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아이를 낳고 키우는 ‘육아의 삶’에서 우리에게 큰 전환점이 됐던 건 2022년 가을 무렵이다.
2018년생인 첫째는 5살 유치원생이었고, 2020년생인 둘째는 3살로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었다. 셋째는 2022년 12월에 태어나 아직 뱃속에 있던 때다.
그전까지 우리는 교류하는 주변 엄마아빠들이 딱히 없었다. 둘째와 동갑내기인 아이를 키우는 오랜 친구 가족 정도뿐이었다. 같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 엄마아빠들과는 오가며 인사 정도만 나누곤 했다.
코로나19 영향도 있었고, 셋째를 임신하면서 더 여유가 없기도 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우리 부부 모두 누군가에게 선뜻 먼저 다가가는, MBTI로 치면 E성향과 조금은 거리가 있는 성격이다.
그러던 어느 날, 유치원 부모참여 행사를 마친 뒤 엄마들끼리 모이는 자리가 마련돼 아내가 참석하게 됐다.
아내는 처음이었지만, 다른 엄마들끼리는 이미 꽤 교류를 해왔고 제법 친하게 지내는 엄마들도 있었다. 조금 늦은 감은 있었지만, 그 자리에서 아내 역시 많은 엄마들을 알게 됐고 몇몇과는 많이 가까워졌다.
유치원 엄마들과 교류하게 되면서, 그해 10월 특별한 이벤트를 함께 하게 됐다. 주말에 여섯 가족이 공원에 모여 ‘핼러윈 파티’를 한 거다.
그렇게 아빠들과도 처음 만나게 됐고 그날은 우리에게 큰 전환점이 됐다. 물론 처음엔 낯설고 어색했다. 하지만 가까운 곳에 살고, 같은 또래의 아이를 키우고, 서로 비슷한 또래이기도 한 엄마아빠들을 만나니 통하는 게 많았고 금방 편해졌다.

이후 우리는 아주 가깝게 지내는 주변 엄마아빠들이 꽤 많아졌고, 교류 또한 아주 활발해졌다.
주말이면 아이들과 가기 좋은 박물관 또는 체험 프로그램을 함께 다녀오고, 집에서 같이 식사를 하기도 한다. 여름이면 수영장, 겨울이면 썰매장에 같이 가고 함께 여행과 캠핑도 종종 다닌다. ‘육아동지’이자 ‘동네친구’들이 생긴 거다.
‘육아동지’의 존재는 여러모로 많은 도움과 좋은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우선 ‘공동육아’라는 말이 있듯, 육아를 함께하면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든 점들이 많이 줄어든다.
같은 또래 아이를 키우며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이다. 등하원을 함께 분담하거나 사정이 생겨 아이를 맡길 곳이 필요할 때 서로 부담 없이 도움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아이들에게도 친구들과 어울려 놀 기회가 늘어나는 등 좋은 점이 많다.
우리 같은 경우 아이들이 크면서 각자 나이에 맞는 놀이나 체험, 여러 프로그램 참여를 함께 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는데, 이를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또 외동아이를 키우는 엄마아빠들은 간접적으로나마 형제관계를 겪어볼 수 있는 점이 아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거 같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좋은 건 스트레스를 해소다. 대화를 나누고, 무언가 함께 할 존재가 있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아무래도 공감대가 더 잘 형성되고, 더 많은 위로가 된다.
잠시나마 해방감을 느낄 여유도 생긴다. 우리는 종종 엄마들끼리나 아빠들끼리 아이를 보고, 다른 한쪽은 마음 편히 자유시간을 갖곤 한다.
또 엄마들끼리 함께 영화를 보러 가기도 하고, 때때로 아빠들끼리 모여 소주 한 잔 하기도 한다.
특히 아내는 셋째가 태어난 뒤 더욱 가중된 육아문제로 스트레스가 무척 커졌었는데, ‘육아동지’들이 늘어나고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많이 좋아졌다.
나 또한 항상 생각만하고 실행하지 못했던 운동을 동네 아빠와 함께 하게 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주변 엄마아빠들을 보며 느끼고 배우는 점도 많다.
우리만 느끼는 게 아니라, 친해진 주변 엄마아빠들도 다들 ‘육아동지’이자 ‘동네친구’가 생긴 게 무척 좋다고 입을 모으곤 한다.

이처럼 좋은 점이 많다 보니 엄마들과의 교류에 다소 늦게 참여하기 시작했던 아내가 이제 먼저 다가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은 무척 반기는 반응이다. 먼저 다가와서 무언가 제안해준 것을 아주 고마워하기까지 하고, 처음 물꼬를 튼 뒤에는 상대방이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간의 경험에 비춰보면, 대다수의 엄마아빠들이 ‘육아동지’를 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2022년 가을의 전환점이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도 주변 엄마아빠들과 별다른 교류 없이 둘이서만 세 아이와 아등바등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아직 가까운 주변에 교류하는 엄마아빠들, 즉 ‘육아동지’가 없다면 적극 찾아 나설 것을 강력 추천한다. 처음엔 조금 어색하고 낯설지 몰라도 그리 어렵지 않게 든든한 ‘육아동지’, 나아가 새로운 ‘동네친구’를 만들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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