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수비형 선수로 NBA에 왔다" 아데바요의 대기록이 더 감동적인 이유

이규빈 2026. 3. 1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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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규빈 기자] 인간 승리의 주역, 아데바요가 믿을 수 없는 역사를 썼다.

마이애미 히트는 1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카세야 센터에서 열린 2025-2026시즌 NBA 정규리그 워싱턴 위저즈와의 경기에서 150-129로 승리했다.

뱀 아데바요를 위한, 아데바요에 의한 경기였다. 아데바요는 이날 83점 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NBA 역사상 단일 경기 최다 득점 2위에 올랐다. 1위가 고대 괴수로 불리는 윌트 체임벌린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현대 농구에서 절대 깰 수 없을 것으로 여겨졌던 대기록을 작성한 것이다.

그 외에도 단일 경기 최다 자유투 시도와 성공, 마이애미 프랜차이즈 역사상 단일 경기 최다 득점 등 많은 기록을 경신했다.

무엇보다 이 기록을 깬 선수가 바로 아데바요라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당황했다. 폭발적인 득점력으로 유명한 샤이 길저스-알렉산더나 루카 돈치치, 앤서니 에드워즈와 같은 선수들이 아닌 아데바요가 주인공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경기 전까지 아데바요는 이번 시즌 평균 18.9점을 기록한 선수였다. 한 경기에 본인의 평균 득점에 4배 이상을 올린 것이다.

아데바요는 수차례 올스타에 선정된 선수로, 공격과 수비에 모두 능한 공수겸장으로 이미 이름을 떨친 선수다. 이날 기록 경신 이후 다른 선수들도 대부분 "아데바요는 매우 훌륭한 선수지만, 득점 기록을 경신할 줄은 몰랐다"라는 반응이 많았다.

사실 아데바요가 지금 수준의 득점력을 갖춘 선수가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전국구 유망주로 명성이 높았던 아데바요는 미국 최고의 농구 명문 대학인 켄터키 대학교에 진학했다. 당시 켄터키 대학은 디애런 팍스, 말릭 몽크 등 수준급 1학년을 스카우트한 대학 최고의 스타 군단이었다. 아데바요도 그중 하나였으나, 대학 무대에서는 철저히 수비형 빅맨으로 활용됐다.

대학교 생활 1년 동안 평균 13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고, 3점슛 성공은 하나도 없었다. 그야말로 수비와 궂은일에 집중하는 수비형 빅맨의 정석이었다. 당시 아데바요의 스카우팅 리포트에 가장 많이 언급된 선수는 자베일 맥기와 디안드레 조던이었다. 지금 아데바요를 생각하면 좀처럼 상상하기 어려운 선수들이다.

아데바요는 2017 NBA 드래프트에 참여했고, 14순위로 마이애미의 지명을 받았다. 이 순위도 높게 뽑혔다는 얘기가 많았다. 당시 마이애미는 화싼 화이트사이드라는 정상급 빅맨이 있었고, 백업 빅맨에 14순위는 아깝다는 평이었다. 여기에 아데바요 자체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아데바요는 실력으로 이를 비웃었다. 신인 시즌과 2년차 시즌에는 화이트사이드의 백업으로 활약하며 평균 두 자릿수 득점도 기록하지 못했다.

3년차 시즌, 마이애미는 아데바요의 잠재력을 알아 보고 화이트사이드를 내보내며 주전 자리를 맡겼고, 아데바요는 곧바로 기량이 만개한다. 3년차 시즌부터 우리가 아는 아데바요의 모습이 등장했고, 이후 NBA를 대표하는 빅맨으로 거듭났다.

이런 아데바요의 성장 뒷배경에는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마이애미의 에릭 스포엘스트라 감독도 "신인 시절에 매번 끝까지 남아 연습하는 아데바요를 보면, 기회를 주지 않을 수가 없었다"라고 말했고, 켄터키 대학 시절 아데바요를 지도한 대학 최고의 명장 존 칼리파리 감독도 "아데바요의 활약에 놀라는 것이 놀랍다"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아데바요 본인도 이날 대기록 달성 후 기자회견에서 "내가 드래프트에 뽑힐 때 사람들은 나를 '앨리웁 타겟'이나 수비형 빅맨으로 불렀다. 그런 얘기가 듣기 싫어서 미친 듯이 노력했다. 나를 도와준 마이애미 구단 직원들과 트레이너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라고 말했다.

아데바요는 인성도 갖춘 선수로 유명하다. 웬만해서 경기에서 화내는 일이 없고, 수비를 매우 잘하는 선수임에도 더티한 플레이가 없다. 사교성도 좋아 형과 동생을 가리지 않고 동료들의 사랑을 받는 선수다.

그런 아데바요가 대기록을 작성해 더 의미가 깊고 감동적이었다. 이날 마이애미 경기장에는 아데바요의 어머니가 찾아왔다. 자신을 키워준 어머니 앞에서 아데바요는 최고의 활약으로 보답했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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