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센터 화이트블럭, 이명진 작가 'Moonlight'展…내달 16일부터

최남춘 기자 2025. 6. 2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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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기억을 비추다

신작 포함, 회화 작품 등 60여점 소개
경험·상상 만든 세계, 화면 위 재구성
▲ 이명진 작가의 개인전 'Moonlight' 웹자보. /사진제공=아트센터 화이트블럭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은 다음달 16일부터 이명진 작가의 열번째 개인전 'Moonlight'를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을 포함한 회화 작품 60여 점이 소개되며, 이명진 작가의 작업 세계를 폭넓게 조망할 수 있다.

이명진(b.1976)은 개인의 순간을 섬세하게 드러내는 작가이다. 주로 사회적 공간에 개인적 경험과 상상의 이미지들을 결합하는 방식의 작업을 전개해왔으며 경험과 상상이 만들어내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회화와 사진, 설치로 구현하고 있다.
▲ 이명진, Moonlight /사진제공=아트센터 화이트블럭
'Moonlight''는 익명의 이미지들 속에 포개진 개인의 서사를 달빛처럼 조용히 비추어낸다. 작가는 소셜미디어에 남겨진 익명의 흔적과 단서들을 수집하고, 같은 장소에서 촬영된 서로 다른 인물들의 모습과 표정이 담긴 특별한 순간들을 조합해 화면 위에 재구성한다. 관람자는 타인의 기억과 감정, 그리고 그 너머에 놓인 자기 감각을 조용히 마주하게 된다.
▲ 이명진, Moonlight(Threads) /사진제공=아트센터 화이트블럭
첫 번째 축은 SNS 플랫폼 '스레드(Threads)'에 남겨진 누군가의 고백에서 출발한 회화 연작이다. 작가는 스레드에서 수집한 익명 기억의 조각을 회화의 재료로 삼아, 흐릿한 형상과 타인의 이야기가 얽혀 있는 감정의 잔상을 부유하게 만든다. 우리가 하나의 달을 매개로 말하지 못한 소원을 조용히 빌고, 차마 꺼내지 못하는 이야기를 불특정 다수가 머무는 공간에 남기듯, 디지털 플랫폼은 이들의 기억과 고백들이 조용히 포개지는 장소가 된다.
▲ 이명진, Moonlight /사진제공=아트센터 화이트블럭

또 다른 축은 특정 장소에서 촬영된 사람들의 기념사진을 하나의 화면에 중첩한 회화 작업이 전개된다. 제주도의 정방폭포와 같이 기억하고 싶은 특별한 배경 위에 여러 시기의 인물과 순간들을 겹쳐 놓는다. 흘러간 시간이 한 화면 안에 공존하며 만들어지는 장면은 풍화되어 지워진 듯한 자국을 남기고, 시간과 감정의 층위를 머금는다.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장민현 큐레이터는 "이전보다 한층 더 다정하면서도 조용한 시선으로 타인의 삶을 비춘다. 관찰자의 입장을 벗어나, 베틀 앞에 선 구성자의 태도로 서로 다른 시간과 인물을 한 화면 안에 교차시켜 짜 넣는다"며 "작가는 삶을 기록하는 행위 속에서 빛나는 개인의 순간들을 하나하나 길어 올리며, 관람자에게 조용히 묻는다"고 평했다.

'2025 박물관·미술관 지원사업'에 선정된 이번 전시는 9월 16일까지 열린다. 전시 기간 중에는 아티스트 토크를 비롯한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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