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뤄진 남극 심해 조사해서 30종 넘는 신종 생물이 발견됐다. 풍선 같은 구체가 인상적인 육식 해면동물도 포함됐다.
일본재단(The Nippon Foundation) 및 비영리 해양 탐사 네트워크 넥튼(Nekton)은 지난달 말 조사 보고서를 내고 남극권 해저에서 특정한 신종 생물들을 소개했다.
두 조직이 참여한 오션 센서스 프로젝트는 미국 슈미트해양연구소의 원격 조종 잠수정 수 바스티안(Su Bastian)을 동원해 수중 탐사에 나섰다. 양측은 사우스샌드위치 제도부터 남극해로 이어지는 벨링스하우젠해의 심해를 수 바스티안으로 들여다봤다.
일본재단 관계자는 “인류가 거의 발을 들여놓지 않은 극한 환경인 심해에도 생명은 살아 숨쉬고 있었다”며 “이번 조사에 의해 14개 동물 그룹(문)에 속하는 약 2000점의 생물 표본이 채집됐다. 사진과 영상도 다수 촬영했으며, 적어도 30종이 신종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가장 주목받은 신종은 몬태규섬 동쪽 깊이 3601m 심해에서 발견된 콘드로클라디아속(Chondrocladia) 육식성 해면동물이다. 바람이 들어간 풍선과 같은 구체가 다닥다닥 붙은 신종은 수 바스티안의 탐사 상황을 실시간 들여다보던 조사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일본재단 관계자는 “해면동물은 대개 다공질인데, 신종은 구형 구조물을 비롯해 무수한 돌기를 가졌다”며 “돌기를 소형 생물에 얽어 도망갈 수 없게 한 뒤 흡수해 섭취하는 듯하다”고 추측했다.
이어 “해면동물은 물을 거르고 영양분만 취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여겨져 왔다”며 “신종은 그 상식을 뒤엎고 심해라는 가혹한 환경에 능동적 포식자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수 바스티안은 다모류 오세닥스(Osedax)속 생물도 포착했다. 오세닥스는 입도 소화관도 없이 고래나 바다표범 등 대형 동물의 뼈에 포함된 지질을 공생하는 세균의 힘으로 분해해 영양을 얻기 때문에 좀비 웜이라고도 부른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부채발갯지렁이목 신종을 비롯해 해삼 및 불가사리과의 미기재 신종이 파악됐다. 등각류 및 단각류 같은 갑각류 샘플 일부는 새로운 과로 분류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본 탐사에서는 깊이 약 700m 지점에서 화학 합성 생물 군집이 서식하는 새로운 열수분출공도 특정됐다. 선명한 산호 군락과 해저화산의 폭발 흔적 등 지질학적으로 중요한 발견들이 이어졌다.
일본재단 관계자는 “채집한 샘플들은 지상으로 옮겨 생물의 DNA 배열을 바코드처럼 읽어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하는 DNA 바코딩 기법으로 조사했다”며 “이를 통해 통상 10년 넘게 걸리는 신종 인정 과정이 불과 몇 주만에 완료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남극해는 여전히 충분히 조사되지 않았다. 채집한 샘플은 전체 생명체의 극히 일부로 생각된다”며 “광활한 심해에 얼마나 다양한 생명이 삶을 영위하고 있을지 상상만으로 즐겁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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