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 마지막날인데 즐겨야죠"…역대급 한파에도 도심 '북적'
제주항공편 결항…귀경길 걱정하는 시민도
(서울=뉴스1) 김규빈 유민주 기자 = "코로나 풀리고 맞는 첫 겨울이잖아요. 춥지만 아이가 답답해해서 나왔어요"
"문이 열리지 않아 5분 동안 씨름했습니다. 전날 세차를 했는데 물기가 그대로 얼어버린 거죠."
설 명절 연휴 마지막날인 24일 화요일 오후. 서울 지역 체감온도 영하 26도를 웃도는 역대급 한파에도 서울 도심 곳곳은 연휴 마지막 날을 즐기려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 추워도 연휴 마지막날 그냥 있을수가…
이날 오후 1시45분께 찾은 서울특별시청 앞 스케이트장에는 3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스케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스케이트장 안에 들어간 시민들은 무릎까지 오는 롱패딩으로 중무장을 하고 귀마개와 목워머, 모자 등으로 대비를 철저히 한 모습이었다. 밖에서 자녀들의 사진을 찍어주는 부모들은 한 손을 주머니에 깊숙이 찔러넣은 채 셔터를 누르거나 종종 두 손을 핫팩으로 녹이곤 했다.
자녀와 시청 앞 스케이트 장을 찾은 50대 학부모 최모씨는 "연휴 기간 동안 (자녀와 놀러) 다니지 못했다. 춥긴 하지만 좋은 추억을 남겨주고 싶어서 (스케이트장에) 오게 됐다"며 "아이가 1시부터 5분간 탔는데 너무 춥다고 한다. 한파에 대비한다고 목워머, 스키장갑, 모자를 가져왔는데도 너무 춥다고 한다"고 귀뜸했다.
10살 자녀와 함께 스케이트장에 온 학부모 A씨의 눈썹은 하얗게 변해있었다. 그는 "아이가 답답하다고 해서 연휴 마지막날 나오게 됐다"며 "날이 춥다고 해서 등에 핫팩도 붙이고, 롱파카에 모자까지 뒤집어 썼는데 너무 추워서 오래 있지는 못할 것 같다"고 덜덜 떨며 말했다.
시청역 인근에서 만난 시민들도 추위를 잊기 위해 분식집 앞에서 어묵 국물을 떠마시거나, 따뜻한 커피를 손에 쥔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한파 쉼터 안에서 추위를 피하거나 히터가 설치된 의자에 앉아 몸을 녹였다. 쉼터에 들어가지 못한 시민들은 팔짱을 끼거나 양손을 주머니에 깊숙이 찔러넣었다.
직장인 김모씨(29·남)는 "집에서 지하철 역까지 5분 거리인데 너무 추워서 밖에 나갈지 말지를 수십 번 고민했다. 그래도 명절 마지막날인데 집에 혼자있기는 아쉬워서 무작정 나왔다"며 "오늘이 겨울 중 제일 추운날이라고 하니 내일부터는 점점 따뜻해졌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프리랜서 신모씨(22·남)는 "날이 너무 춥지만, 밖에서 몸을 움직이는 게 더 가성비가 좋다. 난방비가 너무 비싸서 아무것도 안하는 날 낮에 난방을 틀기에는 (돈이) 아깝다"며 "또 직장에 다니는 친구들도 있기 때문에 오늘(같은 연휴가) 아니면 당분간 만날 날도 없다"고 했다.
역대급 한파로 인해 설 명절 마지막 날 황당한 경험을 한 시민들도 있었다. 직장인 서모씨(49)는 "전날(23일) 차가 너무 지저분해서 오랜만에 세차를 했는데 틈 사이에 남아 있던 물이 얼어버려 차 문이 열리지 않았다"며 "5분 넘게 씨름하다 겨우 문을 열 수 있었다"고 웃어보였다.
직장인 김모씨(30·여)도 "점심 약속 시간에 늦을 것 같아 머리카락을 대충 말리고 나왔더니 머리카락이 가닥가닥 고드름으로 변해있었다"며 "버스에 올라타니 머리카락에서 살얼음이 우수수 떨어져내려 부끄러웠다"고 털어놨다.
◇ 극강 한파에 귀경길 차질…"집에 어떻게 돌아가나"
설 연휴기간 해외나 제주도 등으로 여행을 간 시민들은 출근길 걱정에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악천후로 인해 제주공항 출·도착 항공기 467편의 운항이 전면 취소됐다.
지난 22일 친구들과 제주도를 찾은 한모씨(30)는 "비행기표도 문제지만 당장 내일 출근을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대기표 순서가 워낙 밀려있어서 적어도 목요일은 돼야 출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온라인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공유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문자를 받고 공항에 왔는데 대기 줄이 너무 길어서 서울에 빨리 돌아가기는 힘들 것 같다"며 "날씨가 언제 좋아질지 몰라 숙박도 며칠로 끊어야 할 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처음에는 설레는 마음으로 제주도에 왔는데 이제는 떠나고 싶은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며 "혹시나 하고 여객선 표를 알아봤는데 이마저도 결항됐다"고 적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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