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는 어떻게 정수기에서 출발해 4조원 렌탈 거인으로 성장했을까?

* 해당 아티클은 23년 11월에 집필되었습니다.

날이 더워지면서 냉수가 나오는 정수기에 관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검색을 해봤더니 코웨이가 먼저 나오더라고요. 정수기 렌탈 1위 회사답게요.

문득 코웨이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궁금해졌어요. 그래서 매출을 찾아보니? 2022년 연 매출이 3조 8,561억 원! 정말 놀라운 수치입니다. 올해는 4조 원을 돌파할 것 같다고 하니 더 놀랍네요.

알고 보니 코웨이는 정수기 회사를 넘어선 지 오래되었습니다. 공기청정기, 비데까지 장악하고 현재는 매트리스에 안마의자까지 렌탈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해외 매출까지 합세해 4조 원 기록을 만들었지요.

렌탈 비즈니스가 이 정도로 대단하다니. 코웨이의 재무제표를 안 열어볼 수 없었습니다.


Chapter 1. 렌탈 시장 부동의 1위, 비결은

4조 원 매출,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렌탈 사업 매출만 따로 살펴보았습니다. 2022년 코웨이의 렌탈 매출은 3조 4,919억 원입니다. 국내 렌탈 업체 2~5위 매출액을 모두 합쳐도 코웨이를 따라잡지 못합니다.

매출액보다 더 대단한 것은 성장세입니다. 코웨이는 2010년 이후 한 번도 매출액이 전년 대비 꺾인 적이 없습니다. 2010년 1조 5,838억 원이던 연결 매출이 2022년 3조 8,561억 원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냥 덩치만 불린 것도 아닙니다. 2022년 영업이익은 6,773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17.6%나 됩니다. 같은 해 LG전자 생활가전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이 3.8%였거든요. 이익률만 보면 시판보다 렌탈이 훨씬 수익성이 좋습니다.

여러모로 알토란 같은 코웨이의 실적, 그 비결이 뭘까요?


Chapter 2. 외환위기 한복판, 렌탈 사업이 싹트다

일단 이름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혹시 ‘코웨이’보다 ‘웅진코웨이’가 더 익숙한 분 계신가요? 맞습니다. 코웨이의 출발은 웅진그룹이었습니다. 지금도 출판 시장의 강자인 그 웅진 말입니다.

올해로 설립 34년이 된 코웨이의 역사는 파란만장합니다. 회사 실적은 늘 괜찮았지만, 모그룹의 유동성 문제가 문제였습니다. 2013년 웅진그룹의 자금난으로 인해 사모펀드에 매각되었습니다. 2019년 다시 웅진의 품에 안겼지만, 이듬해 다시 넷마블로 넘어갔습니다. 현재는 넷마블의 효자 계열사로 불리고 있습니다.


4조 신화를 만든 렌탈 사업, 어떻게 시작됐을까요? ‘위기가 기회’라는 말 들어보셨죠? 코웨이가 딱 그랬습니다. 웅진은 1990년에 정수기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국민 소득이 늘면 다들 건강에 돈을 쓸 거라고 생각한 거죠.

그러나 외환위기가 터졌습니다. 소비는 무섭게 위축되었고, 100만 원짜리 정수기를 아무도 사지 않았습니다. 그때 웅진그룹의 윤석금 회장이 기발한 생각을 했습니다.

“‘어차피 팔리지 않고 재고로 쌓여 있을 거라면, 매월 얼마씩의 돈을 받고 빌려주는 것이 어떨까?

그러면 창고 유지비용이라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막연하던 생각이 갑자기 선명해졌다.
‘그래, 좋은 생각이야. 팔지 말고 빌려주자!’”

_윤석금 회장, 『사람의 힘 : 영원한 세일즈맨 윤석금이 말한다』 176p

1998년, 그렇게 렌탈 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100만 원대 정수기가, 빌리면 한 달에 2만 7,000원이었습니다. 장기 할부 금융이나 마찬가지였지요.

업계에서는 윤석금 회장이었기 때문에 렌탈 사업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분석합니다. 한때 출판 업계의 ‘방판왕’,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리던 그였거든요.

코웨이는 1998년 처음으로 정수기 렌탈 서비스를 시작했다. ©코웨이

Chapter 3. 코웨이의 기둥, 코디 부대

기발한 모델만으로 회사가 성장할 수는 없죠. 코웨이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들이 코웨이를 키웠다고 말합니다.

맞습니다, 바로 코디(Coway Lady)입니다. 코디는 코웨이의 대표적인 존재로, 현재 약 1만 2,000명에 달합니다.

코디의 드러난 역할은 가전제품 관리입니다. 주기적으로 고객 집을 방문해 정수기와 공기청정기의 필터를 교체하고, 제품을 청소해 주죠.

하지만 코디의 진짜 역할은 살아 움직이는 광고판이자 촘촘한 영업망입니다. 어느 집에 몇 명이 사는지, 누가 아픈지까지 다 압니다. 각 가정 상황에 맞춰 신제품을 권하고, 골목 네트워크를 통해 코웨이를 확산시키죠.

윤석금 회장은 렌탈 사업의 성패가 코디에게 달려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코디 교육에 엄청난 투자를 했습니다. 항공사의 승무원 교육 담당을 스카우트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세밀한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고객의 집에서 인사는 어떻게 할지, 대화할 때 손은 어디에 놓을지, 시선은 어떻게 처리할지까지 말입니다. 이때 마련된 고객 응대 매뉴얼이 지금까지도 전해 내려오고 있다고 합니다.

“코디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는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렌탈 서비스의 경쟁력은 코디에게 달려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코디는 웅진코웨이 영업의 핵심이자 살아있는 광고판이었다.”

_윤석금 회장, 『사람의 힘 : 영원한 세일즈맨 윤석금이 말한다』 182p

코디의 힘으로 코웨이는 무섭게 성장했습니다. 2002년 이미 정수기 시장 점유율 50%를 넘겼죠.

하지만 진짜 핵심적인 성장 전략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가정에 주기적으로 방문에 제품을 판매 및 관리하는 코웨이의 영업사원, 코디 ©코웨이

Chapter 4. 매트리스부터 안마의자까지, 크로스셀링 힘 발할까

생각해 보세요. 아무리 시장 점유율이 높아도 국내 정수기 시장에는 한계가 있잖아요? 정수기만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할 수 있을까요?

코웨이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끈 것은 바로 크로스 셀링(cross-selling)입니다. 그렇습니다, 교차 판매입니다. 정수기를 산 고객에게 다른 제품을 얹어 팔기 시작한 것이죠.

렌탈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코웨이는 발 빠르게 다음 아이템을 개발했습니다. 2001년 공기청정기, 2002년 비데를 내놓았고, 2011년에는 매트리스, 2022년에는 안마의자 렌탈을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국내 렌탈 매출에서 정수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52.4%에 불과합니다. 정수기를 넘어선 시장을 그만큼 잘 개척한 것이죠.

발 빠른 확장과 과감한 투자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2000~2002년, 코웨이가 연구개발에 쓴 돈은 95억 원입니다. 이 3개년 동안 회사가 쓴 판매관리비(436억 원)의 무려 21.8%에 달합니다. 이 덕에 정수기 중심의 회사가 청정기와 비데로 확장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2022년 런칭한 코웨이의 슬립·힐링 브랜드, 비렉스©코웨이

업계에서는 코웨이가 2022년에 런칭한 ‘비렉스(BEREX)’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팔던 매트리스와 안마의자에 최근 리클라이닝 안마베드까지 추가했습니다.

“코웨이의 강점은 ‘사면 되는 제품’을 ‘관리받아야 할 제품’으로 인식시키는 거예요.

매트리스에 진드기 케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지속적으로 알려, 렌탈 수요를 끌어올렸죠.

국내 렌탈 시장의 경쟁은 이미 너무 치열하거든요. 이렇게 새로운 제품군으로 끝없이 확장해야만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어요.”

_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이런 크로스 셀링이 강력한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결합 할인입니다. 한 가정이 여러 개의 제품을 렌탈하면 그때마다 할인을 적용해 주거든요.

이렇게 상품을 결합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맞습니다, 쉽게 빠져나가기가 어려워집니다. 정수기를 바꾸고 싶어도 공기청정기 계약 기간이 남아있으니 다시 코웨이 정수기를 쓰게 되는 것이지요.

코웨이의 해약률이 업계 최저치인 핵심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보통 렌탈 업계의 해약률이 5%만 돼도 낮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코웨이의 계정 해약률은 0.6%로 알려져 있습니다. 1,000명이 렌탈을 시작하면 중간에 해지하는 사람이 겨우 6명이라는 얘기입니다.

ⓒ코웨이
이후,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도 진출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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