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생 때 한 아이를 괴롭혔던 소년이, 몇 년 뒤 그 아이를 다시 찾아갑니다. 사과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단순한 설정 하나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 7년 만에 다시 극장에 걸렸습니다.
들리지 않는 소녀와 괴롭히던 소년
작품은 '목소리의 형태'입니다. 청각 장애가 있는 소녀 쇼코와, 초등학생 시절 그를 괴롭혔던 소년 쇼야가 주인공입니다. 시간이 흘러 이번에는 쇼야가 주변에서 밀려나고, 그는 오래전 자신이 한 일을 마주하기 위해 쇼코를 다시 찾아갑니다. 영화는 가해와 피해를 단순하게 나누는 대신, 사과를 받는 쪽과 하는 쪽 모두가 감당해야 하는 시간을 조심스럽게 따라갑니다. 용서라는 단어를 쉽게 쓰지 않는 태도가 이 작품을 다른 성장물과 구분 짓습니다.

일본에서만 170만 명이 봤다
원작은 오이마 요시토키의 동명 만화입니다. 연출은 야마다 나오코 감독이 맡았고, 2016년 일본에서 개봉해 17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22억 엔, 우리 돈으로 약 220억 원의 흥행 수익을 기록했습니다. 소재가 무거운 애니메이션이 이 정도 성적을 낸 사례는 흔치 않습니다. 감정을 설명하는 대사 대신 인물의 표정과 손짓, 시선의 방향으로 마음을 전달하는 연출이 호평을 받았습니다. 주인공이 사람들의 얼굴을 똑바로 보지 못한다는 설정을 화면 안에서 시각적으로 풀어낸 방식도 자주 언급됩니다.

국내에서는 28만 명
국내 개봉 당시에는 28만 명의 관객을 모았습니다. 대형 배급 애니메이션과 비교하면 크지 않은 숫자지만, 개봉 이후 오랫동안 웰메이드 애니메이션으로 언급되며 팬층을 넓혔습니다. 온라인에서는 다시 보고 나서야 이해되는 장면이 많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올라왔고, 처음 볼 때는 놓쳤던 표정이나 소리의 쓰임을 뒤늦게 발견했다는 후기도 이어졌습니다. 그 입소문이 몇 년 뒤 재개봉으로 이어지는 배경이 됐습니다.

2024년, 7년 만의 재개봉
다시 극장에 걸린 건 2024년 5월입니다. 관객들이 놓친 명작을 다시 스크린에서 볼 수 있도록 마련된 기획전의 하나로 7년 만에 재개봉했습니다. 같은 시기 극장가는 대형 신작들로 붐비고 있었는데, 그 사이에서 조용히 자리를 지켰습니다. 이후에도 일본 애니메이션 기획전이 열릴 때마다 이름이 오르내리는 작품으로 남아 있고, 음악 작업물의 영상에 작품의 장면이 쓰이는 등 여러 방식으로 다시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전하지 못한 말에 관한 이야기
제목이 가리키는 것은 결국 말입니다. 소리로 전해지지 않는 말, 전하고 싶었지만 꺼내지 못한 말, 너무 늦게 도착한 말이 영화 내내 겹쳐집니다. 화려한 장면 없이도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은 여기에서 나옵니다. 가볍게 보기에는 마음이 무거워지는 작품이지만, 한 번 보고 나면 오래 남는 쪽에 가깝습니다. 누군가에게 하지 못한 말이 남아 있는 사람이라면 특히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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