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종이교과서 가격의 10배…예산 확보 관건

내년 울산 AIDT(AI디지털교과서) 도입, 이대로 괜찮나

내년부터 일선 학교에 도입
월 구독료 3000원~7000원선
4년간 구독료 1600억원 예상
타 시·도도 “비용부담 우려”
예산 미확보땐 차질 불가피

자료사진

 오는 2025년부터 울산지역 학교에 도입될 AI 디지털 교과서(AIDT)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해력 저하 등 AIDT 부작용 논란도 논란인데, 관련 시스템을 구축할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정부 차원에서 AIDT 재원 조달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회입법조사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울산시교육청이 부담할 지방교육 재정 규모가 역대급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내년부터 도입될 AIDT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AIDT 도입시 기존 종이 교과서 구입 가격보다 최대 10배 가까이 비용이 더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AIDT의 책당 월 구독료가 최소 3000원에서 최대 7000원이라고 본다면, 4년간(2025~2028년) 울산 전체 학생(12만9165명)의 구독료는 약 1628억32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마저도 학생 수에 따라 단순 비교한 값으로, 상황에 따라 최대 6600억원대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4년 동안 울산 학생 1인당 AIDT 구독료는 적어도 126만원을 상회하게 된다.
 사실상 일선 교육청에서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예산 규모에 AIDT 도입에 브레이크를 거는 시·도가 속속들이 감지되고 있다.

 실제 이번 국회 교육위원회의 시·도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일부 의원들과 교육감들은 ‘AIDT 도입이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재 내년도 당초예산 편성을 앞둔 시교육청에도 상당한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세수 결손으로 정부가 내려주는 교부금 규모가 대폭 감소할 전망인데다 AIDT 책당 가격도 불확실한 상황이어서다. 책당 가격은 12월께나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도 예산안 제출 시한이 11월인 점을 감안할 때, AIDT 구독료를 비롯한 관련 사업 예산을 편성하지 못해 예산 확보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크다.

 시교육청은 내부적으로 재정 운영안을 놓고 머리를 싸매고 있다.

 AIDT 도입을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의 천창수 울산시교육감은 이날 월요정책회의에서 “내년도 예산 세입이 적어 힘들겠지만, 전체 사업을 대상으로 예산을 삭감하는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