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희망메뉴 개발…음료기획 경험 도움”
지방함유량 높고 신선한 국산 우유 사용
‘원가절감보다는 맛’ 단골손님 확대 비결

“손님이 원하는 메뉴를 쪽지에 쓰면 개발을 시작합니다. 20년간 스타벅스에서 음료를 기획한 경험이 도움이 됐습니다. 원두만큼 우유도 맛을 결정하는 데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래서 국산 우유만 고집합니다.”
홍창현 래피소드 대표는 18일 헤럴드경제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홍 대표는 지난해 서울 중구에 카페 ‘래피소드’를 열었다. 그전까지는 20년간 스타벅스에서 근무했다. ‘자몽 허니 블랙티’, ‘제주 유기농 말차라떼’, ‘유자 민트티’ 등 인기 메뉴가 그의 손을 거쳤다. 홍 대표는 “스타벅스에서 개발한 음료 메뉴가 70개 이상이지만 고객 반응을 직접 느낄 기회는 적었다”며 “손님과 직접 소통하고 싶어 퇴사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카페 이름에도 소통에 대한 의지를 담았다. ‘래피소드(Labphisode)’는 실험실(Laboratory)과 이야기(Episode)를 합친 단어다. 손님이 원하는 음료를 실험실처럼 개발하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그는 “나이와 경력을 고려하면 20대 감성을 채우기보다 나와 비슷한 연령대의 손님을 타깃으로 소통하는 데 자신이 있었다”며 “회사가 많은 중구에 자리 잡은 것도 이런 이유”라고 소개했다.
신메뉴는 손님이 남긴 쪽지에서 시작한다. 실제 카페 벽에는 ‘○○대학 교수님이 추천한 메뉴’, ‘○○법인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영감을 받은 음료’ 등이 쓰인 안내포스터가 붙어 있다. 손님과 함께 만든 메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홍 대표가 직접 제작했다.
다음에 붙일 포스터는 사케라테다. ‘사케라테를 먹고 싶다’는 손님의 쪽지가 남긴 숙제를 해결한 것이다. 그는 “손님 피드백을 반영한 메뉴를 개발하는 데 3개월이 걸리고, 버전이 10번 이상 바뀌기도 한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오랜 과정을 거친 음료는 다른 손님에게도 인기가 많다”고 했다.
대표 메뉴인 ‘아인슈페너’ 음료 7종도 이런 방식으로 완성됐다. 아인슈페너는 커피 위에 크림을 올린 음료다.
홍 대표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필수 재료는 ‘우유’였다. 그는 “커피를 잘 만드는 카페는 워낙 많기에 차별화를 두기 위해 다른 메뉴를 고민했다”며 “손님이 우유를 사용한 슈페너 메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집중하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홍 대표는 우유를 보관하는 방식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유의 지방 함량에 따라 슈페너의 고소함이 다르기에 지방 함유량이 3.6~4%로 높고 신선도가 있는 국산 우유를 사용한다”며 “우유가 얼지 않도록 냉장고 벽과 거리를 두고 필요할 때만 꺼내는 등 품질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했다.
카페업계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 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커피음료점은 9만5337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3개 줄었지만 도심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저가 커피·프랜차이즈·개인 카페 경쟁은 여전하다. 래피소드 인근에도 25개 가까운 카페가 밀집해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 저가 커피, 개인 카페 등 종류도 다양하다.
홍 대표는 “원가가 부담돼도 원두를 바꾸지 않고 국산 우유를 계속 쓰는 이유는 오로지 맛”이라며 “오늘 300원을 아끼려다 내일 3000원을 잃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정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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