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질문 논란’에 커지는 미스코리아 대회 존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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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 불법 영상물 범죄 피해에도 미스코리아 대회에서 '딥페이크 영상 속 내가 더 매력적이라면'이라는 질문이 나오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다토리움에서 열린 제68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참가자들에게 '딥페이크 영상 속 내가 더 매력적이라면, 진짜 나와의 갭은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해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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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코 1990년대 후반부터 폐지론 불 붙어
“시대 바뀌었는데” 폐지론 외치는 시민들
일각서 “해외에도 미인대회 잘 유지” 반박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딥페이크 불법 영상물 범죄 피해에도 미스코리아 대회에서 ‘딥페이크 영상 속 내가 더 매력적이라면’이라는 질문이 나오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주최 측이 사과문을 게시했지만 미스코리아 대회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다토리움에서 열린 제68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참가자들에게 ‘딥페이크 영상 속 내가 더 매력적이라면, 진짜 나와의 갭은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해 논란이 일었다. 딥페이크 불법 영상물 성범죄로 인한 피해가 일파만파 커진 상황에서 질문이 대단히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잇따른 것이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주최사인 글로벌이엔비는 지난 2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당 질문에서 ‘딥페이크 영상’이 표현하고자 했던 바는 ‘AI 기술을 활영해 실제 모습을 재현하는 영상’ 자체를 지칭하고자 한 것”이라면서도 “딥페이크 영상물에 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딥페이크’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주최 측의 분명한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미스코리아 대회는 ‘대한민국 최고 최대의 미의 제전’이라는 이름 하에 1957년 서울 중구의 서울시립극장에서 첫 번째 대회가 열렸다. 미스코리아에 입상하게 되면 미스 인터내셔널, 미스 어스 등 국제 미인대회에 참가할 자격을 얻는다. 68년간 이어진 대회는 고현정, 이하늬 등 수많은 스타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에 들어서며 미스코리아 폐지론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미스코리아 대회가 여성의 성상품화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안티 미스코리아 대회’를 개최했다. 그 결과 꾸준히 지상파에서 생방송되던 미스코리아 대회는 2002년부터 케이블 방송으로 옮겨지며 인기가 시들해지기 시작했다. 이에 주최 측은 수영복 심사를 한복 심사로 바꾸는 등 각종 노력은 했지만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딥페이크 질문 논란으로 인해 미스코리아 대회는 다시 한번 존폐 위기에 섰다. 미스코리아 대회 주최사인 한국일보 노동조합이 폐지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일보지부는 지난 26일 성명을 내고 “경영진은 미스코리아를 폐지하는 결단을 내려라”며 “다시 ‘개선’을 운운하며 어물쩍 넘어가려 할 경우 더욱 거센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스코리아 페지에 대한 시민들의 여론도 상당하다. 지난 미스코리아 대회 이후 공식 SNS에는 ‘딥페이크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사과하라’, ‘참가자들을 성희롱했다’는 등의 비판이 잇따랐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정모(30)씨는 “요즘 시대가 바뀌었는데 여전히 그런 대회를 하고 있다는 게 신기하다”며 “과거만큼 인기도 없는데 여러 논란이 있다면 사라지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외에서도 여전히 미인대회가 진행되는 만큼 한국도 대회를 유지해 명맥을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김모(28)씨는 “이번 딥페이크 논란은 잘못됐지만 그건 운영진의 잘못이지 대회 자체의 잘못은 아니”라며 “해외에서도 미인대회가 잘 유지되고 있는데 이같은 논란에 대회가 사라진다면 아쉬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미스코리아 대회의 효용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대회를 유지할 필요성이 없다고 제언했다. 한국여성학회장인 이현재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 교수는 “미스코리아 대회는 전통적으로 여성의 외모에 관련해서 대상화하고 이를 감상하는 용도로만 사용됐다”며 “사람들의 인격 등이 들어갈 여지도 없는 상황에서 폐지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김형환 (hwa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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