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거품 물고 코피 쏟고..."몇 분 안에 죽는다" 출근길 '사린 테러'[뉴스속오늘]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이날 오전 7시 46분쯤 옴진리교 신도들은 도쿄 지하철 3개 노선, 5개 차량에 각각 탑승해 청산가리의 약 500배에 달하는 독성을 지닌 사린 가스를 살포했다.
사린은 신경계에 작용하는 유독 가스로, 2차 세계대전 당시 쓰인 바 있는 대량 살상 무기다. 휘발성이 높아 액체 상태에서 빠르게 기화되며 호흡기와 눈, 피부 등을 통해 침투해 수 분 안에 사망에 이르게 한다.

옴진리교 신도들은 지하철 내에 사린을 살포한 뒤 도주했고, 가스에 노출된 시민들은 입에 거품을 물거나 코에서 피를 쏟으며 쓰러졌다. 근육이 굳어 사지가 마비되는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관제실은 승객들이 쓰러진다는 신고를 받았지만, 이를 화학 테러로 인식하지 못해 즉시 열차 운행을 중단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피해가 확산했다.
지하철 안에서 이상한 냄새를 느낀 한 승객이 발밑에 놓여 있던 사린 팩을 역 플랫폼으로 던져버린 것 역시 피해를 키웠다. 이 역에서 열차를 기다리고 있던 승객뿐만 아니라 이후 열차 운행이 중단되면서 이 역에 내린 승객들이 모두 피해를 입었다.
이 사건으로 14명이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는 6200여 명에 달했다. 출근 시간대라 피해가 막심했다. 특히 테러가 발생한 지역에는 일본 법무성·후생성·노동성·환경성, 국회의사당, 총리 관저 등 입법·행정부 주요 기관이 밀집해 있어 공무원 피해가 컸다.
오전 8시 9분쯤 최초 신고를 접수한 도쿄 소방청은 이를 폭발 사고로 판단했으나, 현장 상황을 파악한 경시청은 화학 테러 가능성을 의심했고, 시료를 수집·분석한 끝에 사린이 살포된 것을 확인했다.

옴진리교 교리의 핵심 중 하나는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살인도 불사한 이들은 여러 범죄를 저지르다 결국 대규모 테러까지 감행했다.
옴진리교 광신도들은 테러 장소로 도쿄의 주요 관공서가 밀집한 지역을 선택했다. 일본 정부를 일시적으로 마비시키기 위해서였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국가 전복'이었다.

당시 옴진리교는 1989년 11월 인권 변호사 사카모토 츠츠미 일가족 살해 사건을 비롯해 1993년 도쿄 카메이도 빌딩 악취 사건, 1995년 2월 메구로 공증인사무소 사무장 납치·감금 치사 사건 등의 배후로 지목된 상태였다.

신도 2명이 한 조를 이뤄 1명은 지하철에 탑승해 사린이 담긴 비닐봉지를 우산으로 찔러 구멍을 내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다른 1명은 차량을 이용해 도주를 도왔다. 총 5개 팀이 테러를 실행했다.
자칫 수천 명이 사망할 위험도 있었지만, 테러범들이 도주 시간을 벌기 위해 사린의 농도를 낮춰 그나마 피해가 적었다. 테러범들도 사린 중독 증세를 보였으나, 마비 증상이 심한 경우 미리 준비한 약을 주사해 증상을 완화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변호인단은 아사하라가 사건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2006년 9월 그의 사형이 확정됐다. 그는 체포 23년 만인 2018년 7월 도쿄 구치소에서 교수형에 처해졌다.
직접 사린을 살포한 실행범 5명 중 4명에게도 사형이 선고돼 2018년 7월 집행됐고, 나머지 1명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동책 4명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며, 나머지 1명은 또 다른 옴진리교 사건으로 사형에 처해졌다.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살포 사건 이후 옴진리교는 테러 단체로 지정돼 강제 해산됐다. 그러나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이름을 바꾸거나 파생 단체를 통해 활동을 이어가며 해외에서도 포교를 지속하고 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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