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람 소울 연성'… 미국 그랜드캐니언 낙서한 '어글리 코리안'

윤한슬 2024. 10. 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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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립공원 중 가장 규모가 큰 애리조나주 그랜드캐니언(Grand canyon) 바위에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한 낙서가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7일 JTBC '사건반장'은 미국 그랜드캐니언 한 바위에 한국인들이 적은 낙서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제보자 A씨는 미국에서 40년 동안 거주한 재미교포로, 최근 그랜드캐니언에 갔다가 한국어 낙서를 발견해 깜짝 놀라 제보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립공원에 낙서를 하는 것은 엄연한 범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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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교포 발견 "같은 한국인 부끄러워"
올해 8월 12일 낙서 추정
벌금 672만 원 또는 징역 6개월 대상
미국 애리조나주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 바위에 한국인들의 이름이 적힌 낙서가 있다. JTBC '사건반장' 캡처

미국 국립공원 중 가장 규모가 큰 애리조나주 그랜드캐니언(Grand canyon) 바위에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한 낙서가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현지에서 국립공원에 낙서하는 것은 범죄 행위다.

지난 7일 JTBC '사건반장'은 미국 그랜드캐니언 한 바위에 한국인들이 적은 낙서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하람', '소울', '연성', '예진'이라는 이름과, 2024년 8월 12일 '프롬 코리아(from korea)'라며 다녀간 날짜와 국적을 적어뒀다.


다국어 낙서 사이 'from Korea'

제보자 A씨는 미국에서 40년 동안 거주한 재미교포로, 최근 그랜드캐니언에 갔다가 한국어 낙서를 발견해 깜짝 놀라 제보했다고 밝혔다. 이 바위엔 이들의 이름뿐만 아니라 다른 국적 외국인들이 적은 것으로 추정되는 낙서도 다수였다.

A씨는 "다른 사람들이 낙서를 해 놨다고 '우리도 하자'는 생각은 잘못됐다"며 "내가 한국인임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고 꼬집었다.

미국 최대 국립공원 그랜드캐니언 바위에 한국어로 낙서가 적혀 있다. JTBC '사건반장' 캡처

이들의 낙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 한인 온라인 커뮤니티와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도 알려지며 비판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상에는 "너네 이름 뉴스에 나왔다. 이제 잡히는 일만 남았다", "벌금이 우리나라 수준은 아닐 것 같은데, 범인 금방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같은 한국인인 것이 너무 부끄럽다. 왜 저럴까" 등의 의견이 나왔다.

미국 국립공원에 낙서를 하는 것은 엄연한 범죄다. 미국 국립공원관리청에 따르면 국립공원에 낙서를 하는 행위는 B급 경범죄에 해당하며, 최대 한화 약 672만 원(5,000달러)의 벌금 또는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2009년에도 낙서… 보홀 산호에는 한국인 이름

그랜드캐니언에 낙서한 한국인은 과거에도 있었다. 2009년 이곳에 자동차 여행을 왔던 한 한국인이 한국어 낙서를 발견해 블로그에 올린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한 적이 있다. 당시 한 바위에 한국어로 '그랜드캐년'이라고 적혀 있었고 '옥순, 명수, 지성, 정순, 현석, 혜진, 홍기, 지혁, 우철' 등 한국인 이름과 2009년 3월 '다음에 함께'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2009년 미국 애리조나주 그랜드캐니언에 한국어로 낙서가 적혀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랜드캐니언은 오래전부터 관광객들의 낙서와 씨름하고 있다.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 측은 지난 2021년 10월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낙서는 제거하기도 매우 어렵고, 제거하는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다. 종종 유적지를 이전 상태로 복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아무도 바위에 새겨진 당신의 이름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 땅을 존중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 9월엔 필리핀 보홀의 버진아일랜드 인근 스노클링 명소인 스타카포인트에 있는 산호에 한국인의 이름이 새겨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산호엔 'SOYUN(소윤)', 'MIN(민)', 'KIM(김)'과 같이 한국인의 이름으로 추정되는 낙서가 새겨졌다. 보홀주 팡라오시는 스타카포인트 내 스노클링 등 해양관광을 무기한 금지했고, 연이어 포카리스웨트 광고 촬영지로 잘 알려진 버진아일랜드섬 입도도 금지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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