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을 믿기’ 통했지만 4차전 에르난데스 못 나올 수도···사흘 쉰 손주영도 불펜 대기
지난 18일 염경엽 LG 감독의 바람대로 잠실에 많은 비가 내렸다. 전날 예정됐던 삼성과 LG의 플레이오프 4차전은 우천 취소돼 19일로 순연됐다. 3차전에서 60구를 전력투구한 ‘필승 카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는 하루 동안 회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에르난데스는 19일 경기에서 마운드에 오르지 못할 전망이다. LG는 새로운 필승조를 꾸려야 한다.
염경엽 LG 감독은 지난 17일 플레이오프 3차전이 끝난 뒤 “내일(18일) 비 예보가 온다는 기상청만 믿고 오늘 에르난데스를 길게 던지게 한 것”이라며 “경기가 하루 미뤄지면 에르난데스의 몸 상태를 체크하고 던지게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에르난데스는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포스트시즌 전 경기에 구원 등판해 총 10.3이닝을 소화했다. 과부하가 걸릴 때가 됐다. 하루만 쉬고 마운드에 오르는 건 무리였다. 염 감독은 전날 경기 우천순연 결정이 내려지기 직전 인터뷰에서 “에르난데스는 약간 뭉침 증세가 있어서 내일 (경기가 열려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 같다”라며 “내일까지는 쉬게 할 확률이 높다”라고 말했다.
LG는 4차전 선발 투수로는 디트릭 엔스가 등판한다. 엔스는 이번 시즌 삼성을 두 번 만나 평균자책 3.00을 기록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성적이 좋지 않다. KT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과 4차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각각 평균자책 5.06과 10.80을 기록하며 팀이 패배했다. 염 감독은 3차전 종료 후 “엔스는 충분한 휴식을 취했고 삼성전 성적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잘 던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에르난데스가 이날 던지지 못한다면 불펜 운용이 더 바빠질 수밖에 없다. 김진성과 유영찬은 물론 선발 카드인 손주영까지 불펜에서 대기한다. 손주영은 지난 15일 2차전에 선발 등판해 4.1이닝 동안 93개의 공을 던졌다.
LG는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삼성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대표적인 투수 친화적 구장인 잠실야구장에서 삼성 타자들의 장타가 터지지 못했다. 삼성의 간판타자 구자욱이 무릎 인대 손상으로 인해 출전하지 못한 영향도 있었다.
구자욱은 16일 일본으로 떠나 부상 부위를 치료받은 뒤 지난 18일 귀국했다. 회복이 빠르다면 19일 4차전에 출전할 가능성도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전날 구자욱의 4차전 출전 여부에 대해 “와서 몸 상태를 체크해야한다. 두고 봐야 할 것 같다”며 “어제보다는 확실히 좋아졌다고 하니까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구자욱이 복귀한다면 LG 마운드의 부담은 한층 커진다.
5선 3선승제인 플레이오프에서 2연패 후 간신히 1승을 따낸 LG는 벼랑 끝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19일 4차전에서 지면 그대로 시즌이 끝난다. 염 감독은 “4차전이 잘 해결되면 5차전은 또 에르난데스가 나갈 수 있어서 어쨌든 4차전을 이기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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