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군 사망 국방부 보고에 '성범죄 피해' 정보 누락 유죄→무죄

양영석 2024. 9. 1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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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예람 공군 중사의 사망과 관련해 공군이 국방부 속보 보고에 '강제추행 사건 피해자'라는 정보를 누락했더라도 그 내용을 허위라고 볼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국방부 보통군사법원(1심)은 A씨가 2021년 5월 21일 11시 20분 발생한 이 중사 사망사건을 국방부에 보고할 때 고인의 강제추행 피해와 관련된 내용을 의도적으로 제외하고 단순 사망사고로 허위 보고했다는 공소사실을 인정해 A씨에게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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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예람 중사 사망 관련…항소심 "보고내용 '허위'라고 증명 안 돼"
"'강제추행·2차 가해 처벌' 유가족 요구 결국 '사망 동기 명확히'와 일맥상통"
고(故) 이예람 공군 중사 유족 기자회견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고(故) 이예람 공군 중사의 사망과 관련해 공군이 국방부 속보 보고에 '강제추행 사건 피해자'라는 정보를 누락했더라도 그 내용을 허위라고 볼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로 인해 국방부 군사법원(1심)이 일부 유죄로 인정한 허위공문서 작성, 허위보고 등이 무죄로 뒤집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4형사부(구창모 부장판사)는 허위공문서작성,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의무자허위보고 등의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전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장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국방부 보통군사법원(1심)은 A씨가 2021년 5월 21일 11시 20분 발생한 이 중사 사망사건을 국방부에 보고할 때 고인의 강제추행 피해와 관련된 내용을 의도적으로 제외하고 단순 사망사고로 허위 보고했다는 공소사실을 인정해 A씨에게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중사 사건 고소 공군 부사관 성추행 피해 사망 사건의 유족측 변호인 김정환 변호사 등이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에 공군 양성평등센터장 등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A씨는 고인의 사고속보 내용 중 유가족 반응 등의 내용이 바뀐 사실을 몰랐다며 사실오인, 양형부당을 주장하며 항소했다.

검찰은 국방부에 보고한 내용은 허위이고, 피고인은 이를 허위라고 인식하고 있었다며 더 무거운 처벌이 필요하다고 항소했다.

이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국방부 보고 내용에 유가족의 반응이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것을 A씨가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유가족 반응이 수정돼 기재됐다고 해서 국방부에 보고한 내용이 허위라는 공소사실은 충분히 증명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애초 공군이 파악한 유가족 반응은 '사망 여군이 강제추행 사건 피해자이고, 부대원들의 2차 가해로 피해자가 힘들어했으니 이들의 조사 및 처벌을 요구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국방부 보고에 '유가족이 사망 동기를 명확히 밝혀달라는 것 외 특이 반응이 없다'는 내용으로 수정해 보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유가족 요구 사항의 핵심은 피해자의 사망을 명확히 조사해 강제추행 사건과 관련된 부대원들의 2차 가해를 밝혀 처벌해 달라는 것"이라며 "결국 국방부 보고에 유가족 반응으로 기재된 '사망 동기를 명확히 밝혀 달라'는 요구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유가족 요구의 취지와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하면 국방부에 보고한 유가족 반응 내용이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부대 내 성범죄 사건을 전파할 때도 2차 가해를 방지하기 위해 사고자를 특정하지 못하게 하고, '특이반응 없음'이 부대 내 상투적인 문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피고 측 주장을 인정했다.

또 이 사건 이전에 사고속보를 작성하는 구체적인 매뉴얼이 없었던 점도 고려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에 대해 하위공문서 작성의 고의 내지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를 전제로 허위보고 역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기에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이 중사는 2021년 3월 2일 장 중사에게 성추행당해 이를 신고했지만 2차 가해에 시달린 끝에 그해 5월 21일 2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이후 군검찰의 부실 수사 논란이 불거지면서 특검 수사로 이어졌다.

young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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