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목표는 애버리지 1.7" 베스트 드레서가 베스트 플레이어로…김영원, 18세에 PBA 상금 선두
–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서 응오딘나이 4-2 제압, 통산 4승
– 누적 상금 5억7100만 원 돌파…“당구 세대교체 이끄는 선수 되고 싶다.”

지난 시즌 시상식 무대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베스트 드레서' 두 명이 이번에는 큐 끝으로 시즌 초반 프로당구를 지배했습니다.
지난 3월 'PBA 골든 큐 어워즈 2026'에서 베스트 드레서상 남녀 수상자는 김영원(하림)과 스롱 피아비(우리금융캐피탈)였습니다. 가장 멋진 옷차림으로 시상식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두 선수가 석 달 뒤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 하루 차이로 나란히 우승 트로피를 들었습니다. 스롱이 먼저 LPBA 정상에 오르며 통산 10승 고지를 밟았고, 김영원이 이어 PBA 결승에서 우승했습니다. 시상식장의 '베스트 드레서'가 경기장의 '베스트 플레이어'로 다시 무대의 주인공이 된 셈입니다.

'18세 초신성' 김영원은 이제 단순한 유망주라는 수식어를 넘어섰습니다. 김영원은 11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2026-27시즌 2차 투어 '국민의 행복쉼터 하이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 PBA 결승에서 베트남 강호 응오딘나이(휴온스)를 세트스코어 4-2로 꺾고 정상에 올랐습니다. 세트별 점수는 15-8, 15-9, 11-15, 15-3, 12-15, 15-4였습니다.
지난 시즌 왕중왕전 월드챔피언십 우승 이후 88일 만에 다시 정상에 선 김영원은 통산 4승째를 거뒀습니다. 우승 상금 1억 원을 더해 누적 상금은 5억7100만 원이 됐고, 시즌 랭킹에서도 개막전 우승자 조건휘(웰컴저축은행)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습니다. 1부 투어 3번째 시즌 만에 거둔 성과로는 놀라운 속도입니다.
결승은 김영원의 초반 집중력과 장타가 흐름을 갈랐습니다. 김영원은 1, 2세트를 먼저 따내며 기선을 잡았고, 응오가 3세트와 5세트를 가져가며 추격했지만, 마지막 6세트에서 다시 초반 장타로 승부를 결정지었습니다. 응오가 여러 차례 장타로 반격했지만, 김영원은 흔들릴 때마다 다시 흐름을 가져오는 경기 운영 능력을 보였습니다.

김영원은 경기 뒤 "2024-25시즌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를 해서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욕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우승이 더 값지게 느껴집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결승전 특유의 중압감도 이제는 조금씩 견뎌내는 모습입니다. 김영원은 "항상 결승전은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3부 투어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경험하면서 조금은 면역이 생긴 것 같습니다. 어느덧 1부 투어에서도 5번째 결승을 치르면서 이전보다 긴장이 덜했습니다"라고 돌아봤습니다.
김영원의 성장은 단순히 공격력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는 1부 투어 첫 결승에서 강동궁(휴온스)을 상대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습니다. 당시 경험을 통해 "마냥 공격적으로 하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느꼈다"라고 했습니다. 최근에는 공격하면서도 상대에게 쉬운 배치를 넘기지 않는 수비적인 운영을 섞고 있습니다. 10대 선수답지 않은 경기 관리 능력이 빠르게 자리 잡는 셈입니다.
그래도 김영원은 자신을 아직 완성형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는 "아직 애버리지가 PBA 정상급 선수들과 비교할 때 높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득점을 잘하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혼자 연습할 때도 어려운 배치 상황을 두고 연습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목표 애버리지에 대해서는 "1.7 이상은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1.5~1.6 정도 치는 선수는 PBA에 상당히 많으므로 그 선수들보다 잘하기 위해서는 1.7 이상을 기록해야 합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응오는 김영원에 대해 "집중력이 좋은 선수입니다. 공 배치가 어떤 상황이라도 침착하게 풀어내는 능력이 있고, 실력과 스킬이 뛰어납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김영원에게 이번 우승은 '세대교체'라는 키워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PBA 주축 선수들은 여전히 40~50대 베테랑이 많습니다. 그 사이에서 2007년생 김영원은 최연소 챔피언, 최연소 월드 챔피언을 거쳐 통산 4승까지 쌓았습니다. 그는 "PBA에 오게 된 것도 당구 세대교체라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지금 젊은 선수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조만간 당구 세대교체가 더 빨라질 것 같습니다. 열심히 해서 어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흥미로운 대목은 여전히 그를 채찍질하는 존재가 있다는 점입니다. 김영원은 자신에게 많은 도움을 준 해커 선수에 대해 "제가 잘될 때나 안 될 때나 채찍질을 해주시는 분입니다. 연습 때 자주 공을 치는데 승률은 50대 50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한 번 PBA에서 만나게 된다면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웃었습니다.
16세에 PBA 드림투어를 통해 프로 무대를 밟았던 김영원은 이제 18세에 통산 상금 5억 원을 넘어선 선수로 성장했습니다. 아버지는 여전히 칭찬보다 "집중하라"는 말을 더 많이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PBA 무대는 이미 김영원을 다르게 보고 있습니다. 시상식장의 베스트 드레서에서 경기장의 베스트 플레이어로. 김영원의 무대는 더 넓어지고 있습니다.
시즌 두 번째 투어를 마친 PBA는 월드컵 휴식기에 들어갑니다. 프로당구 일정은 잠시 숨을 고르지만, 열기는 곧 팀리그로 이어집니다. PBA는 7월 5일부터 경기도 광명시 광명체육관에서 '웰컴저축은행 PBA 팀 리그 2026-2027'을 열어 시즌 초반의 흐름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김종석 채널A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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