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해바라기’ 또 수프 테러···환경운동가들 현장 체포
빈센트 반 고흐가 남긴 명화 ‘해바라기’에 수프를 끼얹은 영국 환경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 소속 활동가 3명이 체포됐다.
27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이날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서 반 고흐가 그린 해바라기 유화 두 점(1888·1889년 작품)에 오렌지색 수프가 뿌려졌다. 수프를 뿌린 ‘저스트 스톱 오일’ 소속 활동가 3명은 현장에서 경찰에 연행됐다.
‘저스트 스톱 오일’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범행 당시를 촬영한 영상에는 “안 돼” “뭐 하는 거야”라고 외치는 관객들의 만류를 무시한 채 그림에 수프를 붓는 활동가들 모습이 담겼다.
앞서 이 단체 소속 환경운동 활동가 2명은 2022년 10월에도 반 고흐 작품에 토마토 수프를 끼얹는 퍼포먼스를 벌였다가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 피비 플러머(23)는 징역 2년을, 안나 홀랜드(22)는 20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플러머는 “예술과 생명 중 어느 것이 더 가치 있나. 그림을 보호하는 게 더 중요한가, 아니면 지구와 사람을 보호하는 게 더 중요한가”라며 “추위에 시달리고 굶주린 가족들은 연료비를 감당할 수 없다. 그들은 수프 한 캔을 데울 여유조차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홀랜드의 변호인은 판결에 항소하겠다며 “정부는 기후 변화를 억제하려는 시도에 관심이 없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며 “미래를 위해 싸우는 젊은이들을 기소하는 데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데만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BBC는 이들 두 명이 징역형을 선고받은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이날 유화에 수프를 뿌리는 일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해당 단체는 수감된 동료 활동가를 ‘양심수’로 칭하며 “미래 세대는 이 양심수들이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섰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오늘 우리가 한 행동에 책임을 지고 법의 힘을 직면할 것”이라며 “화석 연료 회사의 임원들과 그들이 매수한 정치인들은 언제쯤 모든 생명체에 가하는 범죄에 책임을 지게 되는가”라고 물었다.
내셔널 갤러리는 정밀 조사를 위해 두 작품을 곧바로 전시장에서 철거했다. 작품 자체는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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