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장 떼고 맞붙은 6.2%의 반란… '무명전설', 뻔한 트롯판을 뒤집다 [M픽 리뷰]
- 잔인하지만 짜릿한 '서열탑'… 인지도라는 족쇄 끊어내는 언더독의 쾌감
- 20년 무명 견딘 장민호의 위로, 날 선 비평 김진룡… 재미와 감동 다 잡았다

(MHN 홍동희 선임기자) "또 트로트 오디션이야?" 최근 방송가 안팎에서 심심찮게 들려오던 회의론이다.
쏟아지는 유사 프로그램 속에서 시청자들의 피로도는 이미 극에 달한 듯 보였다. 하지만 진짜 실력파들이 빚어내는 절박한 땀방울은 여전히 대중의 심장을 뛰게 만든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
지난 25일 첫 베일을 벗은 MBN 신규 예능 '무명전설 - 트롯 사내들의 서열전쟁'(이하 '무명전설')이 전국 시청률 6.2%(닐슨코리아,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수요일 밤의 새로운 강자로 우뚝 섰다. 뻔할 줄 알았던 트롯 판에 '서열'이라는 도발적인 돌을 던져 만들어낸, 아주 통쾌한 파문이다.

'무명전설'이 기존 오디션과 가장 확실하게 선을 긋는 지점은 바로 '서열탑' 시스템이다. 99인의 참가자를 대중적 인지도에 따라 1층(최하층)부터 5층(최상층)까지 철저하게 계급화했다. 출발선이 모두 같다는 오디션의 낭만적인 포장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인지도가 곧 권력'이라는 냉혹한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현실을 스튜디오 한가운데 적나라하게 세워둔 것이다.
얼핏 가혹해 보일 수 있는 이 설정은 오히려 영리한 한 수가 되었다. 바닥인 1층에 배정된 '찐 무명'들이 오직 목소리 하나로 윗층의 기득권을 위협할 때, 시청자들은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이대환 같은 무명 가수가 노련한 무대로 무력시위를 하고, 아침마당 왕중왕전 우승자 출신인 3층의 하루가 압도적인 감성으로 무대를 장악할 때 '서열이 곧 실력은 아니다'라는 진리가 입증된다. 6세 최연소 참가자 박차오름의 등장은 트롯 세대교체의 가능성마저 엿보게 했다. 이는 단순한 노래 대결을 넘어선, 우리 시대 평범한 사내들의 뜨거운 '계급장 떼기' 생존 드라마다.

긴장감 팽팽한 서열 전쟁을 따뜻한 휴먼 다큐멘터리로 중화시키는 건 2MC, 장민호와 김대호의 몫이다. 특히 '호호 형제'의 맏형 장민호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본인 스스로 20년이라는 길고 긴 무명 시절을 맨몸으로 버텨냈기에, "오디션장 근처만 가도 긴장된다"며 참가자들의 떨림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한다. 프리랜서 선언 후 낯선 야생에 뛰어든 아나운서 출신 김대호 역시 도전자들과 함께 호흡하며 훌륭한 파트너십을 보여주었다.
반면 심사위원석인 '프로단'의 분위기는 180도 다르다. 남진, 주현미, 조항조 등 전설적인 레전드들이 포진한 가운데, 단연 눈길을 끄는 인물은 '남행열차'의 작곡가 김진룡이다. 그는 자비 없는 냉철한 비평을 쏟아내며 일명 '올탑 브레이커'로 등극, 자칫 온정주의로 빠질 수 있는 오디션의 음악적 권위와 긴장감을 팽팽하게 조인다. 버튼을 누를 타이밍을 놓친 남진에게 후배 프로들이 집단 항의하는 이른바 '하극상' 해프닝은 살벌한 경연장에 예능적 숨통을 트여주는 백미였다.

물론 화려한 첫발을 내디딘 만큼 25년 차 기자의 눈에 밟히는 아쉬운 대목도 있다. 방송 전 티저 등에서 등장한 "누나 오일 발라 줄래?" 같은 과도하게 도발적이고 끈적한 멘트들이다. '비주얼 원석'이라 불리는 이주용, 이우중 등 젊은 층의 시선을 끄는 참가자들이 대거 등장했다 하더라도, 트롯의 주 시청 층인 중장년 세대에게 이러한 인위적인 자극은 오히려 반감을 살 수 있다. 트롯 본연의 구수함과 진정성을 훼손하는 얄팍한 포장지는 걷어내는 것이 좋다.
또한 13명에 달하는 방대한 프로단의 심사 기준이 앞으로 얼마나 흔들림 없이 일관되게 적용될 것인지, 혹여나 '버튼 실수' 같은 해프닝이 경연의 공정성에 흠집을 내지는 않을지도 제작진이 치밀하게 챙겨야 할 무거운 숙제다.

'무명전설'은 첫 회 만에 "트롯 오디션은 끝물"이라는 편견을 보기 좋게 깨부쉈다. 이름 없는 원석들이 흘리는 땀방울과, 현실의 벽을 실력으로 부수고 올라가는 서열 역전의 서사는 뻔한 트롯 판에 새 숨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인지도에 가려져 있던 무명들이 어떻게 빛나는 보석으로 세공될지, 수요일 밤 안방극장의 시선이 이 잔혹하고도 아름다운 서열탑으로 쏠리고 있다.
사진=MHN DB,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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