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가 머리야?” 피아트 듀카토, 운전석 두 개 합친 ‘백투백’ 밴 등장

듀카토 백투백 <출처=피아트>

캠핑카 시장이 확대되면서 자동차 업체들이 이색적인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스텔란티스 그룹 산하 피아트의 대형 밴 ‘듀카토(Ducato)’는 이미 유럽에서 캠핑카 제작사들이 선호하는 모델로 자리 잡았는데, 최근 독일에서 공개된 ‘백투백(Back2Back)’ 버전은 마치 두 개의 운전석이 맞붙어 있는 듯한 파격적인 모습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듀카토 백투백은 사실 한 대의 차량이 아니라 두 대의 캡(cab)을 임시로 연결한 구조다. 래더 프레임(ladder-frame) 섀시와 차량의 뒷부분이 빠진 상태로는 일반적인 주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완성차 운송 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앞뒤 운전석을 서로 맞붙여 이동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듀카토 백투백을 캠핑카로 제작한 모습 <출처=피아트>

각각의 운전석은 독립된 구동계를 갖추고 있으며, 2.2리터 멀티젯 터보 디젤 엔진이 178마력을 발휘한다. 동력은 8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앞바퀴로 전달된다. 이론적으로는 어느 쪽 운전석에서든 주행이 가능하지만, 반대쪽 차량은 중립 상태로 둬야 한다. 흥미로운 점은 두 차량이 반드시 동일한 사양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시 모델은 동일한 규격의 사계절 타이어를 장착했지만, 한쪽은 흰색 차체와 스틸 휠을, 다른 쪽은 은색 차체와 16인치 알로이 휠을 적용했다.

두 차량은 이처럼 백투백 형태로 운송된 뒤 다시 분리돼 캠핑카 제작을 위한 ‘도너(donor)’ 역할을 한다. 분리된 캡은 AL-KO 섀시에 얹혀 토션바 서스펜션과 함께 낮고 평평한 플로어 구조를 갖추게 되고, 최대 4.4t까지 적재가 가능해 다양한 레이아웃의 캠핑카로 변신할 수 있다.

점퍼 백투백 <출처=시트로엥>

듀카토는 기본 사양만으로도 전자식 파워스티어링, 차체 자세 제어 장치(ESP), 트랙션 컨트롤, 크루즈 컨트롤, 열선 전동 미러, 듀얼 USB 포트 등을 제공한다. 캠핑카 고객들이 선호하는 180도 회전 가능한 캡틴 체어 역시 선택할 수 있으며, 여기에 가죽 스티어링 휠, DAB 라디오,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옵션도 마련돼 있다.

유럽 캠핑카 시장에서 듀카토의 입지는 이미 확고하다. 독일에서만 42만 7,590대가 등록돼 있는데, 이는 현지 점유율의 42.6%에 해당한다. 스텔란티스는 오는 8월 29일부터 9월 7일까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리는 ‘카라반 살롱 2025’에 백투백 모델을 공식 전시할 계획이다.

점퍼 백투백 <출처=시트로엥>

같은 계열의 시트로엥 점퍼와 푸조 박서에도 동일한 백투백 구성이 제공되며, 차이는 브랜드 엠블럼과 전면 그릴 디자인 정도다. 이외에도 오펠·복스홀 모바노, 토요타 프로에이스 맥스, 이베코 수퍼 졸리, 램 프로마스터 등 스텔란티스와 제휴 관계에 있는 대형 밴에도 시장 수요에 따라 확대 적용될 수 있다.

박근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