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도, ‘영남’도, ‘장년’도 尹에 돌아섰다…‘콘크리트 지지층’ 무너진 이유는?
‘전광판’ 반전 키는? ‘한동훈과의 관계’ ‘김건희 리스크’ ‘국정기조 혁신’에 달렸다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을 잘 돌보고 있다고 보십니까?"
대한민국 국민 10명 중 7~8명이 이 같은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이들의 면면을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든 연령대에서 과반 이상이 고개를 돌렸다. 보수 텃밭인 영남권에서도 윤 대통령을 부정 평가하는 비율이 절반에 달하고 있다. 중도층 잡기는 이미 물 건너간 지 오래고, 집토끼인 보수층도 곧 절반이 이탈하기 직전이다. 이 같은 위기에서 윤 대통령은 어떻게 '지지율 전광판'을 뒤집을 수 있을까.
'집토끼' TK‧PK, 70대도 떠났다…절반 이상은 '尹 지지' 안 해
최근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연일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국민들은 리얼미터, 한국갤럽, NBS(전국지표조사) 등이 실시한 여론조사들을 통해 윤 대통령에게 '20%대' 성적을 매겼다. 한국갤럽에선 한 달 전인 9월2주차에 20% 최저치를 찍은데 이어, 9월4주차 조사에서도 23%에 머물렀다. 윤 대통령은 11일 발표된 NBS 조사(24%)와 14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25.8%)에서도 각 기관별 '최저치' 점수를 받았다.
반면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부정평가 비율은 역대 '최고치'를 찍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는 전주 대비 3.2%p 오른 71.3%로 나타났다. 기존 최고치(70.8%)를 갈아치운 것이다. 한국갤럽의 9월2주차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는 70%를 기록했다. 국민 10명 중 최소 7명은 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셈이다.
세부지표를 살펴보면 윤 대통령은 '중수청(중도층‧수도권‧청년)' 대신 '콘크리트 지지층' 이탈부터 걱정해야 할 판이다. 리얼미터 조사 결과를 지역별로 보면, 윤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으로 여겨지는 TK(대구·경북)에서도 부정평가가 61.2%로 긍정평가(35.2%)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세가 강한 PK(부산·울산·경남)에서도 부정평가가 62.2%로 긍정평가(33.1%)를 두 배 가까이 앞섰다. 결국 모든 지역에서 부정평가가 60%대를 넘은 것이다.
연령대별로 봐도 윤 대통령 지지층 이탈 현상은 심각하다. 상대적으로 윤 대통령을 지지하던 70대 이상 장년층에서도 윤 대통령 부정평가가 51.3%으로 과반을 넘었다. 반면 긍정평가는 40.0%에 그쳤다. 나머지 연령대도 각각 ▲20대 68.9% ▲30대 77.9% ▲40대 82.6% ▲50대 78.3% ▲60대 65.5%를 기록했다. 여기에 이념 성향별로 보면 중도층(76.4%)은 물론, 보수층(48.7%)마저 절반 가까이 윤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명태균 게이트' 등 줄줄이 뇌관…일각선 "반전 골든타임 끝났다"
이처럼 윤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마저 흔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여권이 흔들리고 있는 점이 꼽힌다. 30년 지기로 알려진 두 사람은 지난 총선 정국부터 전당대회를 거쳐, 최근에는 의정 갈등을 비롯한 각종 현안을 놓고 갈등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실과 여권 내부에서도 두 사람의 관계가 최근 '루비콘 강을' 건넜다'는 평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여기에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씨가 연일 폭로를 이어가면서 김 여사 리스크도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명씨는 15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 달라" "명선생님 식견이 가장 탁월하다" 등의 내용이 담긴 김 여사와의 메시지 캡처 사진을 전격 공개해 논란의 불을 지폈다. 관련해 대통령실에서도 "김 여사가 지칭한 오빠는 윤 대통령이 아닌 '친오빠'"라고 해명하는 등 연일 '진땀 수습'을 하고 있다.
야권에선 이 같은 파편적 리스크를 한데 모아 '영부인 특검' '대통령 탄핵'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지자들도 불과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를 겪었던 만큼, 당시 '트라우마'가 재현될 수 있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TK 지역의 한 국민의힘 책임당원은 통화에서 "우리는 윤 대통령을 보수진영의 수단으로 선택했지, 개인이 좋아서 선택한 것이 아니다"라며 "또 탄핵 트라우마를 겪기는 싫지만, 지금처럼 계속 트러블만 일으키면 어쩌겠나"라고 경고했다.
이외에도 국정 운영 과정에서의 불통이나 미흡한 점도 지지층이 돌아선 원인으로 꼽힌다. 의대 증원을 비롯한 '의료개혁'도 취지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도 부정평가 응답자들은 '의대 정원 확대(16%)'를 첫 번째 사유로 꼽았다. 여기에 '소통 미흡', '경제/민생/물가'(이상 13%), '전반적으로 잘못한다'(7%), '김건희 여사 문제'(6%) 등을 거론했다.
여권 내부에서도 윤 대통령이 위기의 전광판을 뒤집기 위해선 ①윤‧한 갈등 타개 ②김 여사 리스크 관리 ③국정기조 변화, 세 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시사저널에 "대통령실은 인적쇄신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카드는 결국 변화와 혁신뿐이다. 내부를 재정비하고 당대표와도 소통할 준비를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주 독대도 맹탕으로 끝난다면 당정은 희망이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이미 윤 대통령의 전광판을 반전시킬 골든타임이 지나버렸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일단 국민들은 이제 대통령이 무엇을 해도 신뢰하지 않는다. 여기에 김 여사는 더욱 믿지 않는다. 기회가 있을 때 대국민 사과를 하고 검찰 수사 받겠다고 말했어야 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참모진과 본인 스탠스를 바꾸고 민생을 위해 혁신에 목숨 걸지 않는 한, 지지율 반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봤다.
한편, 이번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 조사(9월24~26일 1001명 대상)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며 응답률은 11.5%다. NBS 조사(7~9일 1000명 대상)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며 응답률은 15.6%다. 리얼미터 조사(7~8, 10~11일 2009명 대상)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2%포인트며 응답률은 3.0%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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