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팡이 짚었던 김정은…농구 때문이었다? [한반도 포커스]
지난 2014년 10월에 김정은이 지팡이를 짚고 한동안 공개 활동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국정원이 뭐라고 보고를 했냐면, 김정은한테 '발목 터널 증후군' 즉 왼쪽 발목 복사뼈 부분에 물혹이 생겨서 유럽의 의사들을 초청해서 시술을 받았다 이렇게 보고를 했습니다.
[신경민 (2014년 10월, 당시 국회 정보위 새정치민주연합 간사) : 물혹이 복사뼈 부근에 생긴 것이고, 이것 때문에 붓고 통증이 좀 심해서, 질환 치료를 위해서 해외 전문의들을 초청해서 (김정은이) 시술을 받았고요.]
몸이 뚱뚱한 상태에서 활동을 하다 보니까 발목에 무리가 가면서 질환이 생겼다 이런 취지인데요.
당시 북한에서는 김정은이 농구를 하다가 다쳤다 이런 소문이 퍼져 있었다고 합니다.
지난해 말에 탈북한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의 말에 따르면, 김정은이 전용 체육관에서 농구를 하다가 발목이 삐었다 이런 소문이 북한에 파다하게 퍼져 있었다고 합니다.
[리일규/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 : 북한에 중앙당 체육관이라는게 있어요. 김정은 전용 체육관이 있어요. 거기서 이제 농구를 하다가 발목이 삐었죠. 그래서 수술을 받아가지고 일시 안정 치료도 하고 그다음에 현지시찰 나가야 되니까 지팡이 짚고 다녔다….]
김정은이 뚱뚱한데 어떻게 농구를 하다가 다칠 수가 있느냐 이렇게 의아하게 생각하실 수가 있는데요.
김정은이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던 2010년 당시의 모습을 보면, 물론 뚱뚱하기는 했지만 지금보다는 상당히 날씬한 상태였습니다.
그 당시에도 할아버지인 김일성을 닮기 위해서 일부러 살을 찌웠다 이런 얘기는 있었지만, 지금과 비교해 보면 상당히 날씬하다고 할 정도의 몸매였기 때문에, 집권 초에는 그래도 농구를 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김정은이 농구를 좋아했다는 얘기는 많이 알려져 있는 얘기입니다.
단적으로 집권 이후인 2013년에 미국의 전 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을 북한으로 초청을 했거든요.
로드먼 말에 따르면 북한에 가서 김정은 부부와 함께 해변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면서 저녁도 먹고 당시 갓 태어난 아기 즉 김주애를 안아보기까지 했다 이렇게 말을 했단 말이죠.
북한의 최고 집권자가 돼서 미국의 전직 프로농구 선수를 초청까지 할 정도면, 김정은이 청소년기에 얼마나 미국 프로농구를 많이 보고, 농구 선수를 얼마나 우상으로 생각했겠느냐 이런 걸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리일규/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 : (김정은이) 농구를 굉장히 좋아했죠. 북한에 번개팀 우뢰팀이라는 게 있는데 국가대표팀이거든요. 이게 김정은 때문에 김정일이 만들어 놓은 팀이에요. 항상 그 친구들하고 농구를 같이 했다는 거예요. 농구를 그렇게 좋아했대요.]
지금은 김정은이 키 170에 몸무게 140 정도로 추정이 되고 있기 때문에, 농구를 할 수 있는 몸이 아닙니다.
오히려 연설을 할 때마다 숨을 헐떡거리는 단계까지 가 있습니다.
[김정은/북한 노동당 총비서 (2021년 1월) : 새로운 전진의 길을 열어나가야 한다는 것이, 본 대회를 통하여 재확인된, 조선노동당의 혁명적 의지입니다.]
[리일규/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 : (김정은) 얼굴이 너무 새빨갛고 정상이라고는 생각이 안되더라고요. 그리고 가장 기본적으로는 호흡이 숨소리가 너무 심하게 숨을 항상 차고.]
2021년 중반에 좀 다이어트를 시도를 해서 몸무게를 20kg 정도 빼기도 했는데요.
결국 요요 현상이 와서 지금 140으로 다시 되돌아간 상태입니다.
최근에 국정원이 보고를 한 걸 보면, 김정은이 30대 초반부터 고혈압과 당뇨 증세가 나타나고 있고, 지금은 새로운 약을 찾고 있는 동향이 보인다 이렇게 보고를 했습니다.
[박선원 (지난 7월, 국회 정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 : 기존의 약으로만 다스리기 어려운 상황도 일부 있지 않겠느냐 하는 추정이 있었습니다. 즉, 기존 약재가 아닌 다른 약재도 찾고 있는 동향이 포착되었다 라고 하는 것입니다.]
김정은 옆에는 24시간 의사가 붙어 있을 것이기 때문에 당장 큰일이 나지는 않겠지만, 김정은의 건강 상태가 어떻게 될지 우리가 앞으로 계속해서 주시해 봐야 될 부분입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cs7922@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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