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시티의 초라한 출산율…경제 이끌 노동인구 말라간다 [아이 없는 서울에서 아이 낳는 서울로]
합계출산율 0.5명대는 전국 유일
2026년에는 5명중 1명꼴로 노인
15~64세 생산가능인구 줄어들면
日처럼 저성장 길어지며 직격탄
"생산·투자하려해도 사람 없는 셈"
AI 등도 노동력 완전대체 힘들어
우리 사회가 심각한 저출생 문제에 직면한 가운데 서울은 전국 최저 출생률을 기록하고 있다. 저출생은 노동인구 부족과 경제성장 둔화를 야기해 다각도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에 서울시는 양육가정의 부담을 줄여 출생률을 높이고, 외국인 인재 유입을 유도해 인구를 늘리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합계출산율 0.5명대도 위태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2·4분기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0.56명으로 2023년 2·4분기 이후 5분기 연속 0.5명대를 보이고 있다. 합계출산율은 한 여자가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다.
전국에서 합계출산율이 0.5명대인 곳은 서울이 유일하다. 특히 2023년 4분기엔 0.51명까지 떨어져 0.5명대 붕괴 위기까지 왔다. 전국 평균은 2024년 2·4분기 기준 0.71명이다. 부산, 대구, 광주 등 주요 도시는 0.6~0.7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저출생 문제는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이지만 서울은 더욱 심각하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어난 것은 의미가 있다. 서울의 출생아 수는 2013년 8만4066명에서 2023년 3만9400명으로 10년 만에 53% 줄었다. 출생아 수 감소는 인구구조 불균형으로 이어진다. 서울은 2005년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후 21년 만인 2026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5년 7%였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26년엔 20.9%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심각한 점은 저출생이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이어져 국가경제의 성장동력을 약화시킨다는 것. 이는 국가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2022년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서울경제 대응방향'에 따르면 지난 20년간(2000~2020년) 경제성장률과 생산가능인구 증가율은 동반 상승했다. 생산가능인구가 늘면 경제성장률도 높아진다. 실제 서울의 경제성장률은 생산가능인구 증감률의 영향을 28.5% 받았다. 생산가능인구가 경제성장률의 약 30%를 좌우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저출생→생산가능인구↓…국가경쟁력 위협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저출생이 야기한 저성장을 겪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는 생산가능인구가 줄기 시작해 경제가 활력을 잃었다. 사회보장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정부는 경제성장에 필요한 재정여력을 줄였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자본도 커지는데 생산가능인구가 줄면 경제가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없다"며 "뭔가를 생산하려고 투자할 준비가 돼 있어도 사람이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 사회가 이미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한 징후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
김 교수는 "통상적으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 자영업이 많아진다"며 "생산가능인구에 속해 있는 계층은 취업을 해서 월급을 받는 형태로 근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넓게 보면 50대 중·후반부터 생산가능인구에서 벗어나는데, 이들 중 대다수가 자영업을 하면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게 된다"며 "결국 자영업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실패하는 사람도 양산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노동력 감소를 대체하기엔 아직 부족하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에서 시작된 경제 악화는 사회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도 모든 것을 기계와 인공지능(AI)으로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생산가능인구가 중요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동력이 약화되고 경제가 나빠지면 가정에서 아이를 키우는 행복도 느끼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라며 "아이를 낳지 않는 저출생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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