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년 전 영화 알려줌 #2/5월 9일] <고령화 가족> (Boomerang Family, 2013)

10년 전(2013년) 오늘, 박해일, 윤제문, 공효진, 윤여정, 진지희 등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든 배우들이 앙상블을 자랑했던 영화 <고령화 가족>이 개봉했습니다.

엄마 집에 빌붙어 사는 철없는 백수 첫째 아들 '한모'(윤제문), 데뷔작부터 흥행에 참패한 영화감독 둘째 아들 '인모'(박해일), 남들은 한 번도 힘든 결혼을 세 번째 앞둔 뻔뻔한 로맨티스트 셋째 딸 '미연'(공효진)과 그녀를 쏙 빼닮아 되바라진 성격을 자랑하는 사춘기 여중생 '민경'(진지희)이 평화롭기만 하던 '엄마'(윤여정) 집에 모여 껄끄러운 동거를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인데요.

영화는 <파이란>(2001년), <역도산>(2004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년) 등에서 섬세하고 내밀한 연출력을 보여준 송해성 감독이 연출했죠.

천명관 작가의 동명 원작 소설 <고령화 가족>을 바탕으로 했는데, 이 소설은 2010년 발간당시 '가족'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제시하며 독자층의 지지를 이끌어냈습니다.

살면서 실패했을 때, 위로받을 수 있는 곳은 결국 우리가 모두 공통적으로 떠올리는 '가족', 그중에서 '엄마'라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감으로써 자신을 충전하고 또 다른 시작을 맞이할 수 있는 희망을 얻게 된다는 내용이 이 작품을 연출하게 된 계기였다." - 송해성 감독

송 감독은 "흔히들 가족 이야기는 뻔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모든 집안의 속내를 들춰보면 결코 뻔하지 않다. 너무 가까운 사이이기 때문에 깨닫지 못했을 뿐 그 안에는 수없이 많은 부딪힘과 그것에 내포된 무수한 의미들이 존재한다"라면서 작품의 기획 의도를 밝혔는데요.

자신에게도 '초심'을 되찾는 계기가 되었다는 영화 <고령화 가족>에서 다 키워 내보낸 자식들이 각자의 사연을 안고 다시 돌아오게 된 '엄마의 집'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따뜻한 보금자리였죠.

무엇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식구들에게 끊임없이 음식을 해 먹이며 감싸안는 엄마는 나이 값 못하는 삼 남매의 자양분이자, 이 영화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10여 년 만에 다시 엄마 품 안으로 돌아와 기막힌 동거를 시작하게 된 삼 남매는 평균 연령 47세에도 불구하고 독설은 물론 주먹질과 발차기까지 서슴지 않는 그들의 모습은 우리가 지금까지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로 봐왔던 '가족'의 모습과는 분명 다른 지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가족이니까, 가족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허물은 모두 감싸주는 것이 아니라 가족 사이에도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서로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남들보다 솔직하고 거침없이 표현하며, 관객들에게 속 시원한 공감과 은근한 대리만족까지 선사했습니다.
- 감독
- 송해성
- 출연
- 박해일, 윤제문, 공효진, 윤여정, 진지희, 예지원, 김영재, 유승목, 박영서, 김해곤, 이영진, 정영기, 오민애, 박정표, 이승준, 우혜진, 결휘, 서동석, 이승찬, 박상현, 권수현, 김근영
- 평점
-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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