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Formula 1

아레나옴므플러스 2025. 6. 3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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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호이어가 22년 만에 포뮬러1 타임키퍼로 돌아왔다. 이를 기념해 브랜드의 오랜 유산을 부활시켰다. 이름이 모든 걸 말해주는 시계. 포뮬러1 솔라그래프를 차며 느낀 것.
태그호이어 포뮬러1 솔라그래프

레퍼런스 WBY1113.BA0042
케이스 지름 38mm
러그 너비 18.5mm
두께 9.9mm
케이스 소재 스테인리스 스틸
방수 100m
브레이슬릿 스테인리스 스틸
무브먼트 TH50-00
기능 시·분·초, 날짜
배터리 수명 15년
구동 방식 솔라 쿼츠
가격 277만원

스포츠는 시간 싸움이다. 같은 시간 동안 '더 빨리' '더 멀리' '더 많이'를 달성하는 것이 모든 스포츠인의 첫 번째 과제다. 당연하게도 그 역사에는 시계가 함께해왔다. 

승부가 갈리는 곳이라면, 시계 브랜드들은 저마다의 기술력을 선보이며 또 하나의 경기장으로 만들었다. 태그호이어가 뛰어든 곳은 서킷이다.

지금의 태그호이어가 '호이어'라 불리던 시절. 1971년 호이어는 페라리 레이싱 팀을 위한 타이밍 시스템과 센티그래프를 만들었다. 수백 분의 1초라도 더 빨리 달리기 위해서는 정확한 시간 측정이 필수였고, 호이어는 그 역할을 자처하며 모터스포츠계에서 존재감을 키워나갔다. 1985년 태그호이어 시대가 열린 후에는 맥라렌 레이싱 팀의 스폰서로 합류했고, 1992년부터 2003년까지는 포뮬러1의 공식 타임키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2025년. 태그호이어가 22년 만에 포뮬러1의 공식 타임키퍼로 돌아왔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태그호이어는 올해 봄 특별한 시계를 부활시켰다. 포뮬러1 솔라그래프다. 오리지널 포뮬러1은 1986년 처음 출시됐다. 당시는 쿼츠 파동의 여파가 남아 있던 시기였고, 태그와 호이어가 합병한 직후였던 만큼 브랜드는 자신들의 기술력과 판매력을 증명할 새 시계가 필요했다. 그 고민의 결과가 포뮬러1이다. 

신형 포뮬러1 솔라그래프는 총 9가지 버전으로 출시된다. 각기 다른 컬러 조합으로 완성된 것이 특징. 여기에도 남다른 스토리가 있다. 사진 속 보이는 시계의 초록색은 그냥 초록색이 아니다. 모터스포츠 팬들이라면 단번에 '브리티시 레이싱 그린'이 떠오를 것이다. 과거 포뮬러1에서는 각 팀이 국가를 대표했다. 10개 팀이 저마다 엠블럼을 앞세워 달리는 지금과 달리, 과거에는 레이스카마다 국가를 대표하는 컬러를 둘렀다. 이때 영국을 대표한 컬러가 '브리티시 레이싱 그린'이다. 지금도 영국 자동차 브랜드에서 시그너처 컬러로 초록색을 내세우는 이유다. 그린 컬러의 포뮬러1 솔라그래프는 영국 실버스톤 그랑프리를 상징한다. 글로벌 출시 역시 2025 시즌 실버스톤 그랑프리가 열리는 주간에 맞춰 7월 4일 시작할 예정이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오리지널 디자인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5분 단위로 큼직하게 숫자를 새겨 넣은 베젤, 12시 방향에 자리한 로고, 3시 방향의 날짜창, 케이스 일체형 러그까지. 하지만 사이즈가 달라졌다. 오리지널 모델은 케이스 지름 35mm로 출시됐지만, 이번에는 38mm로 크기를 키웠다. 그럼에도 '큰 시계'의 인상은 느껴지지 않는다. 양방향으로 회전하는 두툼한 베젤 덕분에 실제로 손목 위에 얹으면 한결 작은 시계처럼 보인다. 요즘 시계 업계의 트렌드인 '작은 시계'를 충분히 만족시킬 비율이다.

오리지널 모델의 단점은 소재로 개선했다. 39년 전 포뮬러1은 '장난감 시계' 같다는 인상이 강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에는 플라스틱으로 케이스를 만들었다. 반면 신형 모델에는 완전히 다른 소재를 적용했다. 은빛 케이스는 다른 기계식 모델과 동일한 스테인리스 스틸로, 초록빛 베젤은 부식과 변색에 강한 TH-폴리라이트로 완성했다. 시계 전체는 빛을 반사하지 않도록 마감 처리했는데, 덕분에 스포티한 느낌을 한결 진하게 풍긴다.

신형 포뮬러1의 특별한 부분은 사실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바로 무브먼트다. 38mm 케이스 안에는 TH50-00 무브먼트가 탑재됐다. 평범한 쿼츠가 아닌, 햇빛으로 충전 가능한 솔라그래프 무브먼트다. 신형 포뮬러1은 태양광은 물론 인공광으로도 충전이 가능한데, 그 속도까지 빠르다. 직사광선 아래에 2분만 두어도 하루 동안 작동할 수 있는 에너지를 채운다. 또한 시계가 완전히 멈추더라도 10초만 햇빛 아래에 두면 다시 시곗바늘이 움직인다. 

배터리 수명은 15년. 열다섯 명의 포뮬러1 챔피언이 나오는 세월이라고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든든해진다. 시인성도 확실히 챙겼다. 다이얼 위에는 눈금을 초 단위로 촘촘히 새겨 넣었다. 오각형과 동그라미 모양으로 만든 인덱스, 초침과 분침에는 슈퍼 루미노바를 코팅해 어두운 곳에서도 선명하게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태그호이어 포뮬러1 솔라그래프 가격은 270만원이다. 러버 스트랩 모델은 조금 더 저렴한 262만원. 혹자는 '쿼츠 시계에 이 돈을?' 하며 의아해할 수 있다. 하지만 포뮬러1에 열광하는 팬들이라면 기꺼이 지갑을 열 만한 시계다. 모두가 알다시피 포뮬러1과 연관된 시계는 많지만, 이름이 '포뮬러1'인 시계는 지금 보이는 태그호이어뿐이다. 언젠가 이 시계를 찬 사람을 본다면 '뭘 좀 아는 사람이군'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하겠지. 루이스 해밀턴 vs 막스 베르스타펜. 누구 더 좋아하세요?

CREDIT INFO
Editor 주현욱
Photographer 이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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