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혀 먹을 땐 없던 효과, 생으로 먹으니 달라진 감자

여름철 자외선에 그을린 피부는 금세 붓고 열감이 오른다. 대개 오이나 알로에로 진정시키는 경우가 많지만, 감자 또한 열을 가라앉히는 데 효과가 있다. 차가운 성질을 지닌 감자는 피부뿐 아니라 관절, 위장, 혈관 등 신체 곳곳에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된다. 특히 생으로 먹었을 때 효능이 더 도드라진다. 감자를 튀기거나 찌는 방식에만 익숙하다면 감자의 진짜 가능성을 절반 이상 놓치고 있는 셈이다.
생감자에 숨어 있는 비타민과 항염 성분

감자에는 비타민 C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일반적으로 비타민 C는 열을 가하면 파괴되지만, 감자 속 비타민 C는 전분막에 싸여 있어 조리해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피부 회복과 면역력 강화에 유익하고, 껍질에는 세포 손상을 줄여주는 폴리페놀도 포함돼 있다. 껍질째 섭취하는 것이 유리한 이유다.
또한 감자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위 점막을 부드럽게 보호해주는 성질이 있다. 특히 생감자즙에는 위산 자극을 완화하는 ‘알긴인’ 성분이 포함돼 있어 위염이나 위궤양 증상에 도움이 된다. 단, 익히면 이 효능은 거의 사라진다. 위장 문제로 감자를 섭취하려면 생으로 먹는 방식이 적합하다.
감자에는 항염 성분도 다수 포함돼 있다. 페루세틴과 아르기닌은 관절 주변 염증을 완화하는 데 관여하며, 관절염이나 만성 통증을 줄이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과거에는 감자 생즙을 바르거나 마시는 방식으로 관절 통증을 줄이기도 했다.
혈압 관리에도 감자는 적합한 식재료다.
감자 속 칼륨은 체내 나트륨을 배출하는 역할을 해 고혈압이나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콩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은 칼륨 조절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 후 섭취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당뇨가 있는 사람에게도 감자는 나쁘지 않다. 천연 인슐린이라 불리는 이눌린이 포함돼 있어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고, 췌장 보호에도 일정 역할을 한다. 물론 감자는 전분이 많아 과하게 먹으면 혈당이 오를 수 있다. 생으로 먹을 경우에는 전분을 충분히 제거하고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기본이다.
감자는 열량이 낮고 수분과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흰쌀밥의 절반 정도 열량에 비해 포만감은 크기 때문에 체중 조절에도 유리한 편이다. 단백질 함량도 적당하며, 씹는 시간이 길고 위에 오래 머무는 특성상 과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감자 생으로 먹는 방법, 이렇게 해야 부담 없다

감자를 생으로 먹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준비 방식만 바꿔도 훨씬 수월해진다. 깨끗이 씻은 감자를 껍질째 얇게 썰어 쌈장에 찍어 먹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더 간편하게는 믹서에 갈아 즙으로 마시는 방식이 있다. 이때 감자 싹이나 초록빛이 도는 부위는 솔라닌이라는 독성 물질이 있어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감자즙은 산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갈자마자 바로 마셔야 하며, 보관하면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한다. 맛이 부담스럽다면 사과, 배, 비트 등 과일이나 채소를 함께 넣고 갈아도 괜찮다. 당뇨가 없다면 꿀이나 액상 요구르트를 약간 넣으면 맛이 순해진다. 농도가 너무 되직하면 종이컵 반 컵 정도의 물을 넣어 마시기 쉽게 조절하면 된다.
하루 섭취량은 종이컵 기준 반 컵 정도가 적당하며, 한 번에 주먹 크기 감자 한 개 이하를 사용해야 한다. 생감자는 찬 성질이 강하므로 체질에 따라 복통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싹이 나거나 곰팡이가 핀 감자, 오래된 감자는 섭취하지 말아야 하며, 약을 복용 중이거나 특정 질환이 있다면 섭취 전 반드시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
감자, 튀기면 효능은 사라진다

감자를 고온의 기름에 튀기는 순간, 성분은 완전히 달라진다. 120도 이상에서 조리되면 감자 속 전분이 화학 반응을 일으켜 ‘아크릴아마이드’라는 유해 물질을 만들어낸다. 이 물질은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한 성분이다. 감자의 유익한 영양소는 대부분 열에 약하기 때문에 고온 조리를 거치면서 파괴된다.
겉은 바삭하고 맛있지만, 감자튀김은 감자의 좋은 특성을 거의 잃은 상태다. 감자튀김은 열량이 높고 기름 흡수율도 커서 과체중이나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아크릴아마이드 생성은 오래 튀길수록 더 늘어나며, 튀김 색이 진할수록 농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을 고려한다면 감자는 삶거나 찌는 방식이 가장 적합하다. 생감자 그대로 즙으로 먹는다면 위장 보호, 항염, 혈압 조절 등 다양한 효능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반면 튀긴 감자는 감자의 본래 장점을 거의 남기지 않기 때문에 조리법에 따른 선택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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