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피벗] 부동산 오른다 vs 내린다… '빅컷' 후폭풍은
연준은 지난 18일(현지시각)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기존의 5.25~5.5.0%에서 4.75~5.00%로 0.50%포인트 내렸다. 연준이 금리를 내린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한 2020년 3월 이후 4년 반 만이다.
이에 한국은행의 10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커졌다. 부동산 투자 심리를 자극해 집값 상승폭이 확대되고 가계부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글로벌 투자시장의 자금을 좌우하는 미국 통화정책 기조가 4년 반 만에 긴축에서 완화로 돌아서며 한·미 금리 차는 역대 최대 2%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좁혀졌다. 한국 통화당국이 외국인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문제는 집값과 가계부채다. 한은은 지속해서 집값 과열과 가계부채 문제를 고민해왔다. 저금리 대출이 집값 상승을 이끌어온 상황에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경우 가계부채가 급증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 이후 "통화정책은 금융 안정을 위한 것인데 금융 안정의 중요 요인이 부동산가격과 가계부채"라며 "이자율을 급하게 낮추거나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 투자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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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All100자문센터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기준금리와 대출금리 인하가 함께 이뤄지면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적용이 무색해지고 서울 고가 지역에 매수 수요가 몰릴 수 있다"며 "주담대 금리의 인하 가능성은 아직 작아 연준의 결정이 국내 주택시장에 영향력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 등은 투기지역으로 대출한도에 제한이 있어 금리 영향을 적게 받고 하반기에도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며 "수도권은 공급 부족과 전셋값 상승이 이어져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금리 인하가 주택보다 수익형부동산 투자 수요에 영향을 미쳐 상가·빌딩의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부의 가계부채 규제 강화로 거래 증가폭이 둔화할 가능성도 예측됐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연준의 빅컷 단행으로 국내 기준금리 인하가 가시화됐으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부동산가격에 선반영됐다"며 "이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과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움직임으로 주담대와 전세대출 문턱이 높아지며 거래 총량과 가격 상승은 다소 둔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다음달 11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 회의에서 집값과 가계대출 등 지표를 점검하고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화랑 기자 hr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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