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실적 낸 코웨이 '골칫거리' 화장품도 살릴까?

코웨이 코스메틱 브랜드 '리엔케이' 관련 이미지. (사진=코웨이)

지난해 4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내며 최대 실적을 기록한 코웨이가 올해 비주력 사업 육성에 나선다. 포화상태인 가전 렌탈 시장에서도 계정수를 늘리며 성장을 거듭한 코웨이는 화장품 사업을 물적분할 해 전문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간 부진한 실적을 낸 코웨이 화장품이 알짜 자회사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코웨이는 화장품 사업부문을 오는 5월 1일을 기일로 물적분할 해 ‘리엔케이코스메틱(가칭)’을 설립한다고 이달 7일 공시했다.

이는 단순 물적분할로 코웨이가 분할 신설회사인 발행주식의 100%를 배정받는 방식이다. 환경가전 사업부문에 포함돼 있던 화장품 사업을 따로 떼 내 전문성과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목적이다.

‘숙원사업’ 화장품…집중 육성하는 속사정

코웨이는 화장품 사업과 인연이 깊은 기업이다. 창립자인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코리아나화장품, 웅진코웨이를 1년 차이로 각각 창립한 후 함께 키워왔기 때문이다. 코웨이는 코리아나화장품을 통해 화장품 방문판매 사업을 영위하다 1999년 IMF로 기업 사정이 악화되면서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하지만 화장품 사업을 매각한지 11년 만인 2010년 아르떼르화장품과 영업 양수 계약(50억원)을 체결하며 재진출했다.

이후 코웨이는 안티에이징 화장품 브랜드인 ‘Re:NK(리엔케이)’, 한방 화장품 ‘올빛’을 론칭하며 방문판매를 시작했다. 하지만 2013년 코웨이가 MBK파트너스로 매각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매각 이후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헬시그루’를 론칭하며 사업 확장을 점쳤지만 방문판매 시장이 위축되기 시작한데다 리엔케이가 면세점에서 철수하면서 실적이 축소된 것이다.

지난 2020년 또다시 넷마블로 인수된 코웨이는 다시 화장품 사업을 키우는 추세다. 코웨이는 자체 화장품사업을 영위하는 한편, 2021년 모회사인 넷마블과 합작해 코스메틱 기업 힐러비(당시 넷마블힐러비)도 세웠다. 올해 초에는 ‘블러드샷’이라는 명칭의 건강기능식품 관련 상표권도 특허청에 출원하며 라인업 확장을 예고하기도 했다.

리엔케이·힐러비 모두 ‘부진’…손상차손 반영

다만 화장품 사업이 코웨이의 ‘효자’로 자리 잡을 때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코웨이 화장품 사업은 2023년 기준 코웨이 별도 매출의 약 0.8%로 232억원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코웨이가 화장품과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가구(비렉스테크) 사업에서 2023년 연 매출 760억을 낸 것을 감안하면 화장품이 전체 실적에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하다. 코웨이 화장품 매출 90% 이상을 차지하는 리엔케이의 경우 방문판매 위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판매채널을 확장하지 않고서는 매출 확대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코웨이는 지난 2021년 자체 화장품 사업의 영업권에 관해 21억원의 손상차손을 반영했다. 영업권 손상차손은 매년 자산으로 인식된 영업권에 비해 회수가 가능한 금액이 얼마인지를 가늠해 차이를 계상하는 지표다. 현재 화장품 사업이 환경사업 부문에 속해 있어 별도 영업이익이 공시되지는 않지만, 사실상 얻는 것보다 잃을 게 더 많은 상황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자체 사업 이외에도 코웨이의 화장품 사업 여력은 부진한 편이다. 합작사인 힐러비도 영업손실이 지속되며 순자산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상태다. 넷마블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힐러비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순자산이 -241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이에 코웨이는 넷마블이 빌려준 183억원과 별개로 지난해 한 해에만 힐러비에 148억원을 대여해주며 자금을 수혈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힐러비 설립 당시 코웨이의 화장품 사업을 이끌던 주요 임원들이 함께 이동하면서 신설법인인 리엔케이코스메틱을 이끌 전문경영인 영입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실제 현재 코웨이의 화장품사업부는 부장급의 실무자가 담당하고 있다.

코웨이 관계자는 “핵심 브랜드인 리엔케이는 방문 판매를 주력으로 판매망을 구축하고, TV 홈쇼핑, 온라인 등을 중심으로 판매 채널을 안정적으로 운영 중 “이라며 “이번 코스메틱 자회사 설립을 통해 핵심 역량에 집중하고,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