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첫 의회 연설 “윤-기시다 구축한 양국 신뢰 강화”

홍석재 기자 2024. 10. 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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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가 향후 국정 운영 방향을 밝히는 국회 소신표명연설에서 "일·한(한·일) 두 나라의 협력을 더욱 견고하고 폭넓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4일 국회 중의원 연설에서 "지금의 전략적 환경에서 일·한이 긴밀히 연계해 가는 것은 두 나라 모두의 이익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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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가 4일 국회에서 소신표명연설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가 향후 국정 운영 방향을 밝히는 국회 소신표명연설에서 “일·한(한·일) 두 나라의 협력을 더욱 견고하고 폭넓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4일 국회 중의원 연설에서 “지금의 전략적 환경에서 일·한이 긴밀히 연계해 가는 것은 두 나라 모두의 이익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전임자인 기시다 후미오 총리 재임 기간 윤석열 대통령과 우호적 관계가 강화된 것을 염두에 두고 “일·한 사이에 어려운 문제도 있었지만, 내년 국교 정상화 60년을 맞아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과 구축해온 신뢰를 강화해가겠다”고 강조했다.

일본 총리는 한해 두 차례 국회에서 시정방침연설(연초 정기국회)과 소신표명연설(가을 임시국회 등)을 하는데, 향후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전반의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으로 주목받는다.

특히 총리 취임 후 첫 연설은 지향하는 사회상과 내정, 외교의 제반 과제에 대한 현황 인식, 중점 정책 방향을 밝히는 새 내각의 나침반으로 주목받는다. 특히 총리 취임 직후 임시국회 연설의 미묘한 문장 안에 새 정부가 지향하는 외교 정책이나 주변국을 대하는 태도가 반영된다.

전임자인 기시다 전 총리는 2021년 취임 직후 소신표명 연설에서 “중요한 이웃 나라인 한국에 우리나라(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바탕으로 계속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해 전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첫 소신표명 연설에서 “한국은 매우 중요한 이웃 나라로 건전한 일-한(한-일) 관계로 돌아가기 위해 우리나라의 일관된 입장을 기반으로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기시다 총리는 ‘매우’, ‘건전한 한-일 관계’ 같은 표현을 뺐다. 문재인 정부 당시 일본과 역사 문제 등을 놓고 냉랭한 관계를 유지했던 부분을 연설문에 그대로 반영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이듬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 일본과 적극적인 관계 개선에 나서자, 이후 연설문에 다시 “다양한 과제에 대응하는 데 있어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 “긴밀히 소통해 가겠다”는 표현을 넣으며 태도를 바꿨다. ‘(일본의) 일관된 입장’,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하겠다’ 같은 거친 표현도 사라졌다.

다만 아베 신조 총리 시절이던 2014년까지 일본 정부가 한국을 “기본적인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표현해왔던 것과는 여전히 차이가 있다. 2015년 일본군 위안부 갈등이 심화하면서 ‘기본적 가치’를 빼고 ‘가장 중요한 이웃 나라’라는 표현만 써왔다.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이 있던 2016∼2017년엔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피해 배상 판결에 대해 일본 정부가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우대국 명단) 제외로 맞대응하며 두 나라 관계가 최악이었던 2019년엔 아예 한국에 관한 언급이 없었다.

이날 이시바 총리는 일본인 납북 피해자 문제와 관련 “인도적 문제이자 주권 침해”라며 피해자들의 조속한 귀국을 실현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북한의 핵 개발·탄도미사일 발사 발사에 대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자,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중국을 향해서는 동·남중국해에서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와 최근 중국에서 일어난 일본 어린이 피살 사건을 거론하며 날을 세웠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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