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밀라노 설원 위에 울려 퍼진 칸초네

이현호 전 청주대성초 교장 2026. 3. 25. 20:0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예술산책
이현호 전 청주대성초 교장

2026년, 밀라노 동계올림픽과 페럴림픽은 이탈리아의 패션과 예술의 도시 밀라노와 아름다운 설산 도시 코르티나담페초가 함께 만드는 대회였다. 이번 대회의 특징은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는 '지속 가능 올림픽'의 지향이었고, 주요 개최 도시인 밀라노에서는 개·폐회식 및 빙상 종목 일부 개최하였고 설산 도시인 코르티나담페초에서는 알파인스키 등 설상 종목 중심으로 경기를 펼쳤던 동계올림픽이었다. 특히 이번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경기장에서는 이탈리아 특유의 열정적인 응원 문화와 함께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음악이 울려 퍼져서 역시 이탈리아는 아름다운 예술의 도시이고 특히 '칸초네'는 이탈리아 국민들의 생활이고 일상이란 것을 더욱 깊이 알게 되었다. 특히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는 밀라노 올림픽에서의 성과도 빼놓을 수 없는 영광의 무대이기도 했다. 몇 번을 넘어지고도 다시 일어나 설산의 하늘을 몇 바퀴 공중 회전하며 금메달을 따는 스노우보드의 연기 모습은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어도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나는 우리 국민들의 기상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특히 나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노래 '칸초네'가 더욱 큰 즐거움이었다. 지난 파리 하계 올림픽에서는 프랑스의 노래 '샹송'으로 귀를 즐겁게 하였다면, 동계올림픽에서는 '칸초네'가 전 세계의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준 선물이었다.
 이탈리아어로 '노래'를 뜻하는 '칸초네'는 나폴리의 따사로운 햇살을 머금은'칸초네 나폴레타나'부터 산레모 가요제를 통해 현대적으로 진화한 팝 발라드까지 그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 칸초네가 전 세계인의 심금을 울리는 이유는 그 특유의 '벨칸토'적 서정성 때문이다. 이탈리아인들에게 노래는 삶 그 자체이다. 기쁨은 찬란하게, 슬픔은 처절하게 표현하는 그들의 감정 과잉은 결코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 본연의 감정을 가장 솔직하게 터뜨리는 그 뜨거움이야말로 '칸초네'가 가진 진정한 힘이다.
 이탈리아는 오페라의 본고장이자 현대 대중음악의 뿌리 중 하나이다. 올림픽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칸초네가 재조명되는 것은, 숏폼 콘텐츠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서정적 서사'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일각에서는 칸초네를 '과거의 향수'로만 치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마네스킨'과 같은 이탈리아 밴드가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는 것을 보면, 이탈리아 음악 특유의 에너지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올림픽은 전통의 현대적 재해석이 화두가 될 것이다. 전설적인 'O Sole Mio'나 'Non Ti Scordar Di Me'가 현대적인 비트와 결합해 경기장에 울려 퍼질 때, 우리는 칸초네가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끊임없이 진화하는 유기체임을 깨닫게 되었다. 밀라노의 현대적인 건축물 사이로 흐르는 오래된 선율은, 과거와 미래를 잇는 가장 이탈리아적인 방식이 될 것이다. 결국 스포츠와 음악의 본질은 같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고, 그 과정에서 피어나는 감동을 공유하는 것이다. 2026년 밀라노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은 단순한 메달 숫자를 세는 대회가 아니라, 칸초네라는 매개체를 통해 인간답게 산다는 것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세계인의 진정한 축제가 되었다.

Copyright © 충청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