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교 체력은 저질, 부사관은 고령화…軍 개선에 정치권 촉각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2024. 10. 6.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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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전반의 전투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각종 지표가 쏟아지면서 정치권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지휘권을 갖는 장교들은 위로 올라갈수록 체력 수준이 하락했고, 부사관 중에선 상사의 인원이 하사보다 많은 역전 현상이 처음으로 나타났다.

지표를 분석한 결과, 육해공군 모두 장성·영관급에서 체력 수준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해공군 중 체력 수준이 가장 낮은 해군의 경우 1급 이상 체력 수준을 보유한 비중이 장성급 54.3%, 영관급 57.8%, 위관급 46.6%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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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교·부사관·병 모두 ‘불안정’
北도발 지속에 정치권도 긴장
체질 개선 시급…대책 논의도
지난 1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에서 K-9 자주포 등 장비가 행진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 출처 = 공동취재단, 연합뉴스]
군 전반의 전투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각종 지표가 쏟아지면서 정치권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지휘권을 갖는 장교들은 위로 올라갈수록 체력 수준이 하락했고, 부사관 중에선 상사의 인원이 하사보다 많은 역전 현상이 처음으로 나타났다.
“나를 따르라” 외치지만…4년새 간부들 체력↓
6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장교 체력측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급 이상 체력 수준을 보유한 장교는 전체의 64.3%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보다 10.7%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군은 해마다 한 번 ▲3km 달리기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등으로 체력 검정을 의무 시행한다. 특급과 1~3급 등 총 4개 등급으로 판정해 이 중 특급과 1급을 우수 체력 인원으로 분류한다. 지표를 분석한 결과, 육해공군 모두 장성·영관급에서 체력 수준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해공군 중 체력 수준이 가장 낮은 해군의 경우 1급 이상 체력 수준을 보유한 비중이 장성급 54.3%, 영관급 57.8%, 위관급 46.6%에 그쳤다. 연령대를 고려하면 위관급의 체력 수준이 가장 좋아야 하는데 1급 이상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의미다.

건군 제76주년 국군의 날 시가행진이 열린 지난 1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특전사 장병들이 광화문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군의 ‘허리’로 불리는 부사관도 상황이 심각하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받은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사급 운영 인력은 3만3000명으로 하사급 인력(3만2900명)보다 1000여명 많았다. 최근 5년간 상사가 8400명 증가하고, 하사가 9900명 감소한 결과다.

상사가 늘어난 건 2009년 도입된 ‘근속승진 제도’의 영향이라는 게 이준석 의원실의 분석이다. 이는 중사로 11년 복무하면 상사로 자동 승진하게 되는 제도다. 여기에 저출산 등으로 인한 부사관 지원 감소까지 맞물리면서 계급별 인원 구조가 피라미드형에서 항아리형으로 바뀌었다.

부사관 선발 경쟁률의 경우 2014년에는 5.5대 1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7대 1에 그쳤다. 이준석 의원은 “기존 중사 보직에 상사가 배치되고 하사 보직은 공석으로 비어있다면 인력 운영의 효율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군사대비태세도 약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머릿수 줄고 고령화…정치권, 대책 마련에 고심
정치권에서는 한반도 정세가 불안정한 상황인 만큼 군의 대비 태세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연일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올해 들어 지난 4일까지 오물풍선을 날린 횟수만 해도 24차례에 이르는 까닭이다. 대통령실과 국회 경내에 풍선이 추락하는 일까지 있었다.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병장 이하 장병의 수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것도 군과 정치권의 골머리를 앓게 하고 있다. 총선·대선 때마다 정치권이 표를 얻고자 복무기간 축소를 단골 공약으로 제시했는데 저출산 현상까지 맞물리면서 전체 인원이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1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에서 블랙이글스가 비행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한국국방연구원의 2022년 추계에 따르면 2002년 69만명에 달했던 국군(상비군)은 올해 50만명에서 2039년 39만명대로, 2043년에는 33만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약 40년 만에 병력이 반토막 난다는 의미다.

정치권에서는 해결책 모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준석 의원의 경우 4·10 총선 전이었던 지난 1월 남녀 상관없이 군 복무를 한 사람만 공무원 임용에 지원할 수 있게끔 하겠다고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이르면 오는 2030년부터 이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또 국회 국방위원장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군의 외주 아웃소싱, 민간 아웃소싱”을 주장하며 ‘5060 군 경계병 법안’을 검토 중이라고 최근 밝히기도 했다. 재입대는 아니지만, 군의 역할 일부분을 민간 외주로 대체해 부족한 인력을 충당하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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