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고 복합테마시설 꿈꿨던 유러피안 리조트의 화려한 시작
2008년 충남 태안반도 몽산포 해수욕장 인근에 착공된 유러피안 리조트는 국내 최대 복합테마시설을 목표로 한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약 8만 7천㎡(축구장 12개 상당) 부지에 객실 855개를 비롯해 워터파크, 놀이시설, 컨벤션홀 등 18개 동의 다양한 건물이 들어서기로 계획됐다. 당시 사업주는 유러피안복합테마리조트 주식회사였고, 시공사는 삼부토건이었다.
성흥수 대표는 사업 초기 언론 인터뷰에서 500여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태안군 경제 인구의 약 7% 고용 효과와 지역 레저문화 확산을 기대하며, 안정적인 가동률(60%)을 가정할 경우 투자자에게 연 10% 이상의 수익을 보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당시 투자금액은 약 1,500억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2011년 공사 중단, 13년째 멈춘 방치와 초대형 적자
하지만 2011년 4월, 공사가 돌연 중단됐다. 시행사가 약 1,550억 원에 달하는 공사비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프로젝트는 사실상 좌초됐다. 이후 리조트는 완공되지 못한 채 방치되어, 외벽 퇴색과 창호 파손, 내부 훼손이 심각해져 안전사고 위험과 흉물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13년이 지난 현재까지 공사는 재개되지 못한 상태다. 현 소유주인 A법인은 연간 약 20억 원에 이르는 관리 비용과 적자 부담을 안고 있으나, 원상 복구 비용이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사업 재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대한 투자금 손실의 배경: 비리와 재무 악화
사업 실패에는 대규모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비리도 영향을 미쳤다. 조시연 전 삼부토건 부사장이 시행사에 지급보증과 대출 약 1,400억 원을 제공하는 대가로 12억 2500만 원 규모의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금융 및 신뢰 문제가 확산됐다.
삼부토건은 2,000억 원대 손실을 입어 유동성 위기를 겪었고, 위기를 극복하려고 7,500억 원 규모 금융융자를 받으며 재정 압박이 극심했다. 이 과정에서 투자금과 대출이 제대로 운용되지 못한 채 유러피안 리조트 프로젝트가 붕괴됐다.

공매와 소송에 묶인 사업 재개 난항
2016년 공매에 나왔지만, 22차례 공매 유찰 끝에 400억 3,000만 원에 최종 매각됐다. 이는 최초 투자금의 25% 수준으로, 막대한 가치 손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매수자는 건물 소유권을 인수했으나 투자자 사이 지분 분쟁과 소송으로 인해 공사를 다시 시작하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건설 및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자금 조달과 사업 재개 계획은 더욱 더 불투명해졌다.

지역사회와 태안군의 고민, 법적 한계와 대응 요구
태안군과 지역 주민들은 유러피안 리조트가 지역 경관과 관광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흉물로 전락한 상태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태안군의회 의원들은 이 건물이 좌초 자산화돼 군 재정 악화와 주민 피해를 키울 것이라 우려하며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 소유 시설이라 태안군이 자체적으로 철거나 원상복구를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고, 행정 조치 역시 제한적이라 해결책 모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코로나19와 부동산 경기 악화가 사업 재개에 더욱 악영향
유러피안 리조트의 몰락 과정에서 금융 비리와 시행사 부실 외에도 코로나19 팬데믹과 건설 및 부동산 경기 침체가 사업 재개와 투자 유치에 중대한 걸림돌로 작용했다.
해외 관광객 급감과 내수 침체가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대규모 휴양 시설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자들과 자금 조달 주체들이 보수적으로 변했다. 이로 인해 방치 상태가 장기화되며 해소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천억대 투자 날리고 13년째 방치된 유러피안 리조트, 재생 위한 정부·민간 손길 절실
유러피안 리조트는 국내 최대 규모 복합 테마 시설로 기대를 모았으나 재정 악화, 금융 비리, 부실 경영, 그리고 코로나19와 부동산 경기 악화까지 겹치면서 약 2,000억 원 이상의 막대한 투자금을 날리고 실패했다. 13년간 방치된 거대한 유령시설로 남아 지역사회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태안군과 지역 주민들은 조속한 원상 복구 또는 사업 재개가 필요하다고 요구하지만, 법적 한계와 자금난에 발목이 잡혀 실질적 대안 마련이 어렵다. 앞으로 정부와 민간이 적극적으로 협력해 사업 정상화, 혹은 안전한 철거와 재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