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은 하늘 날고… 日은 말차 젓고… 대만은 가슴에 네모

정세영 기자 2026. 3. 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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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서는 야구 대표팀의 핵심 타자인 김도영(KIA)은 3일 일본 오사카의 교세라돔에서 열린 오릭스 버펄로스와의 2026 WBC 공식 평가전에서 2-0으로 앞선 2회 초 좌월 3점 홈런을 터뜨린 뒤 양팔을 쭉 뻗어 활주로를 달리듯 흔드는 동작을 취했다.

한국과 조별리그 2위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대만 대표팀은 최근 평가전에서 2024년 프리미어12 우승 당시 화제를 모았던 '팀 타이완 세리머니'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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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BC ‘세리머니 삼국지’… 누구 소원 들어줄까
韓, 양팔 수평으로 비행기 포즈
선수들 ‘마이애미로 가자’ 의미
日, 말차 타는 동작으로 맞대응
‘차를 타다’는 점수 획득 의미
대만, 프리미어12 우승때 썼던
‘우린 대만서 왔다’ 제스처 사용
한국의 김도영이 지난 3일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와 평가전에서 홈런을 치고 나서 비행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왼쪽부터) 일본의 스즈키 세이야 역시 3일 한신 타이거스와 평가전에서 홈런을 친 뒤 말차를 타는 동작의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대만의 전제셴이 최근 열린 대표팀 경기 도중 홈런을 친 뒤 국가명이 비어있는 가슴을 강조하는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AP CPBL 소셜미디어 캡처

도쿄=정세영 기자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서는 야구 대표팀의 핵심 타자인 김도영(KIA)은 3일 일본 오사카의 교세라돔에서 열린 오릭스 버펄로스와의 2026 WBC 공식 평가전에서 2-0으로 앞선 2회 초 좌월 3점 홈런을 터뜨린 뒤 양팔을 쭉 뻗어 활주로를 달리듯 흔드는 동작을 취했다. 김도영뿐 아니라 이날 안타나 홈런을 친 선수들은 모두 같은 동작을 반복했다. 이른바 ‘비행기 세리머니’다.

5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026 WBC 1라운드 조별리그 C조에서 안타 뒤 펼쳐지는 ‘안타 세리머니’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WBC와 같은 단기전에서는 전력 싸움 못지않게 분위기 싸움도 치열하다. 단기전에서는 작은 흐름 하나가 승부를 좌우한다. 세리머니는 선수단의 긴장을 풀고 더그아웃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장치다. 아울러 서로 다른 팀에서 모인 대표팀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상징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세리머니 역시 결코 가볍게 볼 요소는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3년 WBC 우승국 일본 대표팀이다. 당시 일본 대표팀은 ‘후추 갈기(grind)’ 세리머니를 통해 선수단 분위기를 하나로 묶었다. 안타나 득점 뒤 허공에 후추를 가는 동작을 취하는 퍼포먼스였다. 성공할 때까지 끈질기게 해낸다는 영어 표현 ‘그라인드 아웃(grind out)’에서 따온 이 세리머니는 근성 있는 플레이를 강조하며 팀 결속을 강화한 일본 대표팀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남았다.

우리 야구 대표팀은 올해 ‘비행기 세리머니’를 준비했다. 양팔을 좌우로 펼쳐 비행기 날개를 형상화하는 동작이다. 비행기 세리머니가 처음 공개된 3일 오릭스전에서는 홈런을 포함해 안타 10개가 터졌는데, 그때마다 ‘선수 비행기’가 그라운드를 활주했다.

아이디어는 노시환(한화)이 처음 제안했다. 이번 세리머니에는 “전세기를 타고 8강 토너먼트가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로 가자”는 의미가 담겼다. 2006년 초대 대회 4강, 2009년 2회 대회 준우승 이후 한국은 최근 3개 대회에서 모두 1라운드 탈락에 그쳤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세리머니에 그 아쉬움을 씻고 반드시 2라운드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상징적으로 담았다.

조별리그 C조에서 오는 7일 한국과 맞붙는 일본 대표팀도 특별 세리머니에 공을 들이며 분위기 선점에 나섰다. 올해 WBC에서는 ‘말차(분말차) 타는 포즈’다. 안타나 홈런을 친 뒤 차를 젓는 동작을 형상화한 것이다. 일본 언론은 “점수를 차곡차곡 쌓자”는 의미를 담은 팀 세리머니라고 전했다. ‘차를 타다’는 표현과 점수를 쌓는다는 의미를 연결해 상징성을 부여했다.

한국과 조별리그 2위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대만 대표팀은 최근 평가전에서 2024년 프리미어12 우승 당시 화제를 모았던 ‘팀 타이완 세리머니’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 팀 타이완 세리머니는 “우리는 대만에서 왔다”는 메시지를 담아 국가명이 비어있는 유니폼 가슴 부위에 손으로 네모를 만드는 제스처다.

한국의 비행기가 먼저 날아오를지, 일본의 말차 거품이 더 오래 이어질지, 대만은 또 어떤 제스처로 분위기를 끌어올릴지. 이번 WBC에서는 ‘세리머니 경쟁’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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