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싸게 팔면 안된다”…현대차 첫 외국인 사장, 이것부터 바꿨다는데

김동은 기자(bridge@mk.co.kr), 박제완 기자(greenpea94@mk.co.kr) 2024. 11. 25.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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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현대차 550만대 판매
전기차 비중 36%로 높일것
내연기관·전기·수소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승부수
디자인, 안전, 친환경성 등
기술·품질로 고객 설득할 것
트럼프 2기 규제 유연한 대응
美투자 지속하면서 전동화 전략 유지
호세 무뇨스 사장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LA오토쇼에서 신형 전기 SUV 아이오닉9를 소개하기 위해 무대위로 오르고 있다.
2025년은 현대자동차가 지난 8월 발표한 새로운 중장기 전략 ‘현대 웨이(Hyundai Way)’의 실질적인 출발점이 되는 해다. 2030년까지 제네시스 브랜드를 포함해 연 550만대로 판매량을 늘리고, 전기차 판매 비중은 전체 판매량의 36%인 200만대로 높인다는 목표다.

현대차의 새로운 대표이사(CEO)로 선임된 호세 무뇨스 사장은 이 목표를 달성해야하는 과제를 물려받았다. 매일경제신문은 올해 7월과 8월에 걸쳐 무뇨스 사장과 서면으로 진행했던 인터뷰 내용 중 공개하지 않았던 내용과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아이오닉9’ 출시행사에서의 인터뷰를 토대로 무뇨스 회장이 생각하는 현대차의 성공요인과 미래 전략을 살펴봤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생산차종을 맞추는 유연한 생산전략을 통해 전 세계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도 전동화를 향한 큰 목표는 바뀌지 않을 것이며 규제가 바뀌어도 유연하게 대응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 현대차에 합류한 뒤 가장 신경써서 추진한 사항은 뭔가.

▷ ‘판매의 질’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먼저 미국내 플릿 판매(Fleet Sale·렌터카 회사나 공공기관 등에 차를 싸게, 대량으로 판매하는 것)를 줄였다. 플릿 판매는 중고차 가격 하락을 촉발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이 싫어한다. 또 판매차량의 평균단가를 높이는 가격정책으로 순매출을 극대화하고 가격할인에 쓰던 비용을 마케팅으로 돌려 더 많은 소비자가 현대차 장점을 알도록 했다. 물론 이를 뒷받침한건 현대차의 매력적이고 품질이 뛰어난 차량이다.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2018년 업계 8위에서 2023년 4위로 도약했다. 점유율 상승폭을 기준으로 할때 테슬라에 이어 업계 2위다.

- 강력한 경쟁자인 도요타나 GM, 포드와 차별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 상품, 서비스, 딜러 네트워크를 통해 타사와 차별화했다. 현대차는 아름다운 디자인과 뛰어난 품질은 물론 안전성, 친환경성, 하이테크 기술을 갖춘 차량을 만든다. 이 점을 소비자에게 설득시키려 노력했다. 또한 뛰어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공을 들였고, 딜러들에게 제공하는 차량 공급량을 민첩하게 최적화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 전기차 캐즘을 극복할 전략을 뭔가.

▷ 아이오닉 5 N은 전기차가 보여줄 수 있는 주행성능과 운전의 즐거움의 정의를 재정의하고 있다. 또 고객들이 테슬라의 북미 충전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중이다. 또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 공동으로 설립한 IONNA를 통해 추가적인 충전 네트워크 확충에도 힘쓰고 있다. 다만 모든 소비자들이 전기차로 전환할 준비가 된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차는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연료전기차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조지아 신공장에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 역량을 추가하고, 제네시스 라인업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추가하고자 한다. 현대차그룹이 전세계 3위인 것은 고객들이 원하는 파워트레인 선택권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미국 시장에 안착시킨 공로가 크다.

▷ 제네시스가 최고 수준의 프리미엄 브랜드 수준에 아직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하는게 첫번째였다. 그 다음 상품과 서비스를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와 차별화할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딜러들에게도 제네시스 고객들을 한국에서 ‘귀한 손님’을 대하듯 정중하게 대해야한다고 설득했다. 최근 제네시스 브랜드는 고성능 마그마 라인업을 선보였고, 북미 지역 제네시스 단독 매장을 계속 확대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겸손함을 유지해야할 때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 공급망 이슈에 있어서 대응이 빨랐다.

▷ ‘유연성’이 그 비결이다. 현지 생산, 공급망 다변화, 협력사들과의 긴밀한 협력 체계 구축 등 다양한 전략으로 공급망 이슈에 대응했다. 이를 통해 차량 생산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반도체와 기타 부품 수급에 성공할 수 있었다. 현대차의 시스템은 특별하다. 경쟁사들은 차를 그룹으로 묶어서 생산(produce in batches)해야 하지만, 현대차는 상황에 따라 생산 계획을 일별로 변경할 수 있다. 현대차는 한 생산라인에서 최대 6가지 차종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공급망과 시장 상황에 따라 계획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었다.

호세 무뇨스 사장(왼쪽 둘째)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 LA오토쇼에서 열린 신형 전기 SUV 아이오닉9 소개를 바치고 현대 북미 법인 임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북미 뿐 아니라 인도, 유럽, 중남미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 동력은 ‘다양성’이다. 현대차는 사람들과 물류가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편리하게 움직이도록 기존 것을 개선한다는 차별화된 전략을 갖추고 있다. 이같은 전략에 기반해 내연기관,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 선택지를 제시하면서 고객 맞춤형 옵션을 제공한다. 자동차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 에어택시, 수소 경제, 로봇에도 투자하고 이를 활용해 지속가능한 미래의 스마트 시티 비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런 다양성은 다른 경쟁사와 차별화한 현대차만의 역량이다.

- 자율주행기술의 미래를 어떻게 예상하나.

▷ 자율주행 기술은 많은 자본과 수십억 킬로미터의 주행 데이터가 필요하고, 이례적인 변수에도 대처 가능해야하는 획득하기 어려운 기술이다. 하지만 더 안전한 이동을 가능케해주는 잠재력이 있는 기술이라서 현대차가 장기적으로 전념해야할 대상이기도 하다. 운전을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하기 위해 차량에 운전자 보조 기술을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있는데, 현대차는 자율주행기술 업체 모셔널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 신임 CEO로서 기존 전략에 변화를 줄 것인가.

▷ 정의선 회장과 장재훈 사장이 만들어놓은 현대차의 기본적인 전략(전동화 전략)이 맞다고 생각한다. 현대차는 글로벌 3위를 기록하는 가장 큰 차량 제조업체다. 미국 전기차 시장만 놓고 봐도 테슬라 다음 두 번째로 큰 차량 제조사다. 나는 현대차의 전략이 크게 바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지속적으로 해야하는 일은 새로운 기술,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고 이를 통해 시장 내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 트럼프 2기가 시작되면 전기차보조금이 폐지될 텐데, 조지아 신공장은 어떻게 되나.

▷ 현대차는 세제혜택을 기준으로 사업 전략을 세운게 아니다. 현대차가 조지아 신공장(HMGMA)에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한건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다. 따라서 조지아 신공장 설립 결정은 인센티브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봐야한다. 미국 시장은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전동화는 장기적으로 가야하는 길이다. 그 여정속에서 중간에 고객들로 하여금 여러가지 선택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차는 조지아 메타플랜트에서 하이브리드차량, PHEV 차량, EREV 차량을 생산하겠다고 트럼프 당선인이 확정되기 전에 발표했던 것이다. 새로운 규제가 나오더라도 현대차는 유연하게 대응하겠다.

▶▶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사장은… △1965년 스페인 출생 △마드리드 폴리테크닉 대학 원자력공학과 졸업 △IE 비즈니스스쿨 MBA △1989년 푸조 시트로엥에 딜러로 입사 △1996년 대우차 이베리아 법인 네트워크 개발 디렉터 △1999년 도요타 유럽 마케팅본부 부총괄 매니저 △2004년 닛산자동차 유럽 법인 딜러 네트워크 개발 제너럴 매니저, 멕시코 총괄이사 사장, 북미 수석부사장, 글로벌 수석부사장 겸 북미지역 경영위원회 의장, 글로벌 최고 성과 책임자 겸 북미지역 회장 △2019년 현대차 글로벌 최고 운영 책임자 △2024년 11월 현대차 총괄 대표이사(CEO)로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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