 회복이 안 된다. 여전히 우리 기업 주체들의 심리도 비관적"이라며 "우리 국민들께서도 코로나 팬데믹 시절보다 지금 더 절망적이다 더 희망을 못 갖겠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송언석 기재위원장조차 "경제가 지금 현재 상당 부분 회복이 되고 있다는 지표, 그에 대한 설명은 정부 측으로부터 수차례 들었다"면서도 "민생을 중심으로 해서 소비 쪽 지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여러 위원님들께서 지적을 하시고, 또 분석한 많은 지표를 그래프로도 보여 주셨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측에서는 많은 지표들을 관리하고 모니터링하겠지만 오늘 위원님들이 말한 지표를 모아서 한 번 더 짚어보는게 꼭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최 부총리는 "대통령 말씀 내용을 전문으로 읽어보시면 내수라든지 소상공인에 대한 걱정도 많이 들어 있다"며 "내수 중에서 서비스 생산이라든지 설비투자는 플러스로 전환됐다"고 윤 대통령의 상황인식을 방어했다. 이어 "가계실질소득이 마이너스로 나온 건 물가상승률이 거의 몇십 년 만에 가장 높았기 때문"이라면서 "객관적인 데이터에 의하지 않고 낙관적으로 경제를 보지 않을까 하는 것에 대해 항상 유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수 결손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특히 지난달 25일 세수 결손에 대한 구체적 대책을 국회에 보고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정부가 세수 결손을 메우기 위해 '공공 기금 돌려막기'를 하고 우려도 나왔다.

오기형 의원은 "지난 9월 25일에 정부는 언론 브리핑에서 세수 결손 29조6000억원에 대해 구체적 대응 방법을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기자들에게 이야기 했다"며 "세수 결손 방안에 대해 국정감사 전에 보고하라고도 했지만 보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국정감사 과정에서 세수 결손을 어떻게 할 건지 미리 보고하고 토론을 해야 한다고 보는데, 알아서 하겠다는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정부의 주요 수입원은 크게 국세수입과 국채발행으로 볼 수 있는데 윤석열 정부는 부자감세를 추진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세수펑크를 냈다"대규모 세수 펑크가 나니 그것을 메우려고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을 많이 갖다 쓰고, 그렇다 보니 공자기금은 부실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기금으로도 채우기가 역부족이니 국채 발행도 역대급으로 갈 수밖에 없는,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임시변통만 횡행하고 있다"며 "공자기금은 공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공자기금에서 돈을 많이 끌어올수록 이자 비용은 그만큼 늘어나는 것 아니겠냐. 올해는 어디서 더 자금을 끌어올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민주당 최기상 의원도 "세수 결손이 생겨 지방 교부 재원을 미지급하는데 국회 심의·의결도 거치지 않고 지자체와 협의도 안 한다"며 "2023년 세수 결손에 따른 지방교부 재원 미교부 결정 및 실행 과정이 직권남용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세수 결손에 관해선 송구하게 생각하고 책임감을 무겁게 느낀다"며 구체적 세수 보전 대책은 이달 기재위 국감이 종료되기 전까지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부자 감세로 인해 세수 결손이 생겼다는 야당의 지적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공자기금을 활용한 부분에 대해서도 "국채를 발행하는 것보다는 기금의 여유 재원을 활용하는 것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며 "관계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지방교부세·교육재정교부금에 대해 이번 달 내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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