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K뷰티⑤] 아모레는 웃고 LG생건은 버텼다···다음 승부처는 ‘뷰티 디바이스’

조건희 기자 2026. 5. 6. 10:1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모레는 반등, LG생건은 숨고르기···엇갈린 K뷰티 투톱
에이피알이 연 홈케어 시장···뷰티 공룡들 참전하며 경쟁 격화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의 1분기 연결기준 실적 비교. / 자료 = 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조건희 기자]  K뷰티 양대 산맥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이 올해 1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더마 브랜드의 글로벌 선전에 힘입어 뚜렷한 실적 성장을 보인 반면 LG생활건강은 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은 악화됐다.

업계에서는 차세대 산업 성장 동력으로 '뷰티 디바이스' 시장을 낙점하고 주도권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홈케어 시장을 선점한 에이피알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사실상 '3강 구도'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 아모레퍼시픽, 더마 브랜드 앞세워 실적 반등 성공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 사진=연합뉴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2777억원, 영업이익 137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0%, 6.9% 증가했다. 그룹의 더마 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성장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더마 브랜드는 피부 전문가가 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만든 '안전한 고기능성 화장품'을 의미한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매출 1조135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2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올랐다.

이번 실적은 아모레퍼시픽의 더마 브랜드들이 국내외에서 고성장하며 이끌었다. 그룹 대표 더마 브랜드인 에스트라, 코스알엑스, 일리윤, 아이오페 등이 북미 아마존 비즈니스 확대와 일본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하면서다.

사업별로 보면 국내 사업은 매출이 9%, 영업이익은 65% 증가하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해외 사업은 매출이 6% 증가했으나 신규 브랜드 확산을 위한 마케팅 투자 확대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18%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중심 체질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의 판매 경로별 매출 비중에 따르면 해외법인 및 수출 부문이 전체 매출의 47%를 차지하며 온라인과 백화점 등을 포함한 순수 국내 매출(44%) 비중을 넘어섰다. 과거 K-뷰티 실적을 견인하던 면세 채널의 비중도 9%로 한 자릿수까지 축소하며 글로벌 유통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뤄냈다.

특히 에스트라는 민감성 피부와 피부 장벽 개선 제품을 중심으로 입지를 구축하며 국내외 더마 시장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에스트라는 국내 더마 1위 브랜드로 올리브영에서 역대 최고 판매기록을 세웠다. 북미 시장에서는 '에이시카' 라인을 앞세워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고 유럽 17개국에 진출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도 안정적으로 진입했다. 

코스알엑스는 아마존 중심 디지털 채널에서 북미 매출 반등에 성공했고, 유럽과 일본 시장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이오페는 세포라 신규 입점 효과로 성과를 냈으며 라네즈는 신제품 판매 호조로 MBS 채널에서 매출이 확대된 데 이어 현재 일본과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7월 '더마뷰티 유닛'을 신설하며 에스트라와 일리윤 중심의 더마 사업 강화에 나섰다. 회사는 글로벌 핵심 시장 육성, 통합 뷰티 솔루션 강화, 바이오 기반 항노화 기술 개발, AI 기반 업무 전환 등을 핵심 전략 과제로 추진 중이다.

◇ LG생활건강, 흑자 전환 성공했지만 수익성 악화

LG생활건강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 5766억원, 영업이익 107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1%, 24.3% 감소한 수치다. 다만 직전분기 대비 매출은 7%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영업이익률도 -4.9%에서 6.8%로 크게 개선됐다.

LG생활건강은 북미 매출이 크게 늘어난 반면 중국과 일본 매출은 떨어졌다. 북미 시장에서 35% 매출 성장을 끌어냈지만, 중국과 일본 매출은 각각 14.4%, 13%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해외 매출은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주력 사업인 뷰티 부문은 매출 7711억원, 영업이익 386억원으로 각각 12.3%, 43.2% 감소했다. 면세 물량 조절과 오프라인 매장 효율화, 중장기 성장을 위한 마케팅 투자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생활용품 부문 역시 오프라인 수요 둔화로 매출이 0.9% 감소한 3979억원, 영업이익은 7.4% 줄어든 254억원을 기록했다. 온라인과 H&B 채널 판매가 유지됐지만 오프라인 수요 감소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줄었다. 음료 사업인 리프레시먼트 부문도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2.2%, 6.8% 감소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전략적으로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서 면세 물량도 조절하고 유통 채널도 재정비하고 있었던 영향"이라며 "디지털 채널 비중을 늘려나가며 미국, 일본, 중국 등 글로벌 핵심 지역에 빠르게 진출하는 것을 성과 개선의 전략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 화장품 넘어 '뷰티 디바이스' 전쟁…에이피알과 3파전 본격화

화장품과 첨단 피부 관리 기술을 결합한 '뷰티 디바이스' 시장이 K뷰티의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 급부상하면서 업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LG경영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800억원 규모였던 국내 뷰티 디바이스 시장이 2022년 1조6000억원까지 성장하며 2030년에는 3조4000억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바이스 기술 역시 단순 물리 자극 중심이었던 1세대에서 고주파·LED 시술을 거쳐 최근에는 개인 맞춤형 케어까지 구현하는 3세대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 국내 뷰티 양대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모두 뷰티 디바이스를 출시하고 사업을 확장하며 시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6월 LG전자로부터 '프라엘'을 이관받으며 뷰티 디바이스 시장에 진입했다. 프라엘은 2017년 LED 마스크로 시장 대중화를 이끌었다. 이후 연간 1000억에서 2000억원 규모 매출을 꾸준히 기록해 왔다. 업계에 따르면 프라엘은 현재 연간 1500억~2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LG프라엘 수퍼폼 갈바닉 부스터'와 'LG프라엘 수퍼폼 써마샷 얼티밋'을 잇따라 출시했다. 갈바닉 부스터는 미국 아마존과 틱톡샵에 입점해 아마존 '핫 뉴 릴리즈' 주름·안티에이징 디바이스 부문 1위를 기록했고, 써마샷 얼티밋은 네이버 라이브 커머스에서 1시간 만에 완판되며 흥행에 성공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AI 기반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이크온'을 재정비하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024년 '스킨 라이트 테라피3'를 출시한 데 이어 LED 마스크 등 제품군을 확대했다. 올해 CES 2026에서는 삼성전자와 협업한 AI 피부 분석·케어 솔루션 기반 메이크온 제품도 공개했다.

또 지난 3월 의료기기 기업 비올메디컬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의료·뷰티 융합 사업 확대에도 나섰다. 비올메디컬의 의료기기 기술과 아모레퍼시픽의 스킨케어 연구 역량을 결합해 차세대 뷰티 솔루션을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미 글로벌 홈케어 시장을 선점한 에이피알과의 정면 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이피알은 2021년 '더마 EMS 샷'을 출시한 이후 '부스터 프로' 누적 판매량 500만대를 돌파하며 빠르게 시장 지배력을 확대했다. 대표 브랜드 메디큐브를 앞세워 북미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키우고 있으며, 지난해 해외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