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어인의 어촌 정착을 이끄는 ‘어촌신활력증진사업’

김승현 기자 2024. 12. 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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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시 중왕항에는 어업의 노하우를 배우는 특별한 학교가 있다. 바지락과 감태를 채취하고, 수산업 이론 교육을 배우며 어촌에서의 생활을 직접 몸으로 경험하고자 하는 예비 귀어인들이 다니는 가로림수산학교다.

예비 귀어인들의 길잡이 가로림수산학교

과거 중왕항 중리마을은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어촌 마을이었다. 세계 5대 갯벌인 서산 가로림만이라는 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낙후되고 협소한 시설들로 인해 방문객들의 접근이 어려웠고, 새로운 인구 유입은커녕 있던 주민들까지 그 숫자가 줄어갔다.

변화의 필요를 느낀 중왕항 중리마을 어촌계 주민들은 ‘어촌체험휴양마을’을 만들고, 해수부의 지원을 받아 ‘감태가공시설’도 만들어 기반을 다졌다. 나아가 조금 더 경쟁력있는 어촌계로 도약하기 위해 해수부에서 추진한 ‘어촌어항재생사업’ 공모에 신청, 그리고 선정되어, 다양한 교육과 체험으로 마을에 새로운 인구를 유입시키고자 하는 중리마을 주민들의 바람을 담아 2022년 가로림수산학교를 설립했다.

서산시 중왕항에 위치한 가로림수산학교. 사진 = 해수부

“제가 가진 자본이 적으니까 처음에는 맨손 어업으로 시작해서 자본이 쌓이면 배를 사고, 어업 허가를 받을 계획입니다” - 직장인 김준영 씨(가명, 대구 거주, 43)

최근 중리마을은 가로림수산학교를 통한 귀어전문 교육과 컨설팅으로 제2의 인생을 위해 새로운 터전을 찾는 김준영 씨처럼 귀어를 희망하는 이들의 상담이 늘고 있다. 마을에 새로운 활력이 불어오길 희망한 주민의 바람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가로림수산학교에 예비 귀어인들이 찾아오면 맨손 어업부터 어선을 이용한 교육까지 다양한 어업 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프로그램에 따라 1박 2일에서 최장 3주까지 숙식하며 어민들의 생활과 똑같이 체험하며 진정한 어촌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관광객들에게는 지역특산품인 감태와 바지락을 직접 채취하여 감태 초콜릿, 바지락 파스타 만들기 등 이색적인 체험프로그램까지 제공한다. 이렇듯 가로림수산학교는 낯선 어촌에 대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주고, 때로는 오랜 세월 체득해 온 고귀한 어업유산을 전파하는 인도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서산시 중왕항 귀어 및 감태가공 교육 전경. 사진 = 중리어촌체험마을

도시 수준 어촌으로의 도약, ‘어촌신활력증진사업’

해수부는 중왕항과 같이 교육, 일자리, 관광 등 생활서비스 전달 체계를 강화하고자 ‘어촌신활력증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거점어항과 그 주변 지역을 대상으로 새로운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환경과 시설을 조성하는 ‘어촌신활력증진사업 유형 2(어촌 생활플랫폼 조성사업)’는 도시로 나가지 않아도 충분히 생활할 수 있는 ‘자립형 어촌’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형 2 사업을 통해 어촌에 새로운 인구 유입을 촉진하고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해 신·구 주민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생활 편의시설과 지역에 적합한 경제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마을 개성을 살린 브랜드와 상품으로 새로운 수익을 개발하는 ‘후진항’

지난해 ‘어촌신활력증진사업 유형 2(어촌 생활플랫폼 조성사업)’에 선정된 강원도 양양의 후진항은 다양한 지역단체와 협업하면서 마을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소득 창출을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마을의 고령화와 1인가구 증가에 따라 보건소와 연계한 건강돌봄 서비스, 정기적 소통모임과 문화예술활동하는 정서돌봄 서비스 등을 운영해나갈 계획이다. 이 외에도 지역크리에이터와 함께 수산물을 활용한 메뉴를 개발하여 어촌지역의 소득원을 다변화시키고, 마을 어르신들의 개성을 살린 ‘후진항 전진할매 브랜드’를 만들어 어르신들이 그린 그림으로 각종 굿즈를 만들어 판매할 계획이다.

이러한 시도들을 통해 후진항은 그동안 미흡했던 생활서비스를 보완하고 마을의 고유자원을 활용한 경제활동 창구를 마련해 주민들이 함께 상생하는, 후진항만의 경쟁력을 갖추어 나갈 예정이다.

소멸의 길이 아닌 ‘新바람’의 길로

최근 프레스센터 야외광장에서는 해수부가 주최한 ‘귀어귀촌·어촌관광한마당 행사’가 열렸다.

귀어·귀촌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어촌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마련된 이 행사에 참여한 해수부 강도형 장관은 “바다 생활권이 도시민들에게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열어주는 장이 될 수 있도록 연안과 어촌을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어촌신활력증진사업’, 어촌에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열어줄 이 사업을 통해 대한민국 어촌이 ‘소멸의 길’이 아닌 활기 넘치고 청년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新바람’의 길로 걸어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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