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싸움에서 완패! XM3에 밀려 존재감 없이 사라진 국산 SUV

르노 캡처 2세대는 이전에 다뤘던 QM3의 후속 모델입니다. QM3의 원래 글로벌 이름이 바로 '르노 캡처'였기 때문에, 이번 2세대는 QM3가 원래의 이름을 되찾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쉐보레 크루즈가 원래 이름을 되찾았던 것과 비슷한 경우죠. 르노코리아자동차로 사명이 변경되기 전, 모기업 르노의 로고와 차명을 그대로 사용하여 2020년 5월 국내 시장에 정식 출시되었습니다. 솔직히 '화면 캡처' 외에는 큰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던 차량입니다.

이전에도 르노 브랜드 차량들이 국내에 들어왔었는데요. 마치 사륜 오토바이처럼 생긴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를 시작으로, 상용 밴 '르노 마스터'와 소형 해치백 '클리오'가 들어왔고, 그다음으로 소개하는 이 캡처가 등장했습니다. 얼마 뒤에는 소형 전기차 '조에'도 르노 브랜드로 그대로 출시되었죠.

2세대 캡처의 외관은 이전 QM3의 곡선 위주, 동글동글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마치 '바디프로필 찍고 나타난 여사친'처럼 체지방을 확 줄인 듯한 탄탄한 바디라인과 강인한 인상으로 변모했습니다. 이전보다 전투력이 높아 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거대한 마름모 형태의 르노 로장주 로고가 시선을 사로잡는데, 이 로고를 중심으로 날개처럼 펼쳐진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까지 날카롭게 파고든 헤드램프가 공격적인 인상을 만들어냅니다. 범퍼 생김새도 공격적이고, 헤드램프는 풀 LED 방식에 'ㄷ'자 주간주행등을 적용했습니다. 이전 QM3는 안개등 쪽에 'ㄷ'자 주간주행등이 작게 달려있었죠.

이는 르노의 최신 패밀리룩을 입힌 결과로, 멀리서 봐도 르노의 차임을 알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입니다. 르노는 이 시기에 로장주 로고를 디자인의 핵심 요소로 활용하는 방식이 뛰어났습니다. 마치 로고를 중심으로 디자인이 전개되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듣기로는 벤츠가 이런 방식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과거 QM6, 즉 그랑 콜레오스가 기존 르노 차량들과 동떨어져 보였던 이유도 아마 이런 디자인 철학의 차이 때문이었을 겁니다. 다행히 디자인 총괄이 바뀐 이후에 나온 르노 차들은 이런 느낌이 덜하며 좀 더 보편적인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측면 디자인 역시 기존의 캐릭터 라인을 유지하면서도 더욱 팽팽하고 근육질 같은 모습으로 변모했습니다. 단순하게 루프 색상을 다르게 칠하는 것을 넘어, 마치 지붕과 차체가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플로팅 루프' 디자인이 신선함을 주었습니다. 크롬 파츠는 과하지 않게 적재적소에 활용하여 고급감을 높였는데, 이는 차를 지저분하거나 촌스러워 보이게 만들지 않고 조형미를 강조하여 더욱 정교하고 기계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효과를 줍니다.

후면부 디자인도 멋스럽습니다. 익숙한 형태지만 트렁크를 움켜쥔 듯한 'ㄷ'자로 꺾인 리어램프가 헤드램프와 통일감을 주며, 흔치 않은 램프 형태로 차만의 독특한 개성을 살렸습니다. 전반적으로 1세대 캡처, 즉 QM3에 비해 강인하고, 듬직하고, 견고하며 'SUV스러워진'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과거 QM3가 여성들에게 동글동글하고 부드러운 디자인으로 선호되었지만, 이는 옛날 이야기이며 지금은 여성들도 듬직하고 나를 지켜줄 것 같은 느낌을 선호합니다.

이 밖에 특징적인 부분으로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최신 소형 플랫폼인 'CMF-B' 플랫폼을 적용하여 전작 대비 덩치가 꽤나 커졌습니다. 스토닉과 베뉴보다도 훨씬 커졌고, 티볼리나 1세대 코나, 쉐보레 더 뉴 트랙스와 근접한 몸집을 갖게 되었습니다. 소형 SUV라고 마냥 작을 필요는 없으니까요.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외관의 전반적인 느낌, 형태, 투톤 컬러 등 많은 요소가 전작의 분위기를 거의 그대로 답습하여, 커진 덩치나 세련된 디테일에도 불구하고 풀 체인지 모델만의 신선함이 부각되지 못했습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페이스리프트 버전이나 QM3인 줄 아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푸조처럼 풀 체인지 시 외관이 확 달라졌다면 새로운 로고와 차명이 더 부각되었을 텐데, 익숙한 QM3처럼 보인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국내에는 7가지 색상만 심플하게 출시되었지만, 유럽에서는 정말 다양한 색상 조합이 존재했습니다.

하이라이트는 실내였습니다. 외관이 전작과 유사한 분위기였던 반면, 실내는 말 그대로 천지개벽 수준으로 달라졌습니다. 직전 모델에서 지적되었던 투박한 디자인과 소재감이 큰 폭으로 개선되어 이제는 '멋지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보기 좋아졌습니다. 퀼팅 무늬가 수놓인 가죽 시트와 실내 곳곳을 화사한 가죽으로 덧댔고, 무려 8가지 색상을 지원하는 앰비언트 라이트까지 들어왔습니다. 심지어 나무 장식도 적용되어 QM3가 이렇게 고급스러워진 것에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9.3인치 이지커넥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입니다. 운전자 쪽으로 미세하게 각도를 틀어 시인성과 조작 편의성이 좋았습니다. 세로로 길어서 내비게이션 보기에 편리하고,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 연결 시에도 넓은 화면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화질은 좋지 않지만 어라운드 뷰도 제공하고, BOSE 서라운드 시스템 스피커를 9개로 늘려 음악 감상의 즐거움을 더했습니다.

또한 상위 모델에서나 볼 수 있는 10.25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가 적용되었으며, 순정 TMAP 내비게이션 지도를 계기판에 그대로 띄울 수 있는 '맵 인 클러스터' 기능까지 지원했습니다. 기어 레버도 특이하게 전자식 기어 레버 'E-시프터'를 적용하면서 중앙 콘솔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디자인을 연출했습니다. 이는 기계식 기어 레버가 차지하던 하단 공간을 비워 수납 공간으로 활용하고 독특하고 멋스러운 인테리어를 만들어냈습니다. 상위 모델에는 무선 충전 기능까지 들어갑니다.

다만, 지금까지 언급한 고급 사양들은 최상위 모델인 '에디션 파리'에 해당합니다. 하위 트림은 전작과 별반 다르지 않은 기계식 말뚝 기어 레버, 7인치 계기판, 그리고 절반이 날아간 듯한 7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 옵션이 적용됩니다. 하지만 상위 모델이 워낙 좋아 보여서 그렇지, 차급을 생각하면 하위 트림도 나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7인치 디스플레이에 스마트폰을 연결하여 사용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9.3인치 이지커넥트 시스템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가 느린 반응 속도였기 때문에, 차라리 가벼운 7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에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를 쓰는 것이 낫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또한 전자식 기어 레버 대신 직결감이 좋은 기계식 기어 레버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 밖에 열선 스티어링 휠,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와 그 단짝인 오토홀드 등, 겉보기만 그럴싸한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 전작에서 아쉬움으로 지적받았던 편의 사양들을 크게 보완한 것이 특징입니다. 다이얼식 공조장치는 보기에도 좋고 쓰기에도 매우 편리하며, 하단에 피아노 건반 형태로 배치된 버튼들도 직관적인 조작을 가능하게 합니다. 다만 통풍 시트는 금지어입니다.

공간 측면에서는 차체가 커진 만큼 전작 대비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전작 대비'이며, 눈에 띄게 확 커진 것은 아니고 티볼리나 1세대 코나와 비슷한 공간감을 갖게 된 정도입니다. 이제 뒷좌석에 사람을 태울 때 미안해할 일은 없어졌습니다.

특히 반가운 변화는 앞좌석 등받이 조절 장치가 드디어 일반적인 레버식으로 변경된 것입니다. 과거 '몽키스패너'처럼 열받게 했던 다이얼식 조절 레버가 사라진 것이죠. 고급형부터는 전동식으로 들어가고, 하위 모델, 즉 1.5L 디젤 깡통에는 일반적인 레버식으로 적용됩니다. 앞좌석 컵홀더가 멀쩡해진 것도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더욱 놀라운 부분은 뒷좌석 승객을 위한 별도의 '에어벤트'가 있다는 점입니다. 운행 중 90%는 혼자 또는 둘이 타지만, 좁은 2열 레그룸이나 뒷좌석 열선과 송풍구 부재 때문에 구매를 망설이는 한국 소비자들을 위한 르노의 배려였습니다. 시거잭 외에도 USB 충전 포트 두 개를 마련해 둔 것도 아주 훌륭한 구성입니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뒷좌석 열선이나 암레스트는 없었습니다. 반면 자매품인 XM3에는 암레스트와 뒷좌석 열선이 있지만 시거잭이 없습니다. 옵션 구성이 서로 펀치를 주고받는 듯한 황당한 형태였습니다.

트렁크 공간도 함께 커졌습니다. 전작에서 지원했던 '슬라이딩 뒷좌석 벤치 시트'가 이번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승객 탑승 시 레그룸을 확보하거나 짐 적재 시 트렁크 공간을 늘릴 수 있습니다. 르노의 전매특허인 서랍식 글로브 박스 '매직 드로어'도 그대로 유지되어 이런 부분은 잘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파워트레인은 세대교체와 함께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기존의 '연비 깡패'로 불렸던 1.5L dCi 디젤 엔진은 출력과 효율이 업그레이드되었지만 요소수를 넣어야 합니다. 상위 모델로는 벤츠와 공동 개발한 1.3L 4기통 T-GDi 가솔린 파워트레인이 출시되었습니다. 변속기는 두 가지 엔진 모두 게트락 습식 7단 DCT가 맞물려 전작 대비 한결 부드러워진 주행 감각과 여전히 좋은 효율을 선사했습니다. 디젤과 가솔린 모두 효율이 꽤 괜찮습니다. 몸집은 커졌지만 그에 맞게 상향된 출력과 가벼운 공차중량에서 오는 경쾌한 몸놀림, 그리고 쫀쫀한 핸들링도 여전하여 운전할 맛이 나는 모델이었습니다. 르노 계열 차들의 스티어링 휠 림은 적당히 두툼하고 재질도 좋으며 직경도 적당하여 스포티한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승차감은 차급을 고려할 때 전작보다는 좋아졌지만 여전히 투박한 편이었고, 신형 습식 DCT로도 해결할 수 없었던 특유의 울렁임이 있었습니다. 특히 가솔린 터보 모델은 터보랙까지 더해져 이 울렁임이 시너지를 일으키면서 시내주행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막힘없이 고속주행을 할 때는 문제가 없지만, 가다 서다를 반복해야 하는 시내 주행이 많은 상황에서는 가솔린 터보와 7단 DCT 조합의 느낌이 좋지 않았습니다. 장점으로는 중장거리 위주의 지방이나 교외 지역에서는 좋은 파워트레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드디어 주행 편의 및 안전장치가 최신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정차 및 재출발을 지원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들어왔는데, 희한하게도 이는 가솔린 사양에만 한정적으로 제공되었습니다. 기존 사각지대 경고와 더불어, 자동 긴급 제동, 차선 이탈 방지 보조와 같은 능동형 안전장치는 전 트림 기본 사양으로 투입되었습니다. 디젤 엔진 사양에도 능동형 안전장치는 기본으로 들어갔지만,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만 가솔린 사양에만 한정된 점은 아쉬웠습니다. 이 차선 이탈 방지 보조 시스템은 현대 기아차나 KGM의 '차로 유지 보조'처럼 손을 놓아도 중앙을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이 아니고, 차선을 넘어가려고 할 때 '정신 차려!' 하면서 안으로 살짝 넣어주는 방식이라 좌우로 '와리가리'하며 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써보니 있으나 마나 한 수준이었지만, 그래도 있다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이후에 연식 변경은 딱히 없었고, 출시 1년 후인 2021년에 1.5L 디젤 사양이 조용히 단종되었습니다. 갈수록 배출가스 규제가 심해지고 디젤 파워트레인의 인기도 식어 수요가 나오지 않아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결국 1.3L 가솔린 터보 사양만 남게 되면서, QM3 때부터 이어 온 '연비 깡패' 타이틀과 경쟁력을 함께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유럽 사양에는 'E-Tech 하이브리드' 모델도 있었지만 국내에는 도입되지 않았습니다.

총평을 해보자면, 르노-닛산의 혁신적인 글로벌 플랫폼 위에서 태어난 2세대 캡처는 전작에서 지적받은 부분을 상당 부분 보완하여 완성도를 높인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격도 수입차치고는 준수하게 책정되었고, 강해진 인상과 함께 한층 더 강해진 상품성으로 무장하고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캡처만 강해진 것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쉐보레 트랙스, 트레일 블레이저, 쌍용 티볼리, 현대 코나, 베뉴, 스토닉, 셀토스, 니로 등 소형 SUV 시장이 코딱지만 한데도 아주 난장판이었습니다.

결정적인 문제는 집안에 있었습니다. 2020년에 똑같이 최신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으로 무장한 자매품인 XM3, 즉 르노 아르카나가 한 발 앞서 3월에 등장했습니다. 캡처와 XM3는 둘 다 크로스오버이지 진정한 사륜구동 SUV는 아니었고, 심지어 XM3는 차가 훨씬 큰 데다 쿠페형이라 더 멋있고, 심지어 저렴하기까지 했습니다. 캡처는 바다 건너 수입되는데, XM3는 부산에서 국내 생산으로 공급되었죠. 캡처가 아무리 가격을 잘 설정해도 가격 경쟁력에서 게임이 되지 않았습니다. '디젤 SUV가 너무 갖고 싶다'는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면 캡처를 살 이유가 없었습니다. 한국 소비자들은 작고 비싼 것을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쟁쟁한 외부 경쟁차들은 차치하고라도 내부의 적 때문에 판매량이 처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말 아쉬운 결과였고, 어렵게 쌓아 올린 'QM3'라는 브랜드를 헌신짝처럼 내다 버릴 때부터 예견된 결과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생소한 브랜드와 차명으로 내놓은 것에 더해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 것도 악영향을 주었습니다. XM3 광고는 TV에 자주 나왔지만, 캡처 광고는 거의 본 적이 없었죠. 그 결과 판매량은 매우 심플합니다. XM3의 판매량과 비교하면 캡처의 판매량은 매우 낮았습니다. 2020년 연간 누적 판매량은 2,234대였고, 2021년에는 558대로 채 1,000대도 팔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 차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결국 르노 캡처는 출시 1년 만에 후속 없이 단종되었습니다. 국내 소형 SUV 시장에 엄청난 물보라를 일으켰던 전작과는 달리 별다른 존재감도 내비치지 못하고 쓸쓸하게 퇴장했습니다.

반면, 유럽에서는 2세대 캡처 역시 여전히 승승장구했습니다. 출시 이래 줄곧 세그먼트 1위를 놓치지 않았던 전작의 후광에 힘입어, 출시 첫해 20만 대를 우습게 넘기고 늘어난 경쟁차들 속에서도 연평균 10만 후반대를 기록하는 등 한국 시장에서의 굴욕이 이해되지 않을 정도의 걸출한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역시 '고향의 품'이 따뜻했던 것이죠.

그래서 한국에서는 2021년도에 일찌감치 단종되었지만, 유럽에서는 2024년도에 페이스리프트까지 진행하여 확 바뀐 얼굴로 현재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총괄 디자이너가 푸조 출신이라 최신 패밀리룩이 기존보다 살짝 보수적인 인상이지만, SUV나 크로스오버에는 상당히 잘 어울려 단단해 보입니다. 이는 제품 자체의 완성도가 어떻든 간에, 시장에서의 판매 성과는 그 시장의 문화와 브랜드의 판매 전략에 따라 언제든지 상반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내 중고차 시장 분위기를 살펴보겠습니다. 단종된 지 꽤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신차 가격의 50에서 60%를 유지하는 준수한 모습입니다. 르노치고는 굉장히 준수한 가격 방어를 해주고 있죠. 판매 대수 자체가 많지 않아 그런지 의외로 마니아층 수요가 있는 듯하며, 유니크한 점이 매력으로 작용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현대 코나나 기아 셀토스에 비해 저렴한 축에 속하기 때문에, 복잡한 대도시 말고 한적한 교외 지역에서 타실 분들, 혹은 중장거리 출퇴근이나 고속주행이 많으신 분들은 한 번쯤 눈여겨볼 만한 모델입니다. 디젤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빠진 것은 정말 아쉽고 짜증 나는 옵션 구성입니다. 르노나 쉐보레 같은 방식의 차선 이탈 방지는 솔직히 있으나 마나 한 수준으로, 차간거리 유지 기능이 훨씬 중요합니다. 특히 국내에 구간단속이 많아 이 기능이 정말 필요합니다.

모든 모델에 DCT, 즉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장착되어 있기 때문에 클러치 마모로 인한 수리는 피할 수 없는 숙명입니다. 신차 가격이 100~200만 원 저렴한 것이 어쩌면 이 DCT 수리 비용일 수도 있습니다. 운행 환경에 따라 미션 상태는 천차만별이므로 쌓여있는 주행거리에 너무 연연할 필요는 없고, 정비 내역을 꼼꼼히 살펴 관리가 잘 된 차량을 구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구매를 결정할 때도 'DCT는 언젠가 내가 한 번 수리를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단단히 먹고 가져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건식'과 '습식' DCT의 차이는 내구성과 주행 질감에서 차이가 있으며, 습식은 과열이 방지되고 마찰면 마모가 덜합니다. 건식도 미션 오일이 아예 안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클러치가 마찰하는 면이 말라있냐, 즉 공랭식이냐, 아니면 쿨러가 달려있어서 촉촉하게 만들어놨냐, 즉 오일이냐의 차이입니다.

본 콘텐츠는 해당 유튜브 채널의 이용 허락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뒷좌석 공간에 대한 오해를 풀어드리겠습니다. 카탈로그 사진은 레그룸이 아주 넓게 보이지만, 이는 앞좌석을 최대한 당겨놓고 찍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리무진처럼 넓지 않고, 그 정도로 넓게 보인다면 앞좌석에 사람이 탈 수 없을 정도입니다. 또 다른 공식 사진은 반대로 너무 좁게 보이기도 하는데, 이처럼 공식 자료들이 중간이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 사진을 보면 그냥 소형 SUV로서 일반적인 공간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르노처럼 유럽에서 잘 나가는 모델의 경우, 한국처럼 작은 시장에서 몇 대 안 팔린다고 해서 제조사가 크게 신경 쓰거나 상품성 개선에 적극적이지 않은 경향이 있습니다.

Copyright © 저작권 보호를 받는 본 콘텐츠는 카카오의 운영지침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